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미 "대한항공 지상조업 노동자들, 독성물질 노출사고 이후에도 보호구 없이 살충소독"

사회 / 박민희 기자 / 2018-10-19 17:5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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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원, 국내 항공사 생식독성물질 포함된 접착제 사용 여전...산업안전근로감독 확대 필요

[일요주간=박민희 기자] 대한항공기의 유해 독성물질 노출사고로 기내 청소를 담당했던 노동자들이 실신하는 등의 사고가 발생한 이후에도 국내 항공기 내에 사용되는 시트접착제에 유독성 물질이 여전히 포함돼 있는 것으로 드러나 항공사에 대한 산업안전근로감독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최근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공항에서 근무하는 지상조업 노동자들이 작년과 올해 델타메트린 노출로 각각 6명, 5명이 실신하는 사고가 난 이후 보건진단, 근로감독을 거쳤음에도 여전히 보호대책 없이 일하고 있다”며 “대한항공 외 타 항공사의 항공기 시트접착제에 유독성 물질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앞서 대한항공의 경우 지난 5월 여객기 안 좌석을 청소하는 약품에서 중추 및 말초 신경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생식독성 물질인 ‘1-브로모프로판’이 검출돼 고용노동부와 안전보건공단에서 조사에 나선 바 있다.


이 의원이 고용노동부와 산업안전보건공단에서 제출받은 항공기 기화소독매뉴얼 안전성 평가, 대한항공에 대한 보건진단보고서, 올해 진행된 산업안전근로감독에 따르면 공항에서만 300여건의 화학물질이 사용되고 있음에도 그 성분이나 유해성 정도가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


항공사별 시트접착제 성분내역(국토교통부, 2018년 10월 18일, 부분취합)  (출처= 이정미 의원실)
항공사별 시트접착제 성분내역(국토교통부, 2018년 10월 18일, 부분취합) (출처= 이정미 의원실)

이 의원에 따르면 대한항공에서 사용하는 호주 C사의 살충소독 스프레이는 국내 기준보다 많은 Permethrin(퍼메트린, MSDS물질)을 2% 이상 포함돼 있지만 화물칸을 소독하는 대한항공의 자회사인 한국공항 노동자들은 보호구조차 없이 사용하고 있다.


이 의원은 “해당 스프레이는 호주에서 수입한 것으로 추정되나 통관내역도 없고 식품안전의약처에 의약외품 등록이 되지 않아 대한항공이 국내법에 맞게 등록하는 번거로움을 피하고자 출국장 밖에서만 사용한다는 의혹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토부에서 제출받은 각 항공사별 비행기 시트접착제 성분 현황과 관련 “작년 대한항공 시트접착제에서 발견돼 충격을 줬던 생식독성물질이 포함된 접착제를 다른 항공사들은 여전히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대한항공은 접착제에서 1-브로모프로판이 발견된 이후 현재는 사용을 중단하고 벨크로(찍찍이) 형태로 접착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공항에서만 300여종에 달하는 위험한 화학물질이 사용되고 있다는 것과 지난 근로감독 결과 많은 유해, 화학물질이 MSDS(물질안전보건자료) 미게시, 함유물질누락 등으로 지적을 받았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면서 당국의 철저한 관리감독을 요구했다.


(출처=정의당 의원실)
(출처=정의당 의원실)

이 의원은 “유해, 화학물질의 경우 그 성분이 누락되거나 유해, 위험물질의 목록에서 누락된 경우 안전성이 검증될 때까지 사용을 중단시켜야 한다”며 “수차례 보건진단과 감독에도 여전히 보호구 없이 살충소독을 하는 대한항공 지상조업 노동자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생산독성물질이 포함된 시트접착제를 타 항공사들이 쓰고 있는 것이 확인된 만큼 근로감독을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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