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비자금 혐의' 이명박 구속..."모든 게 내 탓, 국민 눈높이에 미흡"

사회 / 한근희 / 2018-03-23 09: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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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주간=한근희 기자] 23년 전 노태우·전두환 전 대통령에 이어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이 동시에 구속되는 역사적 비극이 재연됐다.


110억 뇌물·350억 비자금 등 14개 범죄 혐의를 받고 있는 이 전 대통령은 22일 법원의 구속심사에 출석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이후 법원은 검사와 이 전 대통령측 변호인의 의견을 서면으로 받아 심사하고 23일 오전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서울중앙지법 박범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범죄의 많은 부분에 대해 소명이 있고, 피의자의 지위와 범죄의 중대성, 그리고 이 사건 수사과정에 나타난 정황에 비추어 볼 때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구속 사유를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서울시 송파구 문정동 서울동부구치소에 수감됐다.


이 전 대통령은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유용과 민간 불법자금 수수 혐의, 다스 비자금 조성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 뇌물 혐의액이 100억원이 넘고, 다스에서 300억원대이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 (newsis)
이명박 전 대통령. (사진=newsis)

이 전 대통령은 구속영장이 발부된 직후 자시느이 페이스북에 친필 입장문을 통해 “모든 것은 내 탓이라는 심정이고 자책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지나온 날을 되돌아보면 기업에 있을 때나 서울시장, 대통령직에 있을 때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대통령이 되어 ‘정말 한번 잘 해 봐야겠다’는 각오로 임했다”면서 “과거 잘못된 관행을 절연하고 깨끗한 정치를 하고자 노력했지만 오늘날 국민 눈높이에 비춰보면 미흡한 부분이 없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전 대통령은 “재임 중 세계대공황이래 최대 금융위기를 맞았지만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으로 위기를 극복했다”며 “위기극복을 위해 같이 합심해서 일한 사람들 민과 관, 노와 사 그 모두를 결코 잊지 못하고 감사하고 있다. 이들을 생각하면 송구한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10개월 동안 견디기 힘든 고통을 겪었다. 가족들은 인륜이 파괴되는 아픔을 겪고 있고 휴일도 없이 일만 했던 사람들이 나로 인해 고통받는 것을 생각하면 잠을 이룰 수가 없다”며 “내가 구속됨으로써 나와 함께 일했던 사람들과 가족의 고통이 좀 덜어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바라건대 언젠가 나의 참모습을 되찾고 할 말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면서 “나는 그래도 대한민국을 위해 기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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