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주간=한근희 기자] 라돈 침대 등 일상 생활에서 사용하는 인체밀착형 제품에서 유해물질이 잇따라 검출되면서 비상이 걸린 가운데 기상관측 사상 가장 무더웠던 올 여름 최고 히트상품 중 하나인 손 선풍기에서 인체에 치명적인 수치의 전자파가 검출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30도 중후반을 오르내리는 폭염이 한 달여 가까이 지속되면서 손 선풍기 열풍이 거세다. 이렇다 보니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 중 상당수는 손 선풍기를 얼굴에 가까이 대서 더위를 식히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시중에 판매하는 손 선풍기 대부분에서 높은 수치의 전자파가 검출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시민단체인 환경보건시민센터(이하 센터)는 최근 시중 판매 중인 손 선풍기 13개를 구매해 직접 전자파를 측정한 결과 12개의 제품에서 매우 높은 수치의 전자파가 측정됐다고 밝혔다.
센터는 지난 말부터 이달 초까지 서울 시내 백화점, 대형할인마트, 유명아이스크림점 등에서 판매 중인 손 선풍기를 13개 구매한 뒤 보다 정밀도가 높고 고가의 장비로 정부의 연구용역이나 학술연구 등에 사용되는 EMDEX2로 전자파를 측정했다.

측정결과 사용자가 손 선풍기를 얼굴이나 목, 머리에 바짝 대고 사용하는 경우 최저 50mG에서 최고 1020mG의 전자파로 평균 647.7mG의 전자파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관측됐다.
센터는 “이 수치는 어린이의 백혈병 발병을 높이는 수치인 3~4mG보다 최대 수백 배이상 높은 전자파 수치”라며 “가정 내에서 사용하는 전기제품 중 가장 전자파가 세게 발생하는 헤어드라이어보다도 최고 세배 정도 높은 세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자파가 건강에 끼치는 영향은 세기와 함께 노출시간도 중요한데 손선풍기의 경우 헤어드라이어보다 긴 시간 동안 보다 자주 사용하는 조건을 고려할 때 노출위험이 크다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손 선풍기를 25cm 이상 떨어졌을 때 모든 제품에서 1mG 이하로 전자파 수치는 크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자파의 세기가 물리적 특성상 거리의 제곱, 또는 세제곱에 반비례하기 때문이라는 게 센터의 설명이다.
센터는 “어린이와 임산부는 손 선풍기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겠지만, 꼭 써야 한다면 머리와 얼굴로부터 25cm 이상 떨어뜨린 상태에서 사용하고 사용시간을 줄이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아울러 “손잡이 부분에서도 최저 37.4mG에서 최고 168.8mG의 매우 높은 전자파가 검출됐다며 책상 위 등에 세워놓고 20 cm이상 떨어뜨려 사용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센터는 “정부가 인체밀착형 전기제품의 전자파 발생실태를 조사하고 안전조치를 강화해야 한다“며 폭염이 계속되면서 손 선풍기 사용시간이 늘어지는 등의 현상을 고려해 안전대책과 안전사용 가이드라인이 제시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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