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소액주주' 위한다던 액트, 한쪽 편 들어 도덕성 및 중립성 훼손"
고려아연 "영풍, 주주총회 컨설팅 업체와의 정상적인 계약 왜곡" 반박
"주총의 성공적인 운영과 소액주주 등 위한 주주친화적인 자문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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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의 최대주주인 영풍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관련해 주가조작, 배임 등의 의혹을 제기하고 나서면서 고려아연 측이 강력 반발하며 양 측간 경영권 분쟁이 격화하고 있다. (AI 생성 이미지) |
[일요주간 = 최종문 기자] 고려아연의 최대주주인 영풍이 지난 1일 “SM엔터테인먼트 주가조작 핵심자금 출자자는 고려아연”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해당 사건과 관련,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입장을 발표한데 이어 3일 고려아연이 행동주의 플랫폼 ‘액트’(운영사 컨두잇)와 공조해 회사에 대한 경영권 압박을 시도해왔다는 정황이 드러났다고 주장하고 나서면서 양 측의 갈등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 영풍 “공세는 사전에 기획…경영진 배임 및 법 위반 소지”
지난 3일, 영풍은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이 주주 행동주의 플랫폼 ‘액트’와 공조해, 지난해 공개매수 전부터 최대주주인 영풍을 겨냥한 전략을 사전 준비해왔다며 배임 및 자본시장법 위반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은 액트와의 계약은 소액주주 친화 안건 개발과 주총 운영 자문을 위한 정당한 컨설팅 계약이었으며, 영풍 측의 주장은 계약의 취지와 내용을 왜곡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영풍은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이 주주행동주의를 표방하는 용역 플랫폼 액트와 공조해 최대주주인 당사를 압박해온 정황이 확인됐다”며 “이는 지난해 9월 MBK파트너스와 함께 진행한 공개매수 이전부터 준비된 전략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간 최 회장 측이 주장해 온 ‘적대적 M&A 또는 피해자’ 프레임의 기반을 스스로 허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영풍 측은 액트가 2024년 9월 작성한 내부 문건에서 ‘Y사(영풍) 공격’이라는 표현이 명시돼 있으며, ▲주주명부 열람, ▲가처분 소송, ▲임시 주주대표 선임 등의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포함돼 있었다고 밝혔다. 이 문건 작성 시점이 공개매수 이전이라는 점을 들어 “공세는 고려아연 측에서 먼저 기획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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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영풍 제공) |
또한 영풍은 “액트와의 계약 일부가 최 회장의 특수관계사인 영풍정밀(현 KZ정밀)로 변경된 점, 이후 이사회 진입을 위한 협의가 지속된 점” 등을 문제 삼았다. 실제로 2025년 정기 주총 당시 영풍정밀이 이사 후보를 추천했으나 표 대결에서 패했다.
영풍은 또한 액트와 영풍정밀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 가능성도 제기했다. 영풍에 따르면 액트는 2025년 2월 작성된 문건에서 “영풍정밀 측 후보의 이사회 진입이 최우선 목표”라고 명시했으며, 이 과정에서 집중투표제 도입, 주식 현물배당 등의 주총 안건과 관련해 여러 주주들과 접촉하도록 요청받았다고 지적했다.
영풍은 이같은 행위가 자본시장법 제152조상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행위’에 해당할 수 있으며, “위임장 용지 및 참고서류 없이 활동을 전개한 점, 액트를 특별관계자로 기재하지 않은 점 등은 법적 위반 요소”라고 주장했다.
영풍 관계자는 “특정 세력이 회사의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저해하는 행위는 주주와 임직원 모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며 “법과 원칙에 따라 필요한 대응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 고려아연 “정상적 주총 자문 계약, 영풍 주장 왜곡…강력 유감”
이에 대해 고려아연은 같은 날 반박 입장을 내고, 영풍 측의 주장을 “정상적인 계약 관계를 왜곡한 것”이라며 “법적으로도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반발했다.
고려아연은 보도자료에서 “소액주주 플랫폼과는 별개로, 전자위임·기업분석 자료 제공, 주총 컨설팅 등을 포함한 ‘기업분석 및 주주행동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주총회 컨설팅 업체와 정당한 자문 계약을 체결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해당 업체로부터 시장과 주주의 관심이 집중된 고려아연 주주총회의 성공적 운영 및 소액주주를 위한 주주친화적인 안건 개발 자문을 받았다”며 “그 결과, 사외이사의 이사회 의장 선임 및 집중투표제 도입 등 주주들의 높은 지지를 이끌어낸 바 있다”고 강조했다.
고려아연은 “영풍은 당사가 영풍에 대한 공격을 위해 소액주주 플랫폼과 계약을 체결하고 비용을 지급했다고 주장하나, 이는 전혀 사실과 다르며, 계약의 실질적 내용과 목적을 왜곡한 일방적 주장”이라고 밝혔다.
또한 “구체적인 계약 내용을 왜곡하고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한 영풍 측에 강력한 유감을 표명하며, 이 같은 행위는 법적으로도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음을 경고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안을 두고 영풍은 “조직적인 경영권 공격”이라며 법적 조치를 예고하고 있고, 고려아연은 “정당한 주주권 행사”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향후 금융당국 조사 여부 및 주주 간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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