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경제연구소, 삼성증권 '유령주식' 사태 "증권사와 금융당국 총체적 무능 때문"

e금융 / 하수은 기자 / 2018-04-11 15:20:00
  • 카카오톡 보내기
(사진=newsis).
(사진=newsis).

[일요주간=하수은 기자] 배당 전산사고로 일명 '유령주식 사태'를 일으킨 삼성증권에 대해 금융경제연구소가 “2018년 4월 한국 자본시장에 ‘미증유(未曾有)’한 일이 일어났다”며 “앞으로 금융당국은 자신들의 적절한 역할을 수행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금융경제연구소는 11일 논평을 통해 “지난 5일 삼성증권 직원의 전산 입력 실수로 우리사주 조합원인 직원 2000여명에 주당 1000원을 배당해야 할 것을 1000주로 잘못 입력했고, 최종 결재자는 이를 확인하지 않고 승인했다. 그리고 이튿날인 오전 9시 30분 ‘유령주식’ 110조원대의 28억 주가 직원들 계좌로 들어갔으며 이 중 2000억 원이 시장에 실제 유통된 것이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일은 전형적으로 뚱뚱한 손가락 탓에 자판을 잘못 눌렀다는 핑계에서 유래한 ‘팻 핑거(Fat finger)’오류에서 발생한 사고다. 따라서 이번 금융사고의 일차적인 원인은 ‘실무자’와 실무자가 벌인 실수를 이중 삼중으로 막아내야 했어야 할 ‘책임자’의 의무 태만이고, 그러한 실수를 인지하고도 실제로 주식을 시장에 유통시킨 일부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는 이 사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었던 것도 사실이다”며 “이번 ‘유령주식’ 사건의 이차적인 원인은 증권사 시스템에 있다. 삼성증권이 전체 임직원 계좌에 주문정지 조치를 한 것은 6일 (오전) 10시 8분, 입력 오류를 처음 인지한 (오전) 9시 31분 이후 강제조치에 들어가는 데 37분이 걸렸으며, 이 과정 동안 유령주식은 시장에 매물로 나와 거래됐는데 이를 중개한 한국거래소와 예탁결제원은 어떤 경고 시그널을 잡아내지 못했던 것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개인과 개인의 도덕적해이나 회사와 시스템의 관리적 허점을 탓하기에 앞서 금융당국은 이러한 문제에서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는가를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 한다”며 “개인이 쓰는 홈트레이딩 시스템(HTS)에도 자신이 보유한 주식보다 많은 양을 입력하면 주문 자체가 되지 않는데 정작 삼성증권 같은 증권사 내부엔 이런 기본적 시스템이 없었다는 것과 주먹구구식 배당 업무 시스템이 삼성증권 말고도 다른 4개 증권사에서도 운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정작 금융당국이 알지 못했다면 이것은 ‘한국의 금융당국이 얼마나 무능한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 한다”고 질타했다.


금융경제연구소는 "이렇게 증권사 시스템에 문제가 있었음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수정하지 않았다면 ‘금융당국이 얼마나 제대로 된 일을 하지 않았는가’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금융당국의 주역할은 ‘사후적(ex post)’으로 시스템의 문제를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사전적(ex ante)’으로 그러한 시스템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에 더욱더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금융사고는 한 번 발생하면 그 피해가 전 국민에게 쉽고 빠르게 전파된다는 점에서 더욱 사전적인 규제나 제도정비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시민과 공감하는 언론 일요주간에 제보하시면 뉴스가 됩니다'

▷ [전화] 02–862-1888

▷ [메일] ilyoweekly@daum.net

[ⓒ 일요주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댓글 0

댓글쓰기
  • 이 름
  • 비밀번호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