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OOM IN]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축제의 장이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칼럼 / 최철원 논설위원 / 2023-01-20 13:34:34
  • 카카오톡 보내기
▲ 최철원 논설위원
[일요주간 = 최철원 논설위원]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둘러싼 내분이 사회 모든 여론을 스펀치가 물을 빨듯 빨아들이며 국민들로부터 손가락질받고 있다. 왜 축제 속에 치러야 할 전당대회가 시작 전부터 파열음이 나며 잡음이 무성할까. 지난 몇 주 동안 여당의 전당대회 주자들은 윤 심을 들먹여가며 여권을 발칵 뒤집어엎으며 기 싸움을 벌였다. 그 싸움은 상대 존재 이유 자체를 부정하는 우려할 만한 조짐이 이미 보이기 시작한다.

고금리 고물가로 대목 경기가 예전 같지 않다며 상인들이 한숨을 쉬는 앞이 안 보이는 세상이다. 공기업은 공기업대로 은행은 은행대로 정부 개혁조치에 발맞춰 구조조정이 시작되었고 그에 따른 우리 사회는 중추역활을 하는 50대 가장의 대량 실직자 시대로 진입하였다. 정부가 희망의 빛을 쏘아 올려 실직자들을 도탄에서 건져주리라는 말들이 이 어려운 시대에 공허한 메아리처럼 들린다. 재벌기업이 되었건 실직자가 되었건 또는 아직 곁불이나 쪼이면서 추위를 면하고 있는 유직자가 되었건 근본적으로 세계적으로 밀어닥친 경기 불황과 고금리 한파는 피할 수 없는 똑같은 운명이다.

사회가 이처럼 어려운 국면에 처해 서민들은 아우성인데 정작 국민의 어려움을 해결해 줄 여당의 한심한 작태는 보는 이로 하여금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아! 왜들 이러는가.


국민의힘이 당 대표 경선을 앞두고 비전과 희망은 온데간데없고 이목이 온통 윤심에 쏠려있다. 당 대표 출마자들의 '윤심 팔이'도 점입가경이다. 친윤, 비윤, 당심, 윤심, 민심을 들먹이는 정치적 언어는 들뜬 바람에 부풀어 정치권 주위를 맴돌며 말이 말을 낳는 악순환의 연속이다.

마음 심(心)을 파는 당권 주자들의 말은 진화하지도 않았고 가지런해지지도 않았다. 욕심만 가득 찬 언어는 사실에 바탕 하지도 않고 사견에 바탕하였기에 말들은 의미소(意味素)를 모두 상실한 채, 다만 심(心)타령만 계속하며 욕망이나 이득에 바탕을 두니 듣는 귀를 부끄럽게 한다. 윤심, 당심, 민심 그리고 듣기에도 민망스러운 말들이 허공과 지면을 휩쓸며 다닌다. 그것은 가히 말의 아수라라고 할 만하며, 그리고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남은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백치감 뿐이다.

흔히 욕망과 이득에 바탕을 둔 말들은 사실을 지우고 거대한 명분을 내세우며 큰소리를 치기에 듣기가 거북해진다. 당권 주자들이 윤심을 팔며 떠들지만 정작 윤심은 신기루에 가려 알 수가 없다. 이쪽에서 장군하면 저쪽에서 멍군으로 화답하니 중구(衆口)가 난방(難防)이다. 상대방을 찌르는 말은 있는 것을 없게 하고 없는 것을 있게 한다. 말 같지 않은 헛말들은 언어화되지 못하고 이곳저곳을 쑤시며 말의 구별을 뒤죽박죽으로 헝클어 놓았다. 국민의힘은 헝클어 놓아야만 전당대회를 제대로 치룰 수가 있는 모양이다.

윤석렬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자유'를 35차례 말하며 강조했지만, 전당대회를 앞둔 집권 여당에 자유가 유린당하고 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라면 민심, 당심, 윤심이 정상적이다. 민심이 당심보다 커야하고 당심이 윤심보다 우위에 있어야 한다. 하지만 100% 당원 투표로 당 대표를 뽑는 당규는 외려 윤심의 의중이 그만큼 강렬할 수밖에 없고, 당권 주자들이 심 타령을 강력할수록 여당은 사당(私黨)으로 전략할 개연성이 커지며 민심이 왜곡된다.

여당은 도대체 지지하는 국민을 어떻게 보고 이렇게 막장 드라마를 계속하고 있나. 국민은 권력욕의 불타는 삼류 소설을 언제까지 봐야 하는지 답답하다. 국민의힘이 민주당으로부터 정권을 되찾아온 지 얼마 되었다고 당권을 잡고자 하는 세력이 친윤과 비윤으로 갈라져 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는가. 윤석렬 정부의 국정 운영을 뒷받침하고 다가오는 총선 승리를 위해 치러지는 전당대회와 당 대표 경선이 주자들 간 편 가르기와 낙인찍기로 아수라장이 되고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국민의힘 당원들은 2016년 총선 참패의 주요 원인이었던 새누리당의 진박 감별사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는 우려 섞인 말이 나온다. 이른바 과거 보수 정권은 압승을 낙관하며 친박, 비박, 진박 등 박타령 하다 쪽박을 찼기에 그 악몽이 재연될까 우려스럽기 때문이다. 윤석렬 정부는 출범 직후 이준석 당 대표의 징계 문제로 내홍을 겪느라 지지율이 급락하고 국정 운영에 난항을 겪었다. 가까스로 혼란을 수습하고 전열을 정비하나 싶었는데 전당대회가 시작되자 계파 싸움이 재연됐다.

이 싸움은 치열할수록 공허하고 당원들 생각과는 아무 관련 없어 보인다. 다만 권력욕에 눈이 먼 자들의 이 싸움은 논리적으로 이해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이 불가능에도 불구하고 이 싸움은 전당대회라는 링에서 벌어지는 싸움이다. 그래서 이 싸움의 심판은 당연히 당원이지 '윤심 정서' 또는 '당심'이라는 이름은 허깨비에 불과하다. 나는 이런 경우의 윤심이라는 정서가 있다면 그것은 매우 비논리적이라야 마땅하다 생각된다.

심 팔이 정치에 국민은 피로감을 느낀다. 전당대회가 당원의 믿음으로 연대의 장, 축제의 장이 되어야 하나 서로간의 불신으로 한심한 장, 분열의 장이 될까 우려스러워하는 말이다. 제발, 당권 주자들아, 집권여당을 주무르는 힘센 사람들아, 삼류 막장 드라마 쓸 때는 제발 좀 조심조심 써라. 지지하며 바라보는 국민들마저 쫓을까 겁난다. 지금 국민은 국민의힘의 전당대회가 집권 여당답게 축제의 장이기를 바란다.

 

'시민과 공감하는 언론 일요주간에 제보하시면 뉴스가 됩니다'

▷ [전화] 02–862-1888

▷ [메일] ilyoweekly@daum.net

[ⓒ 일요주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최철원 논설위원

최철원 논설위원 / 칼럼니스트

ch2585@hanmail.net 다른기사 보기

댓글 0

댓글쓰기
  • 이 름
  • 비밀번호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