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의 눈] 암초 만난 반도체...무역흑자에 비상등 켜지나?

e산업 / 박민희 기자 / 2018-12-11 17:5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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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종금증권, 반도체 수요 기근 속 암초 돌출...D램 수요둔화에 비관적인 전망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부진한 올 4분기 실적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LG이노텍은 지난해 세계 최초로 살균 자외선 출력이 100밀리와트(mW)에 달하는 UV(ultraviolet rays, 자외선)-C LED를 개발했다. 사진은 파장이 200~280나노미터(nm)로 짧은 자외선을 방출하도록 설계된 첨단 반도체 광원이다.(사진=LG이노텍 제공)

[일요주간=박민희 기자] 한국 경제의 주춧돌 역할을 하는 반도체 산업에 경보음이 울리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력 제품인 DRAM(D램)산업 내 전방위적인 수요둔화의 가속화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반도체 D램 가격 하락과 중국경기 둔화가 겹치는 양상을 보이면서 우리나라의 GDP 대비 무역흑자 비율 6.2% 중 대(對)中 반도체 무역흑자가 2017년 기준으로 1.7%에 달하는 만큼 무역흑자 폭이 축소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를 종합해 볼 때 역성장 가능성은 낮지만, 우리나라 수출 증가율이 점차 둔화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 1분기 메모리 수급이 부진할 것이라는 시장의 의견이 많아지고 있는 가운데 내년 상반기(1, 2분기) 메모리 가격 하락폭이 심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 같은 반도체 산업의 부진에는 모바일 수요 부진, 애플 아이폰XR과 같은 주요 스마트폰 판매 부진과 더불어 미중 무역 분쟁으로 인한 중국 경기 둔화가 주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반도체 산업의 부진이 내년 2분기까지 둔화된 후 하반기 반등을 시작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있다. 내년 1분기에 바닥을 찍고 2분기 일부 개선된 후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처럼 내년 반도체 산업의 전망을 놓고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지난 10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해 D램의 가파른 수요둔화에 따른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으며 각각 올해 4분기 영업이익을 13.2조원과 5.6조원(시장 컨센서스 16.0조원, 5.9조원)으로 하향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주력 제품인 D램 산업 내 전방위적인 수요둔화의 가속화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보수적 관점을 유지한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그러면서 “D램의 구조적 공급 제한이 지속됨에도 불구하고 그보다 더욱 빠른 수요 둔화가 관찰되고 있다”며 “그간 고용량화를 주도했던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은 판매 감소 우려에 기반해 주문을 지연시키고 있으며, 서버 업체들 역시 높은 재고수준을 바탕으로 소진에 중점을 둔 전략 변화 과정에서 가격 저항을 표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각각 올해 4분기 8~10% 내외의 판가 인하를 관철시키고 있으며, 이는 내년 1분기에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출처=메리츠종금증권)
(출처=메리츠종금증권)

현재 미중 무역 분쟁으로 주가 부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무역 분쟁을 차치하고도 그동안 반도체 시장의 슈퍼사이클을 이끌었던 D램의 전방 수요는 빠르게 둔화되고 점차 장기화되고 있다는 게 김 연구원의 설명이다. 이밖에도 서버 수요의 한계적 성장 및 메모리 판가 부담이 가중되고 있고,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부진이 스펙 경쟁을 촉발했던 주요 업체들의 불투명한 사업계획으로 이어지며 가격 저항을 강하게 발휘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고객 뿐 아니라 모듈업체들과 제조업체 모두에서 가파른 재고 축적이 발생함에 따라 계절적 수요 비수기의 제고 부담 해소 방안이 강구되고 있는 상황에, 이번 반도체 업황 둔화까지 이어지면서 내년 4분기에 저점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D램 수요둔화 외에도 D램 수요를 발생시켰던 가상화폐 시장의 급격한 둔화가 투자를 위축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채굴 수요의 실종, 일부 가동 중단 물량의 리테일 시장 유입이 현물시장에 또 다른 부담으로 가중돼 D램 현물가의 반등 가능성을 제한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판단이라는 것.


그는 “지속적인 현물가 하락은 투자심리에 부담으로 남을 전망”이라고 했다.


김 연구원에 따르면 암호화폐 시장이 가파르게 위축되면서 지난 11월 중순부터 말까지 60~80만명의 암호화폐 채굴자들이 채굴을 중단했다. 특히 중국 채굴업계가 크게 타격을 입은 상황이다. 다만 최근 채굴업장 폐쇄 흐름이 꺾이고 나면 남아있는 채굴업자들의 수익은 반등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삼성전자, 하이닉스의 부진한 올해 4분기 실적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며 각각 2019년 실적 추정치를 기존 전망치 54.0조원, 17.2조원에서 각각 49.0조원, 13.6조원으로 제시했다. 이는 현재 시장 내 컨센서스인 59.1조원과 19.7조원 대비 크게 낮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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