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진산전, 하도급 '기술자료 요구 서면' 묵살... 비밀유지 불이행으로 과징금 '철퇴'

e산업 / 이수근 기자 / 2026-06-05 15: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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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하도급법 위반 적발 시정명령과 함께 제재... 기술자료 요구 절차 위반도 엄정 대응 예고
11건 기술자료 무단 요구 및 비밀유지 불이행 우진산전… 공정위, 과징금 1억 2600만 원 부과
"우진산전, 발주처 제출 및 유지보수 핑계로 수급사업자 핵심 기술자료 요구서 없이 수령"
▲ (사진=우진산전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철도차량 및 전기버스 제조업체인 ㈜우진산전이 중소 수급사업자의 핵심 기술자료를 요구하는 과정에서 법정 절차를 위반해 사정당국의 철퇴를 맞았다. 

 

4일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에 따르면 우진산전은 철도차량 축전지와 전기버스 배터리팩 제조를 위탁하며 도면 등 총 11건의 기술자료를 이메일로 요구·수령하면서도, 하도급법상 의무화된 ‘기술자료 요구 서면’을 교부하지 않고 일부 자료에 대한 비밀유지계약조차 체결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가 실제 기술 유용 여부와 무관하게 수급사업자의 기술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예방적 절차 위반 행위 자체를 엄단한 사례라고 밝히며, 우진산전에 시정명령과 함께 총 1억 26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향후 하도급법상 정액과징금 상한을 100억 원으로 상향하는 등 제도 개선에 속도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 보안 장치 된 설계·정비 지침서 요구하면서 최소한의 법적 절차 패스


하도급법 위반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우진산전은 축전지에 대해서는 2021년 1월부터 2월까지 구성품 설명서, 2D·3D 도면, 고장 및 소요재료 명세서 등 기술자료 8건을 이메일 등으로 요구·수령하면서 기술자료 요구 서면을 교부하지 않았다. 배터리팩에 대해서는 2022년 1월부터 4월까지 유지관리 지침서, 모니터링 프로그램 및 매뉴얼 등 기술자료 3건을 이메일 등으로 요구·수령하면서 마찬가지로 기술자료 요구 서면을 교부하지 않고, 비밀유지계약도 체결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자료=공정위 제공)

 


이들 기술자료는 수급사업자가 직접 작성한 수급사업자의 자료다. 수급사업자는 해당 기술자료를 비밀문서임을 표시하고, 접근인원 제한, PC 비밀번호 설정, 임직원 보안교육 실시 등을 통해 철저히 비밀로 관리해 왔다. 

 

자료의 내용을 살펴보면 △ 수급사업자의 축전지 제조에 필요한 설계자료로서, 축전지의 규격에 따른 적용 범위 및 구성, 부품, 기술사양, 축전지 부품에 대한 고장률, 고장유형, 유지보수 작업 정보, 명칭, 재질, 규격 등에 대한 정보가 기재된 자료와, △ 배터리팩의 유지보수 및 배터리팩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수급사업자가 작성한 자료로서, 배터리팩의 구성도, 전장부품 조립도 등 배터리팩 사용 및 정비와 점검에 필요한 정보를 포함하고, 배터리팩의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해 표시하며, 프로그램 사용법 등에 대한 정보가 기재된 자료다. 이는 결과적으로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고 기술상 우위를 얻을 수 있어 경제적 가치가 높은 자료로 평가된다.

공정위는 우진산전이 발주처에서 요구하는 축전지에 관한 정보를 제출하거나 수급사업자의 하자보수기간 종료 후 배터리팩 유지보수 관리 등을 위해 이 사건 기술자료를 요구하면서, 수급사업자에게 요구목적, 권리귀속관계, 대가 등 법령이 정하는 사항에 대해 법정서면을 교부하지 않았으므로 하도급법 제12조의 3 제2항에 위반된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수급사업자에게 배터리팩 관련 기술자료를 제공받는 날까지 해당 기술자료의 범위, 기술자료를 제공받아 보유할 임직원의 명단, 비밀유지의무 및 목적 외 사용금지, 위반 시 배상 등 법령이 정하는 사항에 대해 비밀유지계약도 체결하지 않았으므로 동법 제12조의 3 제3항에도 위반된다고 보았다. 다만 조사 과정에서 실제 기술 유용 행위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조치는 기술 유용 여부와 별개로 수급사업자의 기술 유용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절차 위반’ 자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이를 엄중히 제재한 사례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우진산전에 시정명령(향후 금지명령) 및 과징금 총 1억 2600만 원을 부과하기로 의결했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기술자료 유용 행위뿐 아니라 사전 예방을 위한 절차 위반 행위도 집중적으로 감시해 나갈 것”이라며 “기술유용, 기술자료 요구 서면 미교부 등 하도급법 위반행위를 억제하기 위한 정액과징금 한도 상향과 부과기준 합리화 등 과징금 제도 개선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하도급법상 정액과징금 상한을 현행 20억 원에서 100억 원으로 상향하는 법안이 2026년 2월 발의됐으며, 하도급법상 과징금 부과기준 합리화 등 과징금 고시 개정안도 2026년 4월 30일부터 5월 20일까지 행정예고를 마친 상태다.
 

 

일요주간 / 이수근 기자 lee85019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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