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데 결함 투성' 현대로템, 철도시장 독점 이면에 교통진흥원 커넥션 있나

e산업 / 박은미 / 2016-09-30 14: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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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차량 대비 고가 불구 결함 많아, 교통진흥원 유착 의혹까지...정몽구 '경영혁신 헛구호'
▲ ⓒ뉴시스
[일요주간=박은미 기자] 현대자동차 그룹의 정몽구 회장의 ‘품질경영’이 바닥으로 추락했다. 현대차에 이어 계열사 현대로템(사장 김승탁)의 철도차량까지 잇단 결함으로 입방아에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철도시장을 17년째 독점하고 있는 현대로템의 철도차량은 외국제품에 비해 고가인데도 결함은 2~3배 많아 논란을 샀다. 설상가상으로 국토부 산하 연구 기관인 국토교통과학진흥원의 간부 A씨와 현대로템과의 유착 의혹도 제기됐다. 교통진흥원 간부 A씨는 연구개발 관련 현대로템에게 천억단위의 기술료를 징수하지 않아 의문을 자아냈다. 정몽구 회장은 그간 현대차그룹의 인재풀을 적극 활용하는 등 현대로템의 ‘경영혁신’ 강화를 표방해 왔지만 잇단 잡음으로 ‘헛구호’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대로템 결함 0.3건, 절반가격 日히타치는 0.16건

국내 철도차량 공급을 거의 독점하고 있는 현대로템의 차량 결함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도 이미 총 68건의 결함이 발생해 현대로템 차량의 품질 문제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전현희 의원에 따르면 현대로템의 차량은 일본 히다치사(社)에서 제작해 수입한 유사 차량보다 하자가 많고 가격도 비쌌다.

코레일 발주가 국제경쟁입찰의 형식은 갖췄으나 사실상 현대로템이 출범한 후 16년간 시장을 독식하고 있어 철도차량 시장을 경쟁체제로 전면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 의원은 “코레일 출범 이후 KTX산천을 비롯해 2396량을 구입하고 계약금으로 5조 1523여억원을 지출했다”며 “현대로템이 출범한 2000년 이후 코레일이 구입해 운영 중인 열차 대부분이 현대로템에서 제작한 것”이라고 밝혔다.

차종 별로는 ▲ KTX산천이 441건 ▲ KTX산천Ⅱ 22건 ▲ 전기기관차 77건 ▲ 디젤기관차 61건 ▲ ITX새마을 17건 ▲ 전기동차 91건 발생했다. 이중에는 내외부 부식·균열·누유·자동제어장치 불량 등 고객의 안전과 직결되는 치명적인 하자도 포함돼 더욱 논란이다.

한 대당 결함 횟수는 0.30건으로, 유사차량으로 분류된 일본산 누리로(0.16건)보다 두 배가 많았다. 누리로는 일본 히다치사에서 제작해 코레일이 운영 중인 차종이다.

누리로 32대 차량은 지난 2008년 코레일에 납품된 후 현재까지 5건의 하자에 그쳤다. 반면 현대로템 제작 ITX새마을(2014년 납기)과 ITX청춘(2011년 납기)은 각각 21건과 17건의 하자가 발생했다. 누리로는 현대로템 열차보다 단가도 저렴하다.

이에 대해 현대로템은 로템이 납품한 차량은 누리로에 운행거리가 많아 차량 형태도 달라 단순 비교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코레일은 KTX산천 장기 하자보수로 인한 영업손실금 지급 청구 등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코레일이 KTX산천의 장애사고로 인한 220억원의 브랜드가치 손상됐다고 판단하고 코레일이 청구한 306억원 중 69억원을 인용했다.

전 의원은 “현대로템이 제작한 열차는 그동안 크고 작은 고장으로 인해 국민의 불안을 가중시켜 왔고 코레일의 대국민 신뢰도에도 악영향을 미쳤다”며 “그럼에도 코레일의 선택지는 결국 현대로템으로 정부는 철도차량 제작 시장의 경쟁체제를 적극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현대로템이 시장 독점적 위치에 있다 보니 연구개발을 소홀히 해 차량 품질 개발을 등한시 하고 있는게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삼성전자의 경우 연구개발 투자총액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약 8%로 전 세계 기업 중 2위다. LG전자는 6%를 웃돈다. 그에 반해 현대로템은 2014년 매출액 중 0.2%만을 연구개발비로 사용했으며, 2015년에는 이보다도 줄어든 0.15%를 연구개발비로 집행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의 제조회사가 국민의 목숨과 직결되는 제품에 대한 연구개발 비율이 0.2%도 안되는 것은 비정상이라고 일갈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현재 현대로템의 세계 철도시장 점유율은 11위(2.4%)로 2017년까지 ‘글로벌 빅5’ 수준인 5%로 끌어 올린다던 목표는 물건너 간지 오래”라며 “시장 독점적인 위치에도 불구하고 실적악화와 국·내외 잦은 사고로 11위인 일본에게 추월당할 상황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교통진흥원, 세금 봐주기 논란

국토교통부 산하 연구기관의 한 간부와 현대로템과의 커넥션 의혹이 제기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정용기 의원에 따르면 2014년 2월 국토교통과학진흥원(이하 교통진흥원) A간부가 수행 중이던 ‘무가선 저상트램 실용화’ 연구개발에 교통진흥원 고위간부 출신이 몸담고 있는 S사와 현대로템이 공동 연구기관으로 참여했다.

S사의 연구 참여 명분이었던 트램 차량 출입문 개발은 이미 1단계 연구에서 완료된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공동연구기관 선정되자 현대로템이 이를 문제 삼아 제동을 걸었다.

현대로템은 연구개발 성과에 대한 독점 소유권 보장을 주장하며 연구협약 체결을 1년 가까이 미뒀다. 때문에 전체 연구개발사업에도 차질이 빚어지는 상황이었다.

이에 당시 연구단장을 맡고 있던 철도연구원의 K박사가 전체연구를 지연시킨다는 이유로 현대로템을 공동연구기관에서 제외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A씨는 오히려 문제제기를 한 K박사를 교체했다.

또한 교통진흥원은 해당 연구와 관련한 천억단위의 세금을 징수하지 않아 의문을 자아냈다. 현대로템이 저상트램 연구개발 성과를 터키에 수출해 1,251억원 규모의 수익을 냈음에도 교통진흥원은 이와 관련한 기술료를 부과하지 않은 것. 감사원은 해당 문제를 적발해 문제 삼자 교통진흥원은 A씨에게 3개월 직무정지 처분을 내려 솜방망이 처벌 논란까지 낳았다.

한편 이에 대해 <일요주간>은 현대로템의 입장을 듣고자 연락을 시도했으나 답변을 들을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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