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운영 비대면 익숙한편, 집필에도 획기적 변화
현재 힘든 상황도 즐겁게 대처하면 ‘능히 극복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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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출판SUN ‘정선모 대표’ |
● 코로나 정국이 1년 이상 지속되고 있다. 최근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한층 강화되면서 일상 생활에 많은 지장을 받고 있다. 올해를 마무리하면서 본인에게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 2020년은 전 세계 모든 이들이 유례없는 고통을 겪었던 한 해였습니다. 우리 집도 예외는 아니었지요. 상해에서 근무하던 아들네가 1월 24일 설을 쇠러 귀국했다가 중국이 봉쇄령을 내리는 바람에 들어가지 못하고 우리 집에서 6개월 이상 같이 지내야 했습니다.
한 달 만에 아들은 겨우 비행기 표를 구하여 직장에 복귀했지만, 며느리와 손녀 둘은 결국 들어가지 못했고, 학교 수업도 줌을 통해 들어야 했습니다. 국제학교에 다니던 두 손녀의 반 친구 및 선생님들 역시 겨울방학을 맞아 각 나라로 나갔다가 모두들 발이 묶이는 상황이 되었지요.
어느 나라에 있든, 줌을 통해 같은 시간에 접속하여 서로 인사를 나누고 공부하는 모습을 보며 전 세계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고, 언택트 시대가 급격하게 도래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주말부부인 딸 가족까지 8명의 대가족으로 산 6개월 동안 우리 가족은 많은 것을 경험했습니다. 처음에는 가족이라도 서로 불편한 점이 많았는데 조금씩 서로 양보하고 배려하며 적응해 나갔습니다.
역할 분담을 철저히 하여 누구 한 사람에게 쏠리지 않도록 일을 분산시켰고, 감정을 다스리는 법도 배워나갔습니다. 특히 손주들에게는 더불어 같이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배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 조만간 2021년 신년을 맞게 된다. 새로운 변신과 혁신을 거듭 추구하고 계시는 것으로 알고 있다.
▼ 가장 큰 변화는 마음 놓고 사람들을 만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사업은 만남에서 이루어지는데 만날 수조차 없으니 어려움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책을 만드는 일은 비대면으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을 이번 기회에 터득했습니다.
제가 부회장으로 있는 핸드폰책쓰기코칭협회의 발족 기념으로 펴낸 ‘코로나19 이후의 삶, 그리고 행복’은 저자 54명이 원고를 모으고 책을 발간하기까지 두 달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예전 같으면 54명의 저자와 메일로 원고와 교정지를 주고받느라 몇 달이 걸렸을 일을 구글 드라이버 공유 문서와 핸드폰 활용기술을 통해 저자와 출판사가 실시간으로 원고를 업로드하고 교정할 수 있어 가능했던 일입니다.
이러한 일을 통해 앞으로 출판계에도 큰 변화의 바람이 불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 선봉에 핸드폰책쓰기코칭협회가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낍니다. 책을 쓰고 싶지만, 엄두가 나지 않는 분들을 위해 새해에는 더욱 많은 강의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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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가족은 낮이든 밤이든 틈날 때마다 걸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산책하다 보면 어느새 마음이 가라앉고 평안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
● 오랫동안 ‘코로나 바이러스’ 지속으로 관련 스트레스가 심각하다. 어떻게 현명하게 대처하고 있는지!
▼ 가족끼리 붙어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서로 불평불만이 생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함께 사는 외손주가 막 사춘기로 접어들고 있어 감정의 기복이 심할 때가 종종 있는데 그럴 때마다 딸과 함께 산책을 나섭니다.
산책하다 보면 어느새 마음이 가라앉고 평안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그래서 우리 가족은 낮이든 밤이든 틈날 때마다 걸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집 주위에 산책할 수 있는 곳이 많아 그때그때의 기분에 따라 숲속 둘레길이나 당현천길, 공원 등 산책로를 정하는데 걷다 보면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것을 느낍니다.
당현천을 걸으면서 오리나 왜가리, 잉어들을 보거나 천변 주위에 심어놓은 꽃을 보며 산책하는 즐거움을 만끽합니다. 자연이 주는 위안은 그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 없지요. 하루도 빠짐없이 걷는 것으로 부족한 운동량도 채울 수 있고, 잠시나마 가족 간의 거리도 둘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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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야 할 일을 찾아 즐겁게 하려고 노력하다 보면 지금의 힘든 상황도 조만간 지나갈 것입니다. |
● 이전보다 IT 관련 비대면 도구들을 잘 활용하여 업무에 적절하게 활용하고 있는지?
▼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는데 비대면으로 얼마든지 책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에 타 업종에 비해 코로나로 인한 어려움은 크게 느끼지 않고 있습니다. 비대면으로 책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그에 필요한 컴퓨터나 핸드폰을 활용한 기술에 익숙해야 하고, 그러한 기술을 모르는 저자들에게 활용법을 알려주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한 번만 배우면 누구나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핸드폰으로 책쓰기 기술을 전파하고 있습니다.
또한, 클라우드를 활용하여 언제 어디서는 업무가 가능하다는 것을 저자들에게 알려주고 있어 책을 발간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컴퓨터와 핸드폰, 그리고 스마트 TV를 연결하면 큰 화면을 통해 교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시니어들도 예전보다 훨씬 쉽게 책을 펴낼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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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대 로마의 도시 폼페이에서 ‘손자등 가족들과 소확행’ |
● 이전에 잘 실감하지 못했지만 놓치고 생활했던 부문! 즉, 소확행(小確幸)의 관점에서 매사 감사함은 어떻게 다가오고 있나?
▼ 코로나 사태를 통해 새삼 일깨운 것은 ‘내 삶에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하는 화두를 던져준 것입니다. 성공을 위해 앞만 보며 달려왔던 걸음을 멈추고, 삶의 우선순위에 대해 고민하게 했던 것이지요.
첨단기술 분야에서 일하는 아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화려한 경력을 위해 눈코 뜰 새 없이 달리던 아들도 정작 중요한 것은 이름 앞에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직함을 다는 것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가족을 안전하게 지키는 것이라는 사실을 깊이 깨닫게 된 기회였다고 말할 정도로 이번 사태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삶’에 대해 깊이 성찰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나 하나만 안전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내 주위의 모든 이들이 안전해야 나도 안전할 수 있다는 연대의식을 강하게 인식하게 된 계기였습니다, 마스크는 나를 지키기 위한 것도 있지만, 다른 사람을 위해서도 꼭 써야 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환경에 대해서도 좀 더 깊이 있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가급적 친환경제품을 쓰고, 쓰레기를 덜 버리기 위한 노력도 하고 있습니다.
평소에 여행을 무척 좋아하여 나름대로 해외여행도 많이 다녔지만, 이제는 그럴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찾아낸 것이 내가 사는 동네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무심코 지나쳤던 곳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올해처럼 많이 느낀 적도 없습니다.
산책길에서 발견한 화사한 벚꽃길, 나비공원에서 찾은 청정한 숲길, 새끼오리를 훈련하는 어미오리의 모습을 자세히 볼 수 있었던 것 등은 올해 우리 동네를 산책하며 발견한 것들입니다.
늘 먼 곳을 찾아다니느라 정작 내 주변의 좋은 곳을 놓치며 살아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당분간 여행은 힘들겠지만, 그에 못지않게 갈만한 곳이 많다는 것을 자신의 주변을 조금만 돌아보면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코로나로 인해 아무리 힘들어도 자신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해야 할 일을 찾아 즐겁게 하려고 노력하다 보면 지금의 힘든 상황도 조만간 지나갈 것입니다.
■ 프로필
도서출판SUN 대표, 수필가
한국액티브시니어협회 부회장
핸드폰책쓰기코칭협회 부회장
한강문학작가회 회장
[일요주간 = 소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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