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자영업경기가 나쁜 건 정부 탓만은 아니다?

e산업 / 김쌍주 / 2018-12-13 16: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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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식업중앙회 회원들이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제1차 최저임금 인상 규탄집회 중 자영업자 생계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8.08.20. amin2@newsis.com
한국외식업중앙회 회원들이 최저임금 인상 규탄집회를 열어 자영업자 생계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는 모습.

[일요주간 = 김쌍주 대기자] 인구 3억 명이 넘는 미국도 자영업이 120만개 밖에 안 된다고 하는데, 우리나라 자영업자가 580만 명이나 된다고 한다, 어른아이 다 합쳐서 9명에 1명이 자영업자인 셈이다, 자영업 1개가 9명을 대상으로 장사를 하고 있다는 얘기다.


결국 우리사회의 모순적 소득의 이중구조가 저소득층과 실업자를 양산시키고 또 갈데없는 이들은 자영업으로 창업을 하고, 그러다보니 지나친 과당경쟁으로 망하는 게 속출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그간 정부가 추진한 만만한 최저임금제 도입이 오비이락으로 자영업자들로 부터 벼락을 맞았지만, 근본원인은 우리경제의 모순적 체질에 있다는 것이다, 자영업자가 580만 명이라는 것은 상상을 초월하는 숫자다. 경기가 안 좋다고 불평만 해서는 안 되는 이유이다.


결론적으로 자영업 경기가 나쁜 것은 정부 탓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580만 명(가족포함 711만 명)은 인구비례 9명당 1개꼴이다. 고용원이 없는 1인 자영업자도 408만8천명으로 전체의 82%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여기서 경제적 능력이 없는 어린이들과 노인 그리고 무직자 등을 빼면 반에 육박하는 4.5명 이 업소 하나를 먹여 살리고 있는 꼴이다. 이들의 평균월급이 300만원이라면 그들이 집세, 등록금 및 학원비, 자동차, 전기세 등을 제외하고, 1/3에 해당하는 100만원을 매월 지출한다면 월 450만원이다.


보통 물건원가 30%와 전기요금, 세금, 보험료 등 기타 부대비용을 제외한 실질수입으로 60%를 잡아도 270만원이다. 월수입 270만원으로 어떻게 임대료를 내고 직원월급을 줄 수 있겠는가. 본인이 직접 운영해도 인건비가 안 나오는 상황인 된 것이다.


자영업을 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사전에 셈을 해보고 창업을 해야 한다. 게다가 쌓여가는 재고는 또 어쩌란 말인가. 전문가들에 의하면 자영업 성공가능성은 17%정도라고 한다. 80%가 넘는 사람들이 다른 대안이 없어서 자영업을 시작했다고 하는데 그저 놀라울 뿐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거의 대부분의 자영업자들이 묻지마 창업을 하고서, 안 되면 정부를 탓하면 어쩌자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라는 것이다. 대형 백화점을 비롯해 수많은 중대형상가들까지 더하면 4.5명이라는 숫자는 허수일 뿐이라는 얘기다.


현 시점에 자영업 창업은 너무나 개념 없는 창업이 아닐 수 없다할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제아무리 열심히 일하고 서비스가 좋아도 살아남는다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처음부터 잘못된 ‘서로 죽이기’ 창업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수요가 턱없이 부족한데 어떻게 나만 잘 될 것으로 기대할 수 있겠는가? 사실 경제건전성은 이전의 정권들보다 현 정권이 훨씬 양호하다, 수출 역시 2015년 5,320억 달러, 2016년 4,955억 달러에 비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2017년 5,739억 달러로 크게 증가했으며, 올해는 사상처음 6천억 달러(670조)를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도 국민들은 어렵다고들 한다. 왜 그럴까?


산업통상자원부 자료에 따르면 2018년 1~11월 누적수출은 5,572억 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6.2%가 늘어 누적흑자규모는 720.21억 달러(80조7,700억 원)다. 이래서 문재인 정부의 방향이 옳다고 보는 것이다.


지난 82개월간 연속 흑자행진에 1,000조에 육박하는 기업들의 사내유보금은 무엇을 뜻하고 있는가? 우리경제가 나쁜 게 아니라 양호하다는 반증을 말해주고 있다. 단, 공정한 분배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수출로 막대한 돈을 벌어도 우리경제구조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임금인상 등을 통해 공정한 분배가 이루어지면 자연스레 소비가 늘어나고 내수가 살아난다. 그것이 소득주도 성장이다. 그런데 기업들의 천문학적인 사내유보금이 왜, 금고에 처박혀 있어야 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소상공인들이 정부에 최저임금 제도개선 촉구를 요구하며 집회를 열고 있는 모습.

대기업들은 “투자처를 찾지 못했다”고 말한다. 일견 그럴싸하게 들리지만 따져보면 이 돈은 ‘공정한 분배’로 내수시장에 쏟아져야 할 돈들이다. 기업들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사내보유금이 우리경제의 매우 중요한 포인트가 아닐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많은 국민들은 거짓 프레임에 갇혀 현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고 자영업자들은 야당의 기망에 휘말려 궐기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는 상황이다.


우리나라 인구가 5천만 명이 조금 넘는데 자영업자가 580만 명이라 할 말을 잊는다. 미국처럼 중소기업이 많은 나라도 인구비례 120대 1 정도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9명이 자영업 한 개를 먹여 살릴 수 있겠는가.


그것도 경제력이 뒷받침 되는 비율은 4.5명에 불과하다. 게다가 중대형상가까지 더하면 3명이나 될지 모를 일이다. 이런 구조적 문제를 간과하고 창업을 해 안 되면 정부를 탓하면 누군들 해결방법이 있을 수 있겠는가?


모든 국민들은 작금의 상황에 책임이 있다.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비판하는 것은 국민으로서 너무나 당연한 권리이다. 그러나 가짜 프레임에 갇혀 아무런 기본상식도 없이 막무가내로 비판하는 건 어리석은 행동이다.


자영업자들이 힘들다는 건 충분히 이해를 하지만, 이것은 수요와 공급의 구조적인 문제인 만큼 서둘러 다른 대안마련이 필요하다. 그 대안으로 파산도 고려해야 한다. 안 되는 것을 붙들고 있으면 스트레스만 쌓일 뿐이다.


누구든 사업을 하다보면 실패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실패를 긍정으로 전환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투자한 돈은 잃어버린 게 아니라 소중한 경험을 산 것이다. 정부 역시 이런 당면한 자영업문제를 구제할 수 있는 정책마련이 시급하다.


정부부처는 지금 당장이라도 무분별한 창업에 제동을 걸어야 하며, 자영업 창업에 앞서 상담을 거치는 시스템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것이 국민의 안녕과 상생을 위하는 포용국가로 가는 지름길이며 복지국가로 나아가는 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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