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춘 보훈처장, 유족 반발로 5·18 기념식서 '퇴장'..."제창 금지 개인의 독단 결정 아냐"

정치 / 최종문 기자 / 2016-05-18 19: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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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주간= 최종문 기자] 국가보훈처가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불허를 결정한 것과 관련, 이에 반발한 유족들로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이 5·18 정부 기념식장서 발길을 돌리게 됐다. 1997년 5·18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이래 국가보훈처장이 기념식서 퇴장당한 것은 이번이 최초라는 점에서 눈길이 모아진다.

박 처장은 이날 오전 전남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정부기념식에 참석했다가 유족과 시민 등의 강력한 항의를 받고 자리를 뜨면서 기자들과 만나 "기념곡 지정과 제창 문제는 개인이 판단할 게 아니다. 많은 국민들의 찬성, 반대가 있기에 국민 공감대가 이뤄져야 한다. 특정 개인이 이 문제를 가지고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처장은 '결정권이 청와대에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결정권은 보훈처나 청와대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우리는 민주주의 국가다. 국민이 주인이다. 국민 의견을 들어 결정하는 것이다"라고 답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이 노래에 대한 제창 금지 재검토 지시가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그랬다. 지시 들은 바 없다는 이야기 한 적 없다"고 답했다. 다만, '대통령과 (직접) 소통했느냐'는 질문에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해임 촉구 결의안'에 대한 질문에는 "그것은 국회에서 논의할 문제다. (제가) 관여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보훈처의 결정이) 통합을 위한 길인가'라는 질문에는 "대통령께서 지난 금요일에 말씀을 해서 금, 토, 일 3일간 연휴를 반납하고 많은 의견을 수렴했는데 찬성도, 반대도 있기에 어느 한 쪽으로 결정하면 논란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번 말했지만 보훈단체들이 강력히 반대한다. 보훈단체들은 국가유공자들 단체다. 보훈처는 보훈단체 분들의 명예를 유지하고 예우하기 위한 부처다"라며 "그분들이 반대하는 노래를 보훈처가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고 부연했다.
'유족들의 의견도 중요한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는 "당사자들의 의견도 중요하지만, 이 기념식은 정부기념식"이라며 "국민들의 의사가 중요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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