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정부, 가습기 살균제 ‘폐 이외 기관 피해' 확인하고도 숨겨” 의혹 제기

정치 / 고보성 / 2016-04-27 11:16:25
  • 카카오톡 보내기
▲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강찬호씨. ⓒNewsis
[일요주간=고보성 기자] 옥시 등 가습기 살균제 제조사에 대한 검찰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가습기 살균제 피해를 축소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그간 정부는 폐 이외 다른 기관의 가습기 살균제 영향에 대해선 조사 중이라는 입장만을 반복해왔던 터라 파장이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지난 2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정부가 적어도 지난 2013년경 가습기 살균제 내 독성물질인 PHMG, PGH가 폐뿐 아니라 여타 기관에 치명적인 독성이 있음을 인지했음에도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내용은 환경부가 내놓은 자료를 통해 확인됐다는 게 심 의원의 설명이다.

앞서 지난 22일 환경부는 피해 신청 추가 접수가 가능하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내면서 “현재 폐 이외의 건강피해 가능성을 조사·연구하고 있으며 해당분야에 대한 진단·판정기준이 마련될 경우 지원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울산대학교 및 연세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작년 4월 환경부에 내놓은 ‘건강모니터링 등 가습기 살균제 피해 추가 조사연구’ 보고서에 “동물실험을 통해 가습기 살균제의 특성 성분(PHMG, PGH)이 폐 및 폐 외 기관에 치명적인 독성 효과가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는 내용이 언급됐다고 심 의원은 주장했다.

이 보고서에는 또 “본 질환(폐질환)에 대한 특성을 규명하고자 2011~2012년 전국적으로 실시한 후향적 및 전향적 연구에서 본 질환의 특성 및 가습기 살균제와의 인과관계를 확인했다”는 내용 역시 언급돼 있다. 결국 이를 통해 해당 연구가 진행된 직후인 2013년경에는 환경부가 가습기 살균제의 폐 이외 기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사전 인지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심 의원은 주장했다.

심 의원은 “가습기 살균제의 피해범위를 폐질환이 아닌 여타 질환까지 확대해 피해범위를 조사해야 한다는 지적은 사건 초기부터 있었다”며 “정부가 의도적으로 가습기 살균제 피해범위를 축소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검찰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른 질환 영향에 대한 피해 가능성이 확인된 만큼 지금이라도 해당 질환과 저농도·만성 노출에 대한 피해조사를 의료기록 등을 통해 진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PHMG, PGH가 폐 이외 여타 기관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는 앞서 지난 2012년 영남대 연구진이 발표한 국제저널인 ‘심혈관 독성학(Cardiovascular Toxicology)’을 통해 이미 공개된 바 있다.

당시의 교육과학기술부가 해당 연구 결과를 숨기려하자 영남대 측은 자체적으로 보도자료를 배포했었다.

이에 대해 환경부 측은 해당 연구 결과는 공개된 내용이었으며 당국은 이를 은폐하지 않는다며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폐질환 이외의 질환에 대해서도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어 관련 연구와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해명한 바 있다.





'시민과 공감하는 언론 일요주간에 제보하시면 뉴스가 됩니다'

▷ [전화] 02–862-1888

▷ [메일] ilyoweekly@daum.net

[ⓒ 일요주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댓글 0

댓글쓰기
  • 이 름
  • 비밀번호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