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조건 안 지켰나… 공정위, 시정조치 미이행 심의 개시

e산업 / 임태경 기자 / 2026-10-02 09: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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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제주 노선 좌석 축소로 이행강제금·고발 의견 제출… 괌 노선 완화 요청은 기각 판단
공급좌석 90% 유지 의무 위반 혐의… 공정위 사무처, 고발 및 이행강제금 부과 의견 제시
▲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한항공-아시아나 기업결합 시정조치인 ‘공급좌석 90% 유지 의무’를 위반하고 청주-제주 노선의 좌석을 줄인 대한항공·진에어·아시아나항공에 대해 이행강제금 부과 및 고발 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를 송부하고 본격적인 심의 절차에 착수했으며, 수요 감소를 이유로 괌 노선의 의무 완화를 요청한 5개 항공사의 신청에 대해서도 사정변경 미인정을 이유로 기각 의견을 제출해 향후 전원회의 최종 판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newsis)

 

대한항공 계열 항공운송사업자들이 대한항공-아시아나 기업결합 과정에서 부과된 시정조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혐의와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의 절차가 시작됐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 사무처는 지난달 30일 대한항공·진에어·아시아나항공 등 3개 항공운송사업자가 청주-제주 노선에서 공급 좌석 유지 의무를 위반한 혐의에 대한 심사보고서를 위원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이와 함께 대한항공·진에어·아시아나항공·에어부산·에어서울 등 5개 사업자가 인천-괌 및 부산-괌 노선의 공급좌석 유지 의무를 완화해 달라며 요청한 시정조치 변경 신청에 대해서도 심사보고서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두 사건에 대한 심의 절차가 개시됐으며, 공정위 사무처는 피심인들에게 심사보고서를 송부했다. 다만 공정위는 심사보고서가 심사관이 조사 과정에서 파악한 위법성과 조치의견을 기재한 문서로, 위원회의 최종 판단을 구속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향후 독립된 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판단이 내려질 예정이다.

◇ 청주-제주 노선, 2019년 대비 공급좌석 90% 미만으로 축소

이번 사건의 핵심은 대한항공-아시아나 기업결합 승인 당시 부과된 공급좌석 유지 의무다.

공정위는 기업결합을 승인하면서 경쟁제한 우려가 높은 국제노선 26개와 국내노선 8개에 대해 구조적 조치와 행태적 조치를 병행해 부과했다.

구조적 조치는 경쟁제한 우려가 높은 노선의 슬롯과 운수권을 다른 항공사에 이관하는 조치이며, 행태적 조치는 공급 좌석수 축소 금지, 좌석 평균 운임 인상 한도 초과 금지, 좌석 간격 및 무료 수화물 등 주요 서비스 품질 유지 등으로 구성됐다. 구조적 조치가 완료되면 행태적 조치 준수 의무는 해제된다.

이 가운데 공급 좌석수 축소 금지 의무에 따라 피심인들은 기업결합일인 지난 2024년 12월 12일부터 구조적 조치 완료일까지 연도별 공급좌석 수를 2019년 같은 기간 대비 90% 미만으로 축소해서는 안 된다.

공정위 사무처에 따르면 대한항공·진에어·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024년 12월 12일부터 지난해 12월 31일까지 청주→제주 및 제주→청주 노선에서 공급 좌석 수를 2019년 같은 기간 대비 90% 미만으로 축소해 공급했다.

심사관은 이를 기업결합 승인 당시 피심인들에게 부과된 공정위 시정조치를 이행하지 않은 행위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16조 제1항에 따라 피심인들에게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고, 같은 법 제125조에 따라 피심인들을 각각 고발하는 의견을 제시했다.

◇ 대한항공 등 5개사 “괌 수요 감소... 공급좌석 기준 70%로 완화 요청”

대한항공 등 5개 사업자는 인천-괌 및 부산-괌 노선에 대한 시정조치 변경도 요청했다.

대한항공·진에어·아시아나항공·에어부산·에어서울은 인프라 악화와 여행 트렌드 변화 등으로 괌의 관광지로서의 수요가 감소했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들 사업자는 대체 항공사의 신청이 없더라도 피심인이 슬롯을 자진 반납할 경우 구조적 조치가 완성된 것으로 인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공급좌석 유지 의무 기준을 기존 2019년 대비 90%에서 70%로 낮춰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심사관은 이 같은 변경 요청이 시정조치 변경요청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시정조치 변경 사유가 되는 ‘사정변경’은 위원회가 시정조치를 최종 확정한 변경처분 의결일인 2024년 12월 24일 이후 발생한 사정이어야 한다.

심사관은 인천-괌 및 부산-괌 노선의 시정조치 이행과 관련한 제반 사정을 검토한 결과, 변경처분 이후 해당 노선의 시정조치 이행이 곤란하게 된 새로운 사정변경이 발생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이에 따라 피심인들의 인천-괌 및 부산-괌 노선 관련 시정조치 변경 요청을 기각하는 의견을 제시했다.

공정위는 향후 피심인들의 서면 의견 제출과 증거자료 열람·복사 신청, 의견진술 기회 제공 등의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피심인들의 방어권을 충분히 보장한 뒤 전원회의 심의를 거쳐 두 사건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린다는 계획이다.

공정위는 아울러 대한항공-아시아나 기업결합 시정조치의 이행 여부를 지속적으로 점검해 항공여객운송 시장에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심사보고서는 공정위 사무처가 조사 과정에서 파악한 사실관계와 위법성 판단, 조치의견 등을 담은 것으로, 향후 전원회의 심의 결과에 따라 최종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일요주간 / 임태경 기자 allonbeb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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