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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슬란드 대통령 라그나르 그림손(우) ⓒ 뉴시스 |
[일요주간=최종문 기자] 5번째 임기를 마친 올라푸르 라그나르 그림손(72) 아이슬란드 대통령이 자신 부인의 조세회피 논란 영향으로 6번째 연임 도전을 퍼기했다.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그림손 대통령 대변인은 “시위가 진정됐으며, 국정은 현재 더욱 전통적이고 평화로운 방법으로 행하고 있다”면서 “대통령이 다음 대선에 도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1996년부터 20년 간 집권한 그림손 대통령은 지난달 5번째 임기를 마치고 재선거에 다시 도전하겠다고 선언해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아이슬란드 총리가 사임하는 계기가 됐던 파나마페이퍼스 스캔들 이후 그림손 대통령은 “안정성과 경험에 대한 (국민들의)강한 요구가 있다”며 이같이 선언했다.
앞서 시그뮌 뒤르 다비드 귄뢰이그손 아이슬란드 총리는 지난달 파나마 페이퍼스 공개로 아이슬란드 국민의 분노와 사임압력에 밀려 사퇴했다. 파나마 페이퍼스의 폭로를 “위대한 공익서비스이며, 정치인들을 위한 중요한 경종”이라고 밝힌 그림손 대통령은 2주 뒤 본인이나 아내가 보유한 역외 재산에 관한 비슷한 폭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통령 영부인 도리트 무사이프가 영부인이 역외 조세회피처에서 상당한 재산을 예치했다는 문서가 공개되면서 대통령의 6번째 연임 시도에 제동이 걸렸다.
파나마 페이퍼스의 근원지인 HSBC 제네바 지점의 자료에 따르면, 영부인 무사이프는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제이윅 부동산 주식회사’라고 불리는 회사를 소유한 무사이프 가문 공동소유주 3명 중 1명으로 등재돼 있다. 게다가 무사이프는 ‘무사이프 샤론 신탁’의 수혜자인 모친 알리사(86)가 사망했을 때 역외 재산 일부를 추가로 상속받으려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무사이프 가문은 런던 상류층에 맞춤 보석을 제공하는 보석점 ‘메이페어’를 여러 대에 걸쳐 운영하면서 부를 쌓았다. 선데이 타임스가 발간한 연례 부자 목록에 따르면, 알리사 무사이프와 가족은 2억 파운드(약 6660억원)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
무사이프 부인의 변호사 측은 그녀가 무사이프 샤론 신탁, 제이윅 혹은 가족의 역외 기업 주식에 관련돼 있는지 묻자 변호사는 답변을 거절하면서 “대통령 부부가 각각 따로 사업을 하고 있어 서로의 재정 상황을 모른다”고만 밝혔다. 대통령 대변인은 “그림손 대통령이 아는 것이 없고 들은 바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결국 그림손 대통령은 오는 6월 25일 치러지는 대선 입후보를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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