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사내하청 노조 "핵심성과지표(KPI) 평가제도, 노동기본권 침해"

사회 / 하수은 기자 / 2018-07-20 17:3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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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노총 포항지역지부)
(사진=한국노총 포항지역지부)

[일요주간=하수은 기자] 최정우 포스코 회장 내정자가 횡령 방조 및 배임 등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포스코 포항제철소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노동기본권 보장을 요구하고 나서 주목된다. 이들은 포스코에 노조활동을 위축시키는 주범으로 지목된 핵심성과지표(KPI) 평가제도 폐지 및 노동기본권 보장을 외치고 있다.


KPI 평가란 포스코가 사내하청업체를 대상으로 작업수행능력과 실적을 측정하는 제도인데, 포스코는 매년 이를 통해 사내 하청업체의 조직안정, 안전관리, 노사관계 양호도 등을 평가하고 있다. 등급에 따라 인센티브와 페널티를 부여하기도 한다.


이와 관련 한국노총 포항지역지부와 포항지역강철노조는 지난 18일 포항시청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사내하청 노동자라면 누구나 포스코가 KPI 평가제도를 이용해 직·간접적으로 노조활동을 위축시키고 조직력을 약화시켜 왔다는 사실을 알 것”이라며 “노조활동을 가로막는 KPI 평가제도로 재갈을 물릴 것이 아니라 진정성 있는 자세로 사내하청노조와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들은 “창립 50주년을 맞은 포스코는 포항지역 1만 사내하청 노동자의 노동기본권을 보장하라”며 “사내하청 노동자의 노동기본권 인정을 혁신의 첫걸음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들은 포스코가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이 때문이라도 사내하청노조를 인정하고 대화와 교섭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월 냉각기 교체작업 중 질소가스에 질식해 사망한 포스코 사내하청업체 TCC한진 소속 노동자들을 조문하는 자리에서 오형수 포항제철소장은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과 비공개 면담을 가진 바 있다.


당시 함께 자리한 사내하청노조 대표들은 오 소장에게 노조활동의 어려움을 토로했고 이에 오 소장은 사내하청노조와의 정기 간담회를 열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간담회가 단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다는게 이들의 주장이다.


정천균 포항지부 의장은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피와 땀 그리고 희생이 없었다면 현재의 포스코는 있을 수 없다”며 “지금 이 시간에도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포스코의 지시 속에 현장에서 가장 위험하고 힘든 일을 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정 의장은 “법원이 사내하청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을 지시했음에도 포스코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며 “포스코는 사내하청 노동자의 노동기본권 보장에 대한 분명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검찰은 횡령 방조와 배임 등의 혐의 등으로 고발된 최정우 포스코 회장 내정자에 대한 수사에 돌입했다.


앞서 노동·시민단체들은 최 내정자가 2010년 포스코의 호주 로이힐 광산 투자 실패로 수척억원 손실이 발생했을 당시 최고재무책임자는 최 내정자였는데, 이를 공시할 의무를 저버리고 분식회계를 위반했다며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서울동부지검은 해당 사건을 서울 송파경찰서로 내려보내고 수사를 지휘했다. 그러나 포스코 측은 이 같은 주장을 전면 부인하고 있어 수사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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