[통일전쟁] 美·日 이집트 대사관 자살폭탄테러...전쟁 종전이냐, 확전이냐

정치 / 이 영 작가 / 2016-04-26 17:3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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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독점연재 - 장편소설 ‘김정은 통일전쟁’ (24)
카이로

일주일 뒤 9월 20일 이집트 수도 카이로
붉은 줄무늬의 성조기가 살랑거리는 미 대사관 건물 정문을 향해 앞 범퍼가 찌그러진 베이지색 승용차가 질주해 오고 있었다. 정문 앞 1차 바리게이트 앞에 무장을 한 현지 경찰이 붉은색 베레모를 삐딱하게 돌려쓰고는 오른손을 휘저으며 정지신호를 보냈다. 자동차는 주춤하더니 피부가 까무스름한 그 경찰을 밀어붙이며 바리게이트를 피해 정문으로 가속 페달을 밟았다.
사태의 위기를 느낀 정문 경찰들이 소총을 겨누며 정지하라고 소리쳤다. 그러자 조수석에서 차창 너머로 불쑥 AK소총이 나오더니 불을 뿜었다.

현지 경찰 서너 명이 동시에 고꾸라졌다. 대사관 안에서 사이렌이 세차게 울어댔다. 그 순간 대사관 정문 입구 벙커에서 7.62mm 기관 총소리가 둔탁하게 들리며 찌그러진 자동차의 앞 범퍼에 내리 꽂혔다. 미 해병대의 현지 대사관 경비병들의 집중사격에 승용차의 왼쪽 바퀴가 터지며 차가 휘청거렸고 정문 왼쪽을 처박으며 붉은 기둥과 함께 폭음이 터져 나왔다. 대사관 유리창이 산산이 부서져 우박처럼 쏟아져 내렸다.
같은 시간 2km 떨어진 일본 대사관 건물을 향해 돌진하고 있는 자동차가 있었다. 2명이 타고 있는 자동차는 정문이 가까이 보이자 AK소총을 쏘며 쏜살같이 정문으로 달렸다. 앞에 놓인 바리게이트를 피하려고 속도를 줄이자 문 안쪽에서 현지 경비병들의 대응사격이 이뤄졌다. 지그재그로 차를 몰아 정문 앞에 있는 대형 차단 문에 충돌하고 지축이 흔들리는 폭음과 불기둥이 솟아올랐다. 일본 대사관 건물이 반파되었고 엄청난 폭음으로 인해 반경 300m 내의 건물들의 유리창이 모조리 터져 나갔다. 현장에 폭파된 자살폭탄차량은 산산조각 나며 누렇게 바랜 차량의 트렁크가 바닥에 나뒹굴었다. 버펄로 들소 눈처럼 생긴 자동차엠블럼이 선명하게 보였다.

미국 버지니아 랭글리 CIA본부 건물 7층 상황실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이집트 미 대사관 건물이 차량폭탄테러로 50여 명의 사상자와 인근 일본 대사관 경비원과 주민 그리고 대사관 직원을 비롯해 3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현지 주재 AFP 통신이 전 세계로 긴급 타전했다.

다음 날 아사히신문 헤드라인은 이렇게 쓰고 있었다.

[미국이 떨고 있다.]

마이니찌신문은 [다음은 일본 도쿄다.] 라고 썼다. 일본의 언론에서는 매일 전쟁의 회의에 대한 기사를 쏟아내고 있었다. 결국 당하는 건 일본뿐이라고 연일 텔레비전과 신문사설에서 논평하고 있었다. 한국의 모든 매체도 전쟁의 확대가 아닌 상호 이해와 한반도의 평화 그리고 핵전쟁 중지 등의 유화 제스처를 보도하기 시작했다. 물론 시민단체는 더 이상 한국을 볼모로 한 어떤 명분의 전쟁도 단호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연일 시위를 계속하는 중이다.
조기수 박사는 일본 홋카이도 상황을 주시하기 위해 일본공영 텔레비전방송 NHK와 한국 KBS방송을 24시간 켜놓고 뉴스보도에 집중하고 있었다.
내심은 소나의 소식이 끊기고 실종 신고 접수된 이후부터 그녀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이 수시로 밀려들어 오기 때문이었다.
우두커니 창밖을 바라보던 조 박사는 최근 사태에 대한 생각에 잠겼다. 그는 자신의 책상으로 돌아와 비망록을 꺼내 놓고 지금의 심정을 차분히 적어 내려갔다.

“지구는 돌고 생명체도 돌고 그리고 우주도 돌고 삼라만상의 모든 것은 돌고 또 돈다. 물질문명의 발달 속에서도 인간이 생각하고 그리고 구도하는 철학은 동서양이 비슷하고 옛날의 환경이 지금 다시 나타나고, 지금 것이 옛날로 돌아가는 것이 모든 사회적․환경적․역사적 순환이다.
인류 역사의 전쟁은 그 싸움 중심에 종교적 갈등이 깊이 내재되어 있다.
미국은 바로 지금 알 카에다로부터 자폭 테러 공격을 받고 이를 신의 이름으로 응징해야 할지 정의의 이름으로 보복해야 할지 갈등에 빠졌다.
알 카에다 조직을 교묘히 이용한 북한의 대리 자폭테러에 미국은 떨고 있다. 대대적인 대북 공격에 미국의 명분이 약하다. 과연 어떻게 이들이 이 전쟁을 종료할까?”

조 박사 자신도 혼돈에 빠져 들었다.
조기수 박사는 구글 위성영상을 통해 미사일 공격을 받은 평양 시가지를 들여다보았다.
하늘에서 바라본 평양 시가는 산돼지가 배추밭을 짓뭉게논 것처럼 엉망이었다. 김일성이 살아생전에 심혈을 기울여 건설한 위대한 평양 의 상징 102층 높이 유경호텔 건물은 피라미드 모양으로 하늘로 뻗어 올랐으나 상단의 삼분의 일이 이번 공습에 날아가 버렸다.
오후 햇살이 늘어질 무렵 비상대책사무실 문을 벌컥 열고 장 수석이 급하게 들어섰다.
“야! 조 박사. 쟤네들 대남 돌발사태 판단 보고서 다 되어 가는가?”
“좀 진정하세요. 장 선배님. 전쟁은 시작됐어요. 이미.”

조 박사는 시큰둥하듯이 대답했다.
“이봐. 조 박사. 김정일 비자금 관리하던 노동당 39호실 전일춘 자살한거 알아? 비자금이 노출되어 미국이 동결시키자 어제 스위스 취리히에서 자살했다.”
“예? 거참 남침 확률이 높아지네. 그러면 이판사판 나오지요. 평양 군부가.”
“거기다 다시 테러 지원국으로 찍혔지. 방법이 없네. 전쟁 말고는….”
조기수 박사는 쥐도 몰리면 고양이한테 덤비는 비유를 하며 대꾸했다.
“야! 그러면 이거 힘들어지는데, 각하는 어떻게 하든 전쟁을 막는 쪽으로 가닥을 잡으라고 안보수석에게 당부 말씀하셨다 말이야.”

장문호 수석이 걱정스레 말끝을 흐렸다.
“이대로 가다가는 인민들의 폭동이 눈에 보듯 뻔해요. 인민군대도 식량 지원이 중단되자 민가를 습격하여 털어오고 도둑질을 일삼으며 마치 마적단으로 변해가고 있지. 이제는 이렇게 죽으나 저렇게 죽으나 마찬가지에요. 북한은….”
“쟤네들 현상을 군부만 가지고 판단하지 말고 총체적으로 해봐.”
장 수석은 애가 타는지 조 박사를 다그쳤다.
“존경하는 장 선배님. 북한 군부는 단독전쟁은 안되는지 자기들도 잘 알아요. 미국과 직접 전면 전쟁을 해서 이길 수 없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죠. 한편으로는 중국에 어깃장 부리는 거구요.
옛날처럼 땅따먹기 전쟁합니까? 이젠 유리한 협상 위치에서면 거기서 전략적 국가 이익만 달성되면 전쟁은 바로 중지합니다. 더 문제는 미국이 결국 북한과 양자 회담장에 나타난다는 거지요. 그러면 한국은 낙동강 오리알이 된다 말입니다.”
“참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우리 어쩌면 좋으냐!”
장문호 수석은 머리를 쥐어짜듯이 움켜잡고는 머리를 흔들어댔다.

장 수석은 들고 온 서류봉투를 조 박사 앞으로 내밀었다.
“조 박사, 이거 세계 언론 분석 동향이다! 한번 읽어봐.”
매일 세계 주요 언론 중에 한반도와 동아시아 전략에 관한 내용을 별도로 추려서 대통령께 보고되는 언론일일요약 보고서다.
문을 열고 나가려는 등 뒤로 조 박사가 소리쳤다.
“소나 소식 좀 챙겨줘요. 정말 잠을 못 이루겠어요. 살았는지 죽었는지.”
문고리를 잡고 고개를 뒤로 돌려 무슨 말을 하려다 그는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조 박사는 언론일일요약 보고서를 펼쳐 하나씩 집어가며 읽어 내려갔다.

<대북강경보수언론매체인 산케이신문 헤드라인>
깡패집단 북조선 끝장내자 미군은 전술핵을 사용해서라도 이 기회에 지구상의 깡패집단 김씨 왕조를 없애고 악의 축인 북한 정권을 무너트려야 한다. 이들의 나쁜 습성은 김일성이 과거 항일투쟁한다고 마적단시절 몸에 베인 것이기 때문에 고쳐질 수가 없다.

<아사히신문>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자 우리 일본인의 영토와 생명을 보호해야 하는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전쟁이 전부가 아니다.
일본 진보성향의 보도매체다.

<요미우리사설 논평>
제2차 핵전쟁은 막아라. 어떠한 경우라도 제2의 핵전쟁은 막아야 한다. 아직도 후쿠시마 쓰나미 원전사고 치유가 진행되고 있음을 상기하자.

<프랑스 르몽드 헤드라인>
전쟁은 미국이 불을 지폈다. 미국은 아시아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미·일 안보동맹을 강화하면서 북한을 자극하여 피할 수 없는 전쟁으로 치닫고 있다. 더욱이 한국 정부는 미국과 동맹이라는 이유로 의도에 없는 전쟁을 강요받고 당혹스러운 입장이다. 결국 아시아 일등국가 일본은 다시 한 번 북한의 핵미사일로 제2차 핵폭탄 피해 국가가 될 수 있다. 전쟁 종전 의지는 결국 미국 몫이다.

유럽의 눈 르몽드는 우회적으로 미국의 협상을 유도하고 있었다.
조 박사는 보고서 내용을 덮으며 일어서서 한반도 지도 앞으로 다가섰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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