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릴레이 인터뷰] E3그룹 컨설팅 대표 ‘문정이 박사’(2)

Interview / 소정현 기자 / 2020-12-15 12:3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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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를 주제로 유튜브 제작 ‘예상외 호응’
독거노인분 자가운전으로 도시락배달 ‘큰보람’
내년에는 제 이름을 걸고 제대로 책 출간할것
▲ E3그룹 컨설팅 대표 ‘문정이 박사’

 

● 코로나 정국이 1년 이상 지속되고 있다. 최근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한층 강화되면서 일상 생활에 많은 지장을 받고 있다. 올해를 마무리하면서 본인에게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 가장 큰 첫 번째 변화는 언텍트 시대(untact, 비접촉, 비대면)의 도래라고 볼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작년 말에 잡혀있던 그 많은 프로젝트와 강의, 처음에는 한 달, 두 달 미루다가 결국은 전면 취소가 되어버렸죠.

대면 강의가 사라지고 어느덧 자리 잡은 온라인 강의, 유튜브와 온라인 기반의 콘텐츠들이 사람의 온기 대신 우리의 삶을 장악해가고 있습니다. 두 아이가 중2, 중3이라 학교 수업도 온라인 클래스로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1학기 때는 100% 온라인 클래스로만 진행되어, 교육대토론회에 참석하여 줌(ZOOM)을 교육에 도입해줄 것을 강력하게 요청드렸더니, 그나마 출석 체크는 줌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져서 아이는 귀찮아하지만, 어른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상황이 이어졌습니다. 사실, 저도 온라인으로 연결된 수업과 회의를 많이 하게 되었지만, 대면 수업보다 피로도는 높고 집중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거든요.

두 번째는 가족 간의 애착과 갈등의 양면성입니다. 처음 아이들의 온라인 수업과 남편의 재택근무, 저의 강의 취소가 겹치면서 그 진가를 발휘하는 것은 15종의 보드게임이었습니다. 아이들 지능발달에 좋고, 가족 화합에 좋고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해서 15종의 보드게임을 사놨었는데, 그냥 쌓여있었거든요.

의외로 함께 모여 보드게임 할 시간이 많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코로나가 가족이 함께할 시간을 강제적으로 만들어준 거죠. 처음 한두 달은 나름 즐거웠습니다. 안방이나 거실에 모여서 보드게임도 즐겼습니다. 또한 쿠팡이나 온라인으로 주문한 식재료로 음식을 만들어 먹으면서 버티는 것을 서바이벌이라고 생각하자고 말하면서, 남편이 김치찌개 만들기에 도전하고, 떡볶이를 아들이 만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함께 있으면 서로의 모난 부분이 더 두드러지게 보이는 법이죠. 중3 딸과 중2 아들이 말다툼과 짜증이 늘더니 어느 순간 자신의 방에서 잘 안 나오기 시작했던 겁니다. 온라인 수업은 각자의 방에서 들어야 하니 그 상황은 더 가속화되었구요. 가족 간의 사랑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거리도 필요함을 느끼는 요즘입니다.
 

▲ 언택트를 넘어 온텍트 시대에서 생존하려면 디지털 무기도 제대로 갖춰야 함을 실감하게 됩니다. 이제는 더 다양한 방법으로 교육생들과 공감 할 수 있는 무기를 갖게 되어서 행복합니다. pixbay.com

● 조만간 2021년 신년을 맞게 된다. 새로운 변신과 혁신을 거듭 추구하고 계시는 것으로 알고 있다.

▼ 코로나로 잃은 것도 많지만 얻은 것도 많습니다. 우선 대면 강의가 없어지고, 가끔 들어오는 강의도 온라인으로 연결하는 강의가 많아지면서 시간의 여유가 많아졌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먼저 시작한 게 유튜브였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스트레스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 예상하여 스트레스를 주제로 유튜브를 제작하여 올리기 시작하고, 그동안 시간도 없고 제대로 관리할 자신도 없어서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던 블로그를 시작한 것입니다.

이제 100일이 지났는데, 320개 정도의 글이 올라갔고, 많은 이웃이 생겼으며 이제는 제법 포털 검색 상위에 링크되기 시작했습니다. 전에는 제가 SNS를 전혀 안 하고 온라인 강의도 촬영을 거부(?)해 왔기에 제 이름을 검색하면 문정동이 더 많이 검색되었었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제 이름을 검색하면 문정이 박사라는 단어가 꽤 많이 검색됩니다. 주변에 멋진 분들이 많아서 그분들을 위한 글을 올려주면 가장 상위에 링크되는 글도 많네요.

그분들의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가는 것도 큰 즐거움이 되고 있습니다. 노래를 듣는 것도 좋아하고, 부르는 것도 좋아해서(경기도 연예협회 가수분과회원입니다), 매달 30~100곡 정도를 다운받고 있는데, 블로그에 좋은 노래를 글과 함께 소개하는 것도 즐겁습니다.

새롭게 도전한 모바일쇼핑 호스트는 이제 막 과정을 수료했지만, 며칠 전 아시는 분이 누룽지 촬영을 부탁하셔서 누룽지탕을 만드는 과정을 진행하여 10분 만에 촬영을 완료, 3분 정도의 유튜브 동영상을 완성했습니다.

나를 통해 무언가가 소개되고 생명력을 갖게 된다는 사실이 너무나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다음 달부터는 CBS에서 진행하는 시니어 모델 과정이 시작됩니다. 가슴 뛰는 또 다른 도전이 시작되는 것이죠.

▲ 코로나가 개개인과 사회의 우울증과 스트레스를 극대화할 것이라는 예상은 너무나 당연하게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하기에 스트레스를 주제로 유튜브 영상을 촬영하게 된 것이죠. pixbay.com

● 오랫동안 코로나 지속으로 관련 스트레스가 심각하다. 어떻게 현명하게 대처하고 있는지!

코로나가 개개인과 사회의 우울증과 스트레스를 극대화할 것이라는 예상은 너무나 당연하게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하기에 스트레스를 주제로 유튜브 영상을 촬영하게 된 것이죠. 2009년 영국 서섹스대학교 인지신경심리학 전공 데이비드 루이스 박사님은 ‘독서와 스트레스’라는 연구를 발표합니다.

거기에서 스트레스 간단 해소법 5가지를 제시하는데 1위가 독서입니다. 6분 정도가 지나면 스트레스가 68% 감소한다고 합니다. 2위는 음악 듣기로 스트레스 감소율 61%, 3위는 산책으로 54%의 감소율, 4위는 커피 마시기로 스트레스 감소율 42%, 5위는 게임으로 스트레스 감소율 21%입니다. 그래서 처음 시도한 게 보드게임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4명이 각각 2개의 팀으로 나눠서 하는 게임도 하고 개인 대항 게임도 하고, 처음에는 보드게임을 유도했는데, 어느 순간 각자의 세계에 빠지는 겁니다. 각자의 방에 들어가 책을 읽거나 폰을 들여다보고, 공부를 하고….

그래서 고민하다 생각한 게 가족이 함께 동네 한 바퀴입니다. 다행히도 호수공원이 근처에 있어서 호수를 한 바퀴 돌고 가족이 좋아하는 젤라또 맛집 ‘벨라에부오노’에 들러서 각자 좋아하는 젤라또 아이스크림을 먹는 즐거움이 쏠쏠합니다.

● 이전보다 IT 관련 비대면 도구들을 잘 활용하여 업무에 적절하게 활용하고 있는지?

▼ 디지털 울렁증이 있어서 강의 PPT만 만들 줄 알았지, 스마트폰을 거의 2G폰 수준으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몰론, 재작년부터 휴대폰으로 글쓰기, 유튜버 되기 등 수없이 많은 강의를 듣고 시도해 보았지만, 쉽지 않더군요.

그런데, 9월에 최신폰으로 바꾸면서 휴대폰으로 블로그 쓰기를 시작했고, ‘유튜버 되볼까’ 과정을 수강하면서 이제는 간단한 동영상은 휴대폰으로 만들 수 있게 되었고, 모바일쇼핑 호스트에 도전하면서 휴대폰으로 상품 소개하고 영상을 편집하는 것도 익히게 되었습니다. 정말 놀라운 변화가 아닐 수 없습니다.

블로그를 통해 교육생들과 소통하고, 온라인으로 수업을 진행합니다. 또한 수많은 강의를 하루에 여러 개 시간을 안배하여 이동하지 않고 집에서 편하게 듣습니다. 대면 교육의 아쉬움도 있지만, 더 많고 다양한 교육의 기회가 생긴 것입니다. 온라인 강의 진행을 위해 노트북도 새로 장만했습니다.

노트북에 있는 카메라와 마이크로 아무런 추가 도구 없이도 강의가 진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따로 구입했던, 화상 카메라도 이어폰도 필요가 없게 되었네요. 줌 강의 가상배경을 위해 녹색 배경천 크로마키도 구매하고, 핸드폰 삼각대와 동영상 촬영을 위한 짐벌도 구입했습니다.

언택트를 넘어 온텍트 시대에서 생존하려면 디지털 무기도 제대로 갖춰야 함을 실감하게 됩니다. 하나의 문이 닫히면 새로운 문을 열고 나가면 된다는 사실을 절감하면서, 이제는 더 다양한 방법으로 교육생들과 공감 할 수 있는 무기를 갖게 되어서 행복합니다.

▲ 왼쪽부터 ‘남편, 아들, 본인, 딸’

 

● 이전에 잘 실감하지 못했지만 놓치고 생활했던 부문! 즉, 소확행(小確幸)의 관점에서 매사 감사함은 어떻게 다가오고 있나?

▼ 아직 제 이름을 걸고 제대로 책을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공저한 수필집과 인터뷰 모음집, 역서 등 제 이름이 들어간 책은 6권이네요. 올해는 우물쭈물하다 책 한 권 쓰겠다는 목표도 이루지 못한 채 한 해가 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책쓰기를 시작했습니다. 내년에는 꼭 책 한 권이 나올 것입니다.

온라인으로 강의를 진행하게 되고 대면 강의가 많이 없어지면서 여유가 생긴 시간, 하지만 누군가를 만나는 건 어느 순간 민폐로 여겨지게 되었죠. 그래서 저에게 찾아온 소확행은 책 읽기와 글쓰기, 프로그램 개발입니다.

책 읽어주는 어플을 깔아서 집안일을 하면서 책을 듣고(?), 블로그를 통해 호주와 캐나다, 미국에 있는 분들과 서로의 일상을 나누고, 온라인으로 말레이시아에 계신 교수님과 함께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일주일에 3, 4번은 온라인으로 연결된 강의를 듣고 강의를 합니다. 온라인으로 강의할 때는 선물을 드릴 수 없으니 문제를 맞히거나 멋진 댓글을 남겨주신 분, 적극적인 반응을 해주신 분들에게 강의가 끝나자마자 커피 쿠폰을 선물로 쏘아드립니다.

CU택배로 집 앞 편의점에서 교육생들에게 작은 선물을 보내드립니다. 제 삶에 일어난 작은 행복들입니다. 지금 2박 3일 분노 조절 프로그램과 1박 2일 스트레스 해소법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전에 없던 새롭고 강력한 프로그램이 될 거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5명이 함께 공동개발을 하고 있지만, 제가 메인으로 주도하는 거라 제가 해야 하는 몫이 70% 정도입니다.

너무 넓게 펼쳐놓아서 정리하는 작업을 해야 하는데, 아침에 노트북 앞에 앉으면 어느 순간 점심, 간단히 먹고 나면, 저녁이 되어 있는 날이 많습니다. 몰입의 짜릿함을 경험하는 순간이죠. 저에게는 너무나 행복한 시간입니다.

● 사회에는 현재 코로나 정국에 쉽사리 적응하기 힘든 사회적 약자들이 적지 않다.

▼ 올해 새롭게 시작한 것 중 하나가 독거노인 분들께 자가 운전으로 도시락 배달을 시작한 것입니다. 어느덧 봉사시간이 쌓여서 거의 300시간 정도가 쌓였고, 자원봉사상도 준다고 연락이 왔네요.

처음 주소만 달랑 들고 내비로 어르신들 집을 찾아 나섰다가 막다른 골목길에 잘못 들어가서 차량 앞뒤를 모두 박았던 슬픈 기억, 좁은 도로를 지나다 오른쪽 문짝을 긁어먹은 슬픈 기억도 있지만 의미 있고 보람된 시간이었습니다.

거리두기 2.5 때는 그것조차 갈 수 없어서 죄송한 마음과 속상함이 있지만요. 바쁘다는 핑계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핑계로 외면했던 자원봉사를 하게 되어서 너무나 행복한 시간입니다.

남편이 6녀 1남의 막내 외아들이라 저는 신혼생활을 병간호로 시작했습니다. 남편은 수원 신혼집에서 혼자 살고, 저는 서울 달동네 시댁에서 회사를 다니며 1년 동안 시부모님 병간호를 했습니다. 그 후 30년 병석에 누워계시던 시아버님은 건강을 회복하시고, 시어머님도 몸이 좋아지셔서 저는 비로소 남편과 함께 살 수 있었습니다.

2002년 결혼한 이후로 매주 토요일 시댁에 가서 자고 일요일 저녁에 집으로 돌아오는 것을 지금도 하고 있습니다. 곧 돌아가실 거 같아 결혼을 서둘렀었는데, 곧 돌아가신다고 하던 시아버님은 10년을 넘게 사시고, 소원이셨던 착한 며느리에게 그림을 그려주고 돌아가시고 싶다던 염원을 이루셔서 몇 장이나 되는 그림을 저에게 넘겨주고 가셨습니다.

돌아가시기 전 시아버님 기저귀를 갈면서 저는 박사 논문을 썼습니다. 그리고 시어머님은 94세이신데 여전히 정정하십니다. 얼마나 큰 축복이고 감사인지 모릅니다. 원래 시어머님 염색을 제가 해드렸는데, 지지난 주에는 파마도 제가 해드렸습니다.

제법 예쁘게 되어서 시어머님이 많이 행복해하셨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오랜 시간 미용실 가는 것도 걱정되어 재료를 사다가 셀프파마에 도전한 것이죠. 코로나로 많은 것들이 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가족에 대한 사랑, 서로를 향한 따뜻한 온기는 변하지 않아야겠습니다.

■ 프로필
E3Group consulting 대표
아들러휴먼센터 연구소장
㈜윈윈긍정변화컨설팅연구소장

 

[일요주간 = 소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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