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권오준號 2기 '잡음'...부부임원 인사·부사장-외주사 특혜의혹

e산업 / 조희경 / 2018-01-24 09:0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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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부사장과 외주사 대표와 이상한 토지거래로 '특혜의혹'
설립한 지 갓 한 달된 신생업체를 외주파트너사로 선정 논란 소지
권오준 포스코 회장.(사진=newsis)
권오준 포스코 회장.(사진=newsis)

[일요주간=조희경 기자] 포스코(회장 권오준)는 올해 임원 인사 및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통상적으로 2월에 하던 사내 인사를 1월로 한 달 앞당겨졌다는 점 때문에 재계의 이목이 쏠렸다.


포스코는 창립 50주년을 맞아 '조직전문성과 솔루션마케팅 강화' 차원에서 정기 임원인사를 조기에 실시했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문재인 정부가 추구하는 '적폐청산'에 부합하는 청렴결백한 임원들로 새로 조직을 개편하고, 경영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내포하고 있다는 것.


지난 15일 포스코가 발표한 임원 인사 및 조직개편에서 오형수 중국 장가항법인장을 철강생산본부 포항제철소장으로 임명하고, 정탁 철강사업전략실장을 철강사업본부장으로 임명하는 등 부사장 승진 2명을 포함해 전무 15명, 상무 18명 신규 임원 명단이 포함됐다.


그러나 일부 임원들에 대해 자격 논란이 일며 포스코 안팎으로 잡음이 새어나가고 있다.


여기에는 국정농단 사건인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각계 인사들이 줄줄이 옷을 벗거나 퇴출 위기에 놓여 있는 상황에서 권오준 포스코 회장 역시 최순실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도 한몫하고 있다.


권 회장은 최순실씨와 관계된 차은택씨가 과거 포스코 계열 광고회사 포레카의 지분을 강탈하려 한 과정에 연루된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 것을 비롯해 지난 2013년 3월 포스코 회장 취임 과정에 최순실씨의 입김이 개입됐다는 의혹까지 불거졌기 때문이다.


포스코 임원 인사 '잡음'


지난 15일에는 <매일신문> 보도를 통해 포스코 임원 인사 과정에서 부부임원끼리 자리를 맞교환 한 사실이 알려지며 부적절한 임원인사 논란이 더욱 확산되는 분위기다.


매체에 따르면 이날 임원 승격 및 인사에서 수년간 업무와 직접 이해관계에 있던 부부 임원에 대해 '맞교환 인사'를 실시했다. 포스코 기술투자부문 정보기획실장인 여성 임원 B상무를 포스코ICT 신사업개발실장으로, 그 자리에 있던 남편 C전무를 포스코 기술투자부문 정보기획실장으로 각각 발령내 뒷말이 무성하다.


B상무는 지난 2012년 이후 진급을 거듭하며 승승장구했고, 2015년 포스코 정보기획실장을 맡아 IT분야를 책임졌다. 남편 C전무는 포스코ICT SM분석실장, 포스코ICT 스마트IT사업실장을 역임하며 아내인 B상무와 손발을 맞춰 왔으며, 올해 인사에서 전무로 승진했다.


그러나 이번 인사에서 수주와 계약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업무관계에 있는 부부가 서로 자리를 맞바꾸면서 포스코 안팎에서 이해하기 힘들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게 매체의 지적이다.


이렇다 보니 권오준 2기의 새 조직 개편을 가리켜 '자리보전을 위한 승진개편이란'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더해 포스코 D부사장의 차명 토지 소유 의혹이 불거지면서 이 같은 논란에 불을 지폈다.


최근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D부사장이 아들 명의로 포항제철소 외주협력업체 화일산기(주) 대표가 3년 전 구매한 땅을 당시 토지시가에 구매했다. 이처럼 차명으로 구매한 토지를 현 시세보다 낮게 구매한 사실까지 더해지며 D부사장과 외주협력업체 대표와의 각별한 사이가 대두되고 있다.


매체는 또 D부사장이 지위를 이용해 외주협력업체 대표에게 갑질을 행사한 것이라 고 지적했다. 이에 더해 <일요주간> 취재결과 D부사장과 외주협력업체 대표 두 사람 간의 오랜 친분 관계를 의심케 하는 정황이 확인돼 특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문제가 된 땅은 경북 포항 남구 연일읍 OO리 인근에 위치해 있으며, 해당 부지에는 40여m 정도의 거리를 두고 두 채의 저택이 들어서 있다. 한 채는 D부사장 아들 소유로 2층짜리 저택이고, 다른 한 채는 외주협력업체 대표 소유이다.


포스코 안팎으로 흘러나오는 여러 말들 중에는 '부사장이 하필이면 외주협력업체 대표가 사는 집 바로 옆에 집을 세웠다'는 핀잔어린 말까지 흘러나오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자칫 D부사장과 외주협력업체 대표 간에 특혜의혹이 불거질 수 있는 소지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D부사장이 외주협력업체 대표로부터 토지를 매입한 과정을 살펴보면 여러 석연치 않은 정황들이 포착되고 있다.


부동산 등기부등본상에서 D부사장은 지난해 5월 자신의 아들 명의로 면적 828㎡의 외주협력업체 대표의 땅을 3.3㎡(옛 1평)당 약 54만8000원, 총 1억3750만원에 매입했다.


일각에서는 D부사장이 협력업체 대표로부터 현 시세보다 낮게 구매한 토지매매로 이득을 챙긴거라 여기고 다운계약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의혹 제기에 대해 외주협력업체 대표는 "2014년 땅을 살 때 부사장과 함께 집을 짓기로 계획하고 명의만 내 것으로 구입, 3년 전 매입가와 같은 값으로 되팔았다"며 "진입로가 된 땅도 이미 도로로 계획한 것이라 매각할 필요가 없었고, 토목공사비는 부사장이 모두 부담했다"고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해명했다.


문제가 된 땅은 외주협력업체 대표가 3년 전인 지난 2014년 7월 3.3㎡당 55만원에 구매했다.


그리고 지난해 5월 이 땅은 포스코 D부사장이 아들 명의로 외주협력업체 대표에게서 3.3㎡당 3년 전 구매 시세 그대로 다시 사들였다.


이에 D부사장은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집터로 좋은 곳을 찾다가 (포항제철소 외주협력업체 E사 대표에게) 소개를 받았고 비탈이 심하고 집 앞 묘지 등을 고려해 적절한 값을 치렀다"고 말했다.


한편 <일요주간>의 후속 취재결과 지난 2004년 11월29일 설립된 화일산기(주)는 다음해인 1월1일에 포항제철소 외주파트너사로 선정됐다. 설립된지 갓 한 달된 신생업체가 어떻게 세계적인 철강기업의 파트너사가 될 수 있었을까.


이 배경에 D부사장과의 인연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이 외주협력업체는 지금껏 포항제철소 내 전 공장의 기계정비와 벨트교체 등의 일감을 받아 성장해 온 기업으로, 포항제철소로부터 일감을 받아 연간 벌어들이는 매출액만도 130억원에 이른다.


<일요주간>은 D부사장과 외주협력사 대표 간 수상한 토지거래와 외주업체 선정 과정에 대해 포스코와 외주협력업체 쪽에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에 걸쳐 전화통화를 시도했지만 담당자에게 전달하겠다는 입장만 되풀이 해 들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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