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정관 “지역예술이 딴따라? 종갓집 예술단체 저력 보여줄 것”

Interview / 박은미 / 2016-08-26 17: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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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사)한국연예예술인총연합회 대전광역시지회장 주정관
▲ (사)한국연예예술인총연합회 대전광역시지회장 주정관
[일요주간=박은미 기자] 예술가를 바라보는 시선은 일반적으로 두 가지이다. 하나는 창작의 고통을 겪어 작품을 만드는 창작자의 개념이고 두 번째는 예술가들을 낮춰 부를 때 흔히 사용하는 ‘딴따라’로 보는 시선이다. 백남준을 비롯한 세계 유명 예술가들이 창작자로 일컬어진다면 소규모 예술단체들은 ‘딴따라’로 비하되곤 한다. 하지만 일명 ‘딴따라’라 불리는 이들이 모여 자발적인 나눔 공연으로 모두 함께 잘살 수 있는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데 앞장서고 있어 귀감이 되고 있다. 예술을 나눔으로 승화해 온기를 전하고 있는 한국연예예술인총연합회(이하 연예협회) 대전광역시지회의 얘기다. 주정관 대전광역시지회장은 우리나라에서 예술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참으로 힘든 일이라고 토로했다. 지난 30여 년간을 연예협회에 몸담은 그는 아직도 일부에서 지역 연예예술을 저급한 하위예술로 취급한다며 이런 선입견들이 창작활동과 대중문화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일요주간>은 지난 23일 주정관 지회장을 만나 협회 소개와 향후 공연 계획 및 지역예술인이 겪는 어려움 등을 들어보았다.

“예술인 절반은 겸업, 예술만으론 생계 어려워
지역예술 편견 버리고 작품의 질 봐 줬으면”


다음은 주정관 지회장과의 일문일답.

- 간략한 본인 소개 부탁드린다.
▲ 취미로 대학음악동아리에서 활동한 것이 인연이 되어 1984년도에 연예협회에 입회하게 됐다. 그 후 악단장과 사무국장을 거쳐 2004년 제17대 지회장(4년 임기)으로 취임 후 18대,19대에 이어 올 2월 임원선출에서도 제20대 지회장으로 재추대됐다. 감사하게도 4번이나 연임이 돼 10년 넘게 다양한 연예예술 활동을 기획하며 만들어 가고 있다. 20여 년간 키보드 연주자로 활동하다 2011년 대학에서 만학도로 작곡을 전공하며 지금은 작곡활동에만 전념중이다. 아직 많이 부족함에도 20여명의 회원들에게 곡을 써주었다. 물론 재능기부이다. 되돌아보면 지난 30여 년간을 연예협회와 함께하였으니 저에게 연예협회는 삶의 전부이자 원동력 같은 존재다. 회원들끼리도 서로 아이들의 이름을 편하게 부를 정도로 함께 늙고 성장해가는 가족 같은 사이다.

- 연예예술인총연합회란 무슨 단체인가.
▲ 정확한 단체명은 (사)한국연예예술인총연합회(지회 105개, 회원 수 3만 여명)다. 저는 대전광역시지회의 회장자리를 맡고 있다. 한국연예예술인협회 대전광역시지회는 현재 임원 35명을 포함한 518명의 회원이 모여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봉사단체다. 연주·가수·연기·가요창작·실용무용·노래강사 분야를 전문으로 하는 6개 위원회로 나눠져 있으며, 이밖에도 청소년실용예술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특별위원회와 예담팝스오케스트라·리얼스트릿·실버예술단·대전연예예술단·블루노트밴드 등 5개 산하단체를 두고 있다. 우리 518명의 회원들은 「실천하며 변화하고 혁신하는 협회」라는 캐치프레이즈와 함께 알차고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연예예술이 숨 쉬는 곳곳에서 시민여러분께 삶의 활력을 드리고 건전한 대중예술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을 다하고 있다. 앞으로도 매년 다양한 음악회를 개최하여 지역민들의 문화욕구를 충족시켜 사랑받는 봉사단체로 거듭날 것이다.

- 한국연예예술인총연합회 대전광역시지회(이하 대전연예협회)가 이와 비슷한 다른 단체들과의 차별점이 있다면.
▲ 무엇보다 반세기에 가까운 예술사를 꼽을 수 있다. 대전연예협회는 1964년에 설립된 유서 깊은 단체다. 지난 50여 년간 대전의 대중예술을 선도하는 대중예술단체의 종갓집으로서 우리고장의 대중예술발전을 위해 앞장서 노력하고 있다. 반세기 역사동안 대전과 함께 성장해온 대전의 예술을 몸소 체험할 수 있는 배움이 공존하는 곳으로, 앞으로도 지역의 문화예술을 선도하는 예술단체로 거듭나 지역민들의 행복지수를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 제1회 대전전국실용예술제

- 20여 년간을 음악인으로 살았다고 들었다. 그런 주 지회장이 나눔과 봉사활동 등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 솔직히 봉사활동은 나에게 남의 일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지난 2008년 겨울 협회차원에서 우연히 대전 선화동에 위치한 성민아동복지센터를 방문한 것이 봉사활동을 하게 된 계기가 됐다. 예술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음악을 했는데, 우리의 공연이 아이들에게 감동과 기쁨이 되는 기적을 경험했다. 이후 노래를 사랑하던 그 열정처럼 더불어 살아가는 삶과 나눔에 관심을 가지게 됐으며, 이렇게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감사하다. 매년 12월에는 자선공연과 바자회 등을 열고 이를 통한 수익금으로 난치병어린이 등 소외된 아이들을 위해 장학금과 치료비를 정기적으로 후원하고 있다. 자랑하려고 이 말을 하는 것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저보다 더 훌륭한 나눔에 앞장서고 있지만 그래도 더 많은 사람들이 봉사와 나눔에 동참하길 바라는 마음일 뿐이다.

- ‘나눔’과 ‘봉사’에 임하는 철학이 궁금하다.
▲ 초심불망(初心不忘), 우리말로 풀이하면 ‘처음처럼’이다. 처음 먹은 마음을 끝까지 지켜내는 것이 결코 쉽지 않기에 스스로를 다짐하면서 이 말을 되새긴다. 진정한 나눔과 봉사는 처음의 마음을 잊지 않고 늘 생활 속에 녹아있어야 하지 않을까. 주변의 이웃, 지역사회 나아가 국가의 공동이익을 먼저 생각하고 실천해 모두 함께 잘살 수 있는 ‘행복한 나라’를 구현하는데 미력하게나마 보탬이 되고 싶다. 개인적으로 나눔 하는 사람들이 자기 배불리기에만 급급 하는 정치인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 그동안 나눔 공연 등을 통해 공익 활동을 펼치며 가장 뿌듯했던 순간이 있다면.
▲ 우선 매년 개최하고 있는 난치병어린이 돕기 자선공연과 바자회를 위해 재능기부와 후원금 방식으로 선뜻 동참해주신 회원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적은액수이지만 난치병어린이를 위해 성금을 전하고 가족으로부터 감사인사 받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또 경로시설에 위로공연을 가면 어르신들이 바지주머니에서 천원짜리 지폐를 꼬깃꼬깃 접어 짚어 넣어 주시곤 하는데, 그럴 때마다 가슴이 뭉클하다. 안 받을 수도 없고 받기엔 송구스런 그 돈을 받으며 더 경건한 마음으로 공연을 준비해야겠다고 다짐한다. 이런 것들이 봉사에 매료되게 하는 힘이 아닐까.

- 앞으로의 계획이 어떻게 되나.
▲ 우리 협회가 매년 9월~10월경에 개최하는 「대전시민가요제」의 준비는 거의 마친 상태다. 또한 노래교실회원들과 함께하는 「릴레이콘서트」, 추석명절 전통시장활성화를 위한 「희망콘서트 ‘고향’」, 「창작대중음악발표회」, 「대전전국실용에술제」, 팝스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낭만음악회」 등의 크고 작은 10개의 연례사업과 「꿈다락토요문화학교 춤·만·세」(춤으로 만드는 세상)의 교육사업도 운영 중 이며, 12월에는 난치병어린이돕기 자선공연 및 바자회를 계획하고 있다.


▲ 올해로 20회째 맞이하는 「대전시민가요제」는 가요경연을 통한 시민화합을 도모하는 축제의 장이자 충청권 최대 규모의 가요제다.

- 10월에 열리는 「대전시민가요제」가 20회를 맞이했다고 들었다. 매년 참가자가 늘며 질적으로 성장해 대도시 예술제의 새바람을 일으켰다는 평가다.

▲ 감사할 따름이다. 최근 오디션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면서 일반 시민들이 참여하는 「대전시민가요제」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는 것 같다. 올해로 20회째 맞이하는 「대전시민가요제」는 가요경연을 통해 시민화합을 도모하는 축제의 장이다. 또한 협회의 대표적인 연례사업이자 신인가수 등용문으로 충청권 최대 규모의 가요제이기도하다. 8월부터 참가신청접수를 받고 있으며 9월 20일 예선을 거친 10인(팀)이 오는 10월 8일 19시 서대전시민공원 특설무대에서 본선을 치루게 된다. 300여 만원의 시상금과 최우수상 수상자에게는 가수인증서와 더불어 음반취입과 가수활동을 지원 한다. 참가희망자는 거주지별 예선 전날까지 대전연예협회 홈페이지로 신청하면 된다. 대전의 예술제를 대표하는 가요제인 만큼 의욕적이고 역량 있는 예술인을 육성하고 예술인 저변 확대에 더욱 힘쓰겠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린다.
▲ 우리나라 예술인 절반이 다른 직업을 겸하고 있다고 한다. 예술인 중 정규직 비율이 7%, 수입이 아예 없는 인원이 36%, 타 직업을 겸업하고 있는 인원이 50%라고 한다. 순수 예술 활동만으로는 생계 유지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지역 무명예술인들은 말할 나위도 없다. 지역에도 재능 있는 예술인들과 예술적으로 가치 있는 작품들이 많지만, 재능과 작품의 질을 떠나 ‘지역’에 대한 편견의 벽에 부딪힐 때가 많기 때문이다. 인기 유명인들의 예술작품만 인정받는 현실과, 아직도 일부에서 연예예술을 저급한 하위예술로 취급하는 편견 등은 지역예술인들의 창작활동과 연예예술발전을 방해하는 요인이라 생각한다. 지역의 젊은 인재들이 자긍심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창작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조성이 절실하다 하겠다. 또한 예술인의 낮은 수입에 따른 겸업 활동의 부담과 구두 계약 관행, 사회보험 사각지대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도 확대되어야 한다. 예술인의 한사람으로 지역예술인들도 경제적인 부분 걱정 않고 맘 편히 예술 활동에만 전념할 수 있는 그런 시대가 오기를 간절히 꿈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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