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로봇·자율주행 양산 로드맵 제시… "2028~2029년 본격화"

e산업 / 이수근 기자 / 2026-11-05 09:4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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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V 확대·신차 효과로 실적 개선 기대…로봇·SDV 사업은 2028년 이후 가시화
아틀라스 생산체계·엔비디아 협력 SDV 추진… 새만금 데이터센터 2029년 목표
미국 시장 3분기 점유율 6.6% 기록… 내수·유럽도 신차 효과 기대
▲ 현대차그룹 양재사옥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가 신차 출시와 하이브리드차(HEV) 판매 확대를 통해 본업의 실적 회복을 추진하는 가운데 로봇과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인공지능(AI) 인프라 등 미래사업 투자를 병행하고 있다. DB증권은 본업에서 창출하는 현금흐름이 미래사업의 성과로 이어지는지가 기업가치 재평가의 핵심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남주신 DB증권 연구원은 5일 발간한 현대차 기업분석 보고서에서 투자의견 '매수(BUY)'와 목표주가 50만 원을 유지했다. 4일 종가인 28만 3500원 대비 상승 여력은 76.4%로 제시했다.

남 연구원은 지난 2~4일 진행한 국내 기업설명회(NDR)에서 투자자들의 주요 관심사가 2027년 본업의 현금창출력이 2028~2029년 미래사업의 가시화 시점까지 이어질 수 있는지, 투자와 주주환원의 균형을 어떻게 설정할지에 집중됐다고 설명했다.

◇ “현대차, 제네시스 HEV 통해 프리미엄 시장 공략”


미국 시장에서는 현대차의 점유율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시장점유율은 올해 1분기 6.0%에서 2분기 6.3%, 3분기 6.6%로 높아졌다. DB증권은 HEV 라인업 확대와 2027년부터 투입할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가 미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는 주요 요인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차는 HEV 미출시 차급에 신차를 추가하고 제네시스 HEV를 통해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도 나설 계획이다. HEV는 내연기관차(ICE)보다 판매가격이 높지만 원가 상승 폭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고, 공용 부품을 활용할 수 있어 수익성 측면에서도 유리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확보한 수익성을 전기차(EV) 투자의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EREV는 2027년 싼타페를 시작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엔진이 발전을 담당하고 전기모터가 바퀴를 구동하는 방식으로, 순수 전기차보다 작은 배터리를 사용하면서도 긴 주행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 충전 인프라와 주행거리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를 겨냥한 전동화 전략이다.

내수시장에서는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과 신차 출시 지연이 10월 판매 회복을 제약한 요인으로 지목됐다. 신차 재고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판매가 시작되면서 추가 근무에 따른 생산 증가가 곧바로 판매 확대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회사는 아반떼와 투싼 등 신차 생산 및 출고가 늘어나는 11~12월부터 회복세를 기대하고 있다.

다만 신차별 초기 시장 반응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아반떼는 신규 사양 적용에 따른 가격 인상으로 초기 가격 저항이 예상보다 컸던 반면, 투싼은 가격 책정 과정에서 소비자 부담을 고려해 계약 반응이 양호한 것으로 파악됐다. 제네시스 HEV와 싼타페 부분변경 모델 등의 출시 효과도 향후 내수 회복 요인으로 꼽혔다.
 

▲ 차세대 전기차 '아이오닉 3(IONIQ 3)'.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 “유럽 시장, 2027년 아이오닉3 통한 판매 회복 기대”


유럽에서는 기존 차종 단산과 후속 모델 투입 지연에 따른 판매 공백이 부진의 원인으로 제시됐다. 연간 약 60만대를 판매하는 유럽 시장에서 연간 약 7만대 규모를 담당했던 i10이 2025년 말 단산됐지만, 후속 역할을 맡을 아이오닉3의 출시가 부품 수급 문제 등으로 늦어졌다. 당초 8월 투입 계획과 달리 10월 중순부터 판매가 본격화된 만큼 2027년에는 아이오닉3를 통한 판매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다만 신차 판매 확대가 곧바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생산 정상화에 따른 고정비 부담 완화가 예상되지만 높은 원재료 가격과 원화 강세, 유럽 시장의 인센티브 부담이 이익 개선의 제약 요인으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신차의 초기 계약이 실제 출고와 판매 증가로 이어지는지, HEV 판매 확대가 판매 구성과 수익성 개선에 기여하는지가 주요 점검 대상이다.

미래사업에서는 로봇과 SDV, AI 인프라의 단계별 사업화 일정이 제시됐다. 로보틱스 부문은 2028년 양산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로봇 훈련 실증시설이 가동되기 시작했으며, 아틀라스를 활용한 데이터 수집도 진행하고 있다. 초기에는 부품을 순서대로 배치하는 시퀀싱 작업에 적용하고, 2030년에는 조립라인까지 활용 범위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SDV는 엔비디아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상용화와 자체 자율주행 AI 개발을 병행한다. 2027년까지 SDV 페이스카(Pace Car)를 선보이고, 2028년 하반기에는 엔비디아 기반 레벨2+(Lv2+) 기능을 적용한 차량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후 2029년에는 자체 아트리아 AI 기반 차량을 선보이는 것이 목표다.

자율주행 기술 확보를 위한 실증도 진행하고 있다. 광주에서 아이오닉5 개조 차량을 활용해 실제 도로 주행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으며, 2028년부터는 양산 차량에 공용 센서를 적용해 다양한 국가의 주행 데이터를 확보할 계획이다. 이를 자체 자율주행 AI 고도화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 보스턴다이나믹스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개발형 모델’.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 “로봇, 자율주행 등 주요 미래사업의 양산 일정 2028~2029년에 집중”
AI 인프라 구축에서는 새만금 데이터센터의 2029년 가동을 목표로 관련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외부 협업과 국민성장펀드 등 외부 재원 활용도 논의 중이며, GPU 5만장 확보와 관련한 그룹 차원의 협의도 진행하고 있다. 다만 구체적인 조달 규모와 재원 비중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DB증권은 주요 미래사업의 양산 일정이 2028~2029년에 집중된 만큼 2027년에는 중간 성과를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자율주행 페이스카의 도로 주행 성과와 로봇 생산법인(RA)의 사업 구조 및 생산시설 투자계획 등이 주요 확인 사항으로 꼽혔다. 그룹 내 현대차의 사업 참여 방식과 수익 귀속 구조가 구체화될수록 미래사업의 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기반도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계획은 집행 시기를 조정할 수 있는 설비투자(CAPEX)를 중심으로 재검토됐다. 현대차는 2026년 연간 총투자계획을 기존 17조 6000억 원에서 16조 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대형 거점 확대 투자 등을 이연한 것으로, 조정된 1조 6000억 원은 전체 투자계획의 감소분이며 연구개발(R&D) 삭감 규모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신차 개발과 미래 기술 확보를 위한 투자는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SDV 플랫폼 개발은 기아와 공동으로 진행해 양사의 판매 규모를 활용하고 개발비와 향후 감가상각 부담을 분산할 계획이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 속도가 예상보다 더디지만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배터리 원가와 성능 개선 등 제품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는 지속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주주환원 정책도 투자자들의 주요 관심사였다. 현대차는 2024년 발표한 3년간 4조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미래사업 투자 수요와 실적 여건 등을 고려해 재검토하고 있다. 관세 부담과 경쟁 심화로 경영환경이 달라진 가운데 전기차와 SDV, 로보틱스 등 미래사업 투자를 병행해야 하는 만큼 남은 재원을 자사주 매입·소각과 미래 투자에 어떻게 배분할지 이사회에서 논의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기존 자사주 매입 계획의 철회 여부나 축소 규모, 변경 시점은 결정되지 않았다. 향후 자사주 매입 시 우선주 비중을 높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기존 주주환원 과정에서 우선주에 상대적으로 높은 비중을 부여했지만 시장에서 평가하는 할인율을 충분히 축소하지 못했다는 점을 경영진도 인지하고 있으며, 보통주와 우선주의 적정 매입 비중을 논의 중이다.

남 연구원은 환율과 관세, 경쟁 심화에 따른 부담에도 신차 출시와 HEV 판매 확대를 바탕으로 본업 이익이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2026년 기업설명회(CID)에서 제시한 제품 생애주기 전반의 원가혁신도 중기 수익성 개선 요인으로 평가했다. 원가율 3%포인트 개선과 연간 5조 원 이상의 원가절감 목표가 실제 성과로 이어지는지가 향후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DB증권은 본업의 현금창출력 회복과 로봇·SDV 사업의 단계적 가시화를 고려해 현대차에 대한 중장기 매수 관점을 유지했다.

 

 

일요주간 / 이수근 기자 lee85019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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