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산은 회장·수은 행장 왜 따로 불렀나?

e산업 / 김완재 기자 / 2016-05-10 17: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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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주간 = 김완재 기자]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을 따로 불러 면담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지며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임 위원장은 10일 서울 금융위에서 열린 '제3차 금융공공기관장 간담회'가 끝난 뒤 두 기관장과 위원장실에서 만나 20분간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행사의 주제는 '성과연봉제'였다. 행사에는 성과연봉제 도입을 확정한 예금보험공사를 포함해 진통을 겪고 있는 9개 기관장이 모두 참석했다.
하지만 자리한 9개 기관장 중 이 회장과 이 행장만 위원장실에 들어갔고, 나머지 기관장들은 자리를 떠났다.
둘 만 남겨진 상황에서 이들은 출자문제와 구조조정에 대해 논의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주변의 관측이다.
현재 산은은 수은의 재무건전성 지원을 위해 5000억원 규모의 출자를 추진하고 있다.
당초 산은은 보유하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지분을 넘겨주는 방식의 현물출자를 추진했다.
하지만 산은이 취득했을 당시 가격과 수은에 넘겨준 가격에서 차이가 발생하면서 산은은 시세차익을 얻게 되고 이로 인해 500억원의 세금을 내야하는 처지가 됐다.
이에 산은은 비상장 주식 외에도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한국전력 등 상장주식을 포함한 모든 것을 대상으로 검토했다. 앞서 이동걸 산은 회장은 "KAI지분을 넘겨주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구조조정에 대한 논의도 했을 것으로 보인다.
산은과 수은이 대우조선해양과 한진해운의 채권을 부실채권으로 분류할 경우 충당금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대우조선에 대한 부실우려 채권은 산업은행이 4조원, 수출입은행이 9조원에 이른다.
더욱이 두 은행은 지난해 부실채권에 대한 충당금을 산은 78.6%, 수은 79.8% 각각 적립했다. 반면 시중은행 평균 적립률은 140%를 넘어선다.
보다 보수적인 충당금을 쌓을 경우 두 국책은행의 재무건전성은 더 하락할 것으로 우려되는 만큼 이에 대한 논의를 했을 가능성도 높다.
이 회장과 이 행장은 20분의 면담이 끝난 뒤 기자들의 출입이 제한된 곳의 엘리베이터를 타고 자리를 떠났다.
이 회장은 1층에서 기다리고 있던 취재진을 만나 "잘 하라고 불렀던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 행장은 각종 현안을 묻는 질문에 "이란에 대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져 우리경제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최근 구조조정 이슈와 국책은행 출자 문제, 성과연봉제 도입 진통 등 이슈가 많다"며 "위원장의 속 뜻을 알 수 없지만 그 중 하나 일 것"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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