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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근 KB국민은행장 내정자가 지난 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여의도본점으로 출근하며 기자들에게 둘러쌓여 소감을 밝히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
[일요주간 = 이수근 기자] 최근 금융권에 불어 닥친 세대 교체 바람이 대형 금융그룹 계열사 CEO 인사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1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리딩금융 KB금융은 KB국민은행장을 새로 선임하면서 세대교체의 닻을 올렸다. 올해 금융사의 세대교체 분위기는 최대 경쟁자로 자리 잡은 빅테크(대형 기술기업)나 핀테크의 젊은 CEO를 겨냥한 인적 쇄신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달 카카오페이 대표에서 모기업 카카오의 공동대표가 된 류영준 대표(44)를 비롯해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44), 박재민 토스증권 대표(40),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39) 등 1970, 80년대생들 조직을 이끌고 있다. 신한금융과 우리금융, 하나금융그룹 등 대형 금융그룹 계열사 대표 인사에 예의 주시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KB에서 젊은 은행장을 선임하면서 세대교체를 선언했기 때문에 신한금융 역시 경쟁사의 분위기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두 금융 그룹 모두 마지막 작업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리딩금융 KB금융은 주요 계열사 사장들의 교체가 예상되고 있다. 신한금융도 이르면 이번주 인사를 단행한다. 은행, 카드 등 주요 계열사 대표들이 지난해 2년 연임이 되면서 올해는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지만, 반면 주요 계열사 이외의 대표들은 세대교체 차원에서 대거 교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우리금융은 금융감독원 종합검사로 인사가 예정보다 늦춰질 전망이다. 원래 임원 인사는 이달 중에 있어야 하지만, 내년으로 넘어가고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권광석 우리은행장과 함께 1월께 한 번에 인사가 날 가능성이 점쳐진다.
하나금융은 더 이상의 연임은 없다고 선언한 김정태 회장과 함께 권길주 하나카드 대표, 윤규선 하나캐피탈 대표, 이창희 하나자산신탁 대표, 김인석 하나생명보험 대표의 임기가 내년 3월 마무리된다. 정관상 나이 70세 제한으로 더 이상의 연임이 불가능한 데다 김 회장 스스로도 연임 의지가 없다고 밝혀 10년 만에 '포스트 김정태' 체제가 구축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 계열사인 하나은행과 하나금융투자 대표 임기는 내후년 3월까지라 아직 여유가 있다.
먼저 세대교체의 바람이 불고 있는 KB금융은 조만간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를 열고 계열사 CEO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KB금융 대추위는 상시조직으로 윤종규 회장이 위원장을 맡고 있다. 사외이사인 최명희, 정구환, 권선주 이사와 비상임이사인 허인 국민은행장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최근 선임된 이재근 KB국민은행 신임 은행장이 1966년생이다. 이 행장보다 나이가 많은 계열사 CEO들은 교체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올해 임기가 끝나는 대표는 이동철 KB국민카드 대표, KB증권의 김성현, 박정림 대표, KB생명보험의 허정수 대표 등 총 8명이다. 이 중 이 신임 행장보다 나이가 많은 대표는 이동철(1961년생) KB국민카드 대표, 박정림(1963년생) KB증권 대표, 김성현(1963년생) KB증권 대표, 허정수(1960년생) KB생명 대표, 황수남(1964년생) KB캐피탈 대표, 신홍섭(1962년생) KB저축은행 대표 등이 있다. 이동철 사장의 경우는 허인 KB국민은행장과 함께 지주사 부회장으로 자리로 옮길 가능성이 제기된다. KB증권 대표들의 경우는 2019년 1월 선임돼 2+1년의 임기를 채웠다. 다만 실적이 좋아 1년 연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신한금융의 경우는 KB금융과 사정이 조금 다르다. 신한금융도 이번주 자회사 경영관리 위원회를 열고 계열사 대표 이사 선임을 시작한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위원장으로 곽수근, 박안순, 변양호, 성재호 사외이사가 참여한다.
신한은행의 진옥동 행장과 신한카드의 임영진 사장, 성대규 신한라이프 대표, 정운진 신한캐피탈 사장의 임기는 내년 12월까지 1년이 남아있다. 이들 외에는 대부분 바뀔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실제 이창구(1961년생) 신한자산운용 대표, 서현주(1960년생) 제주은행장, 배일규(1963년생) 아시아신탁, 이성용(1962년생) 신한DS 대표, 최병화(1962년생) 신한 아이타스 대표, 이기준(1961년생) 신한신용정보 대표, 남궁훈(1962년생) 신한리츠운용 대표가 모두 1960년대 초반 생이다.
다만 이영창(1961년생) 신한금융투자 대표는 유임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외부출신인 이 대표는 지난해 3월 선임된 이후 각종 사모펀드 부실 사태를 빠르게 수습하고 올해 사상 최대실적을 이끌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금융권의 이러한 세대 교체 바람이 금융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대형기술기업 빅테크, 핀테크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세대 교체 분위기가 대세라고 말하기는 아직 어렵다"면서도 "최대 경쟁자인 빅테크의 젊은 3040 CEO를 의식한 인사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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