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선의 경제프리즘] 관세를 견디는 산업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칼럼 / 서정선 칼럼니스트 / 2026-02-23 10: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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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정선 칼럼니스트

 

[일요주간 = 서정선 칼럼니스트] 우리는 오랫동안 같은 공식을 믿어왔다. 관세가 올라가면 공장은 다른 나라로 옮겨간다는 공식이다.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면 생산기지가 이동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난 몇 년 동안 현실은 그 공식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미국이 중국에 고율 관세를 부과했지만 중국의 생산기지는 단숨에 무너지지 않았다. 유럽의 에너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지만 독일의 철강과 화학 공장은 그대로 남아 있다. 오히려 글로벌 기업들은 기존 생산기지에 추가 투자를 했다.


왜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이 질문에 답하려면 기업이 공장을 결정하는 순간으로 들어가야 한다. 기업은 새로운 공장을 검토할 때 시장 규모부터 보지 않는다. 현금흐름 시뮬레이션을 먼저 만든다. 향후 10년 동안 전력 가격이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 금융 비용이 어느 수준에서 유지될 것인가, 세제와 규제가 얼마나 바뀔 가능성이 있는가. 이 세 가지를 먼저 계산하고 마지막에 관세를 넣는다.


독일 정부가 산업용 전력 가격 상한제를 도입한 이유는 기업이 공장을 유지할 수 있는 시간을 계산할 수 있게 만들기 위해서다. 프랑스의 장기 전력 계약과 유럽투자은행의 장기 금융도 같은 구조다. 전력 가격이 고정되고 금융 비용이 고정되면 기업의 투자 계산은 단순해진다. 관세는 더 이상 생산 이전의 이유가 되지 않는다.


캐나다의 배터리 공장은 또 다른 모델을 보여준다. 생산량에 연동된 세액공제, 장기 전력 공급 계약, 연방과 주 정부의 공동 재정 보증이 하나의 계약으로 묶였다. 기업은 10년 이상의 현금흐름을 예측할 수 있게 됐다. 지금 글로벌 기업 내부에서 통상 환경은 수출 부서의 문제가 아니다. 투자 승인 회의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가 가장 먼저 확인하는 변수다. 이 국가에서 생산을 10년 유지할 수 있는가.


한국의 기업들은 세계 최고 수준의 생산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생산을 유지하는 제도는 가지고 있지 않다. 반도체는 전력 가격을 예측할 수 없고 배터리는 장기 투자 금융 구조가 부족하며 철강은 탈탄소 비용의 장기 설계가 없다.


지금 한국에 필요한 것은 새로운 협상이 아니다. 산업 전력 장기 계약, 투자 회수 기간 연동 정책 금융, 현금흐름 기반 앵커 투자 계약이다. 앞으로의 경쟁은 수출이 아니라 생산의 위치에서 결정된다. 관세는 모든 국가에 동일하다. 그러나 산업이 남는 국가는 투자의 시간을 설계한 국가다.


산업 유지 시스템 핵심 개념
IRA(보조금·세액공제·에너지 인프라 결합 구조)
CBAM(탄소 비용을 산업 수익률 계산 구조에 연결)
앵커 투자 계약(투자 회수 기간을 국가가 보장)
통상 재무화(관세를 현금흐름 기준으로 판단)

 

 

[필자 주요약력]
現 INTERPRO H.K PEF 대표
現 일요주간 부회장
前 Proton International LLC (H.K) 법인장
前 Proton Asia PEF GP
前 Proton Asia PEF
아시아 국제 금융 법률,회계 전문위원
前 화중 테크 대표이사
前 화중아이앤씨 대표이사
前 중국 대련보세구 정부 위촉 외자유치 및 투자 구조 자문 대표
前 중국 천진 한화종합유한공사법인장
前 중국 주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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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선 칼럼니스트

서정선 칼럼니스트 / 중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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