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단체장 민주당 몰아줬지만 재·보궐선거선 국민의힘 4석 추가 확보
더불어민주당, 부산·울산에 의미 있는 교두보 확보… 외연 확장에 성공
재건축·주택 공급 민감 지역서 野 승리…정부 부동산 정책 향한 경고등 켜져
재·보궐선거선 국민의힘 4석 추가... 입법부 균형 유지 국민의 절묘한 선택
정부에는 안정적 국정 운영을, 야당에는 제대로 된 대안 제시 과제 남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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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좌측),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우측). (사진=newsis) |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모두 막을 내렸다. 이번 선거는 단순한 지방선거가 아니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치러진 전국 단위 선거라는 점에서 사실상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의 성격을 띠고 있었다.
결과는 분명했다.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은 12곳, 국민의힘은 4곳을 차지했다. 4년 전 국민의힘이 12곳, 민주당이 5곳을 차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권력지형이 완전히 뒤집혔다. 민주당의 압승이자 국민의힘의 참패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이번 선거의 민심은 단순하지 않았다.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에 힘을 실어주었지만,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는 다른 메시지를 던졌다. 민심은 한쪽에 모든 권력을 몰아주기보다는 견제와 균형을 선택했다.
◇ 민주당의 압승, 지방권력 주도권 확보
이번 선거 최대 승자는 단연 더불어민주당이다.
민주당은 수도권과 충청권, 호남권은 물론 강원과 제주에서도 승리했다. 특히 충청권 전역을 석권한 것은 상징성이 크다. 충청은 역대 선거마다 전국 민심의 바로미터 역할을 해온 지역이다. 이곳에서 압승했다는 것은 전국적인 지지 기반을 확보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더욱 주목할 부분은 영남권이다. 민주당은 부산과 울산을 탈환하며 보수정당의 전통적 기반으로 여겨졌던 부·울·경 지역에 의미 있는 교두보를 구축했다. 과거 민주당이 수도권과 호남 중심 정당이라는 평가를 받았다면, 이번 선거를 통해 외연 확장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이번 결과로 민주당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정책 연계가 한층 수월해졌다. 주요 국정과제와 지역개발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강력한 행정 기반도 확보하게 됐다.
◇ 국민의힘, 참패 속에서도 마지막 보루 지켰다
국민의힘에게 이번 지방선거는 뼈아픈 결과였다.
4년 전 12곳의 광역단체장을 보유했던 정당이 이제는 서울·대구·경북·경남 4곳만 남게 됐다. 충청권과 강원권에서 사실상 전패했고, 부산과 울산까지 내주면서 지방권력의 주도권을 상실했다.
그럼에도 완전한 패배로만 볼 수는 없다.
가장 상징적인 서울시장 선거에서 오세훈 후보가 출구조사의 열세를 뒤집고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서울을 지켜냈다. 서울은 대한민국 정치·경제·행정의 중심이다. 서울 수성은 국민의힘 입장에서 최소한의 방어선이자 향후 재도약의 발판이 됐다.
또한 경남을 지켜낸 것도 의미가 적지 않다. 만약 서울과 경남마저 내줬다면 국민의힘은 사실상 지방권력에서 완전히 밀려났을 것이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분명한 경고를 담고 있다. 국민의힘은 패배 원인을 냉정하게 분석하고 당의 정체성과 리더십을 재정비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 재·보궐선거가 보여준 민심의 균형감각
이번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는 지방선거 못지않게 중요한 의미를 남겼다.
최종 결과는 민주당 9석, 국민의힘 4석, 무소속 1석이었다.
표면적으로는 민주당이 더 많은 의석을 차지했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재·보궐선거 대상 지역 14곳 가운데 기존 민주당 계열 의석이 13석이었다. 결국 민주당은 4석을 잃었고 국민의힘은 4석을 추가 확보했다.
국회 의석수 역시 민주당은 165석에서 161석으로 줄었고 국민의힘은 107석에서 110석으로 늘었다.
이는 민심이 지방정부 운영권은 민주당에 맡기되 국회에서는 일정 수준의 견제 기능을 유지하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평택을에서 국민의힘 유의동 후보가 승리한 점은 수도권 교두보 확보라는 의미를 갖는다. 부산 북갑에서는 무소속 한동훈 후보가 당선되며 향후 보수 진영 재편의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
◇ 여야 모두 숙제를 안았다
민주당은 지방선거 압승이라는 성과를 얻었다. 그러나 재·보궐선거에서는 안방이라 불리던 지역에서 4석을 내줬다. 이는 승리에 취해 독주해서는 안 된다는 민심의 경고로 읽힌다.
국민의힘은 지방선거에서 크게 패배했지만 재·보궐선거를 통해 의석을 늘리며 최소한의 견제력을 확보했다. 그러나 지방권력 붕괴라는 현실을 외면할 수는 없다. 당 쇄신과 리더십 재정비가 시급한 상황이다.
결국 이번 선거는 민주당에는 "국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라"는 주문을, 국민의힘에는 "제대로 된 대안을 제시하라"는 과제를 동시에 안겨준 셈이다.
◇ 선관위, 더 이상 국민 신뢰를 잃어서는 안 된다
이번 선거에서 또 하나의 논란은 송파구 투표용지 부족 사태였다.
선거 당일 여러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바닥나 시민들이 장시간 대기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사후 확인 결과 전체적으로는 투표용지가 남아 있었음에도 배분 실패와 현장 대응 미숙이 문제의 원인으로 드러났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일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 대선 당시 소쿠리 투표 논란에 이어 이번에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했다. 선관위의 반복되는 관리 부실은 선거 결과와 무관하게 국민 불신을 키우고 각종 음모론과 부정선거 논란의 빌미를 제공하게 된다.
선거의 생명은 공정성과 신뢰다. 선관위는 헌법기관이라는 지위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뼈를 깎는 혁신과 철저한 책임 규명을 통해 국민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관계자에 대한 엄정한 책임 추궁과 제도 개선도 뒤따라야 한다.
◇ 민심이 정치권에 던진 숙제
6·3 선거의 민심은 생각보다 분명했다.
유권자들은 지방정부 운영의 주도권은 더불어민주당에 맡겼다.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민주당에 12곳을 안겨주며 국정 운영에 힘을 실어주었다. 반면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는 민주당 의석을 줄이고 국민의힘과 무소속 후보들에게 일부 의석을 내주며 견제 기능도 함께 부여했다. 행정권은 밀어주되 입법부에서는 균형을 유지하라는 국민의 절묘한 선택이었다.
이번 선거에서 또 하나 눈여겨볼 대목은 수도권 부동산 민심이다. 서울을 비롯해 성남, 과천, 하남, 용인 등 부동산 시장의 영향을 크게 받는 지역에서 국민의힘 후보들이 승리했다. 이들 지역은 재건축·재개발, 주택 공급, 세금 정책 등 부동산 문제에 가장 민감한 곳으로 꼽힌다. 지방선거임에도 유권자들이 지역 현안 못지않게 부동산 정책을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삼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는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만이 폭발한 것으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시장의 불안과 정책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는 사실을 드러낸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주택 공급과 집값 안정이라는 과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수도권 민심은 향후 총선과 대선에서 더욱 강한 형태로 표출될 가능성이 있다. 역대 정부가 부동산 문제로 흥망을 경험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가볍게 넘길 신호가 아니다.
국민의힘 역시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서울을 지키고 재보선에서 의석을 늘리는 성과를 거뒀지만, 지방권력의 주도권을 민주당에 넘겨주며 전국 정당으로서의 경쟁력 회복이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 민주당 또한 압승에 도취할 상황은 아니다. 재보선에서 드러난 견제 심리와 수도권 부동산 민심의 경고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결국 이번 6·3 선거는 민주당에게는 “국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라”는 권한을, 국민의힘에게는 “제대로 견제하고 대안을 제시하라”는 역할을 부여한 선거였다. 동시에 정부에는 부동산과 민생 문제 해결이라는 무거운 숙제를 안겼다. 승자는 있었지만 모든 것을 얻은 정당은 없었고, 패자는 있었지만 완전히 퇴장당한 정당도 없었다. 이제 공은 다시 정치권으로 넘어갔다. 국민이 보낸 경고와 기대를 누가 더 무겁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이번 선거의 진정한 승자가 결정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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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훈 시사평론가 |
일요주간 / 이재훈 시사평론가 kor678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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