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공 비자금 관리 의혹 여교수는 ‘병가’로 강의 않아
교수임용 1 순위자 탈락, 후순위자 초빙교수로 발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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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체육의 요람 한국체육대학교가 해가 바뀌어도 총장 직무대행 체제로 파행 운영되고 있다. 신임 총장의 취임일은 지난달 20일, 그러나 지난해 총장선거에서 당선된 이 학교 K 교수가 비리 혐의로 수사대상에 오르는 바람에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법기관 관계자는 “K 교수의 비리 혐의에 대해 수사를 벌인 결과 불법성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만약 K 교수가 기소될 경우, 국립대 총장이란 신분을 감안할 때 무죄가 밝혀지기 전 까지 총장 취임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 심각한 점은 K 교수에 대한 수사과정에서 교수 채용을 둘러싼 비리 의혹 등 한체대의 전반적인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모씨는 지난 2006년 한국체육대학교의 체육학과 교수직에 응모했다.
그해 이 과에서는 육상 단거리 전공자를 교수로 임용할 계획이었다. 6명이 지원한 이 분야에서 이씨는 1순위로 최종 단계인 면접까지 치뤘다. 교수 임용을 기다리던 이씨, 그러나 이해 이 과에서는 교수를 뽑지 않았다. 육상의 경우 적임자가 없다는 것이 학교 측이 내세운 이유였다. 교수 협의회에서 문제를 제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국 체육대학교 교무행정 담당자는 이에 대해 “그 때 왜 이씨가 탈락했는지 자세한 이유는 모르겠다”며 “신규채용 계획은 있었지만 단거리는 안 뽑는 것으로 요청이 들어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체대 한 관계자는 “당시 교무과 행정직원은 여자가 감당하기 어려운 분야라는 납득하기 어려운 사유를 주장했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에서는 여성인 이씨 대신 단거리 응시자 2순위자인 오모씨를 초빙교수로 발령냈다”며 심사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이어 “특정인을 내정했지만 심사과정에서 1순위가 안되니깐 아예 임용계획을 없애버렸다”며 “시간 강사 개념인 초빙 교수직이 특정인을 위한 편법으로 사용된 의혹이 있다”고 말했다.
육상은 초빙 교수로 때우고 연구전담 교수는 대거 충원
그런데, 육상 종목의 교수를 뽑는데 이처럼 까다롭던 한체대는 체육과학연구소에는 연구전담 교수를 3명이나 충원했다. 한체대의 한 관계자는 “학부제 시행에 따른 새로운 교과과정이 완전 정착되지 않아 현재의 전임교수들의 시수가 완전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는 체제가 이뤄져 있지 않는 체육과학연구소에 한꺼번에 교수를 충원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체대 교무과측은 “특기자에게 프로그램 연구의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연구전담 교수를 확충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체육대학교측은 또 역도부에서 여자 종목을 위해 여성 교수직을 요구했지만 이를 제외시켰다.
한체대 한 관계자는 “전문실기 분야에서 교수충원 우선 순위는 지도교수가 없는 종목, 지도교수가 1명 있으면서 1명의 충원이 필요한 종목, 지도교수가 2명 있으면서 1명이 더 필요한 경우로 우선 순위가 정해지는데도 이 원칙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전반기 전문 실기분야 채용에서는 특별채용을 실시하고, 후반기에는 일반 채용을 실시하는 등 분명한 기준 없는 채용 방식도 도마에 올랐다.
한체대 관계자는 “전문실기 분야에서는 기초심사를 중요시 여겨 기초심사 대 정공심사 비율을 70대30으로 정했는데 이를 명확한 이유없이 60대40으로 변경했다”고 주장했다.
생활무용학과의 교수 관리 방식은 더욱 이해할 수 없다.
이 학과 강 모 교수는 6공 시절 실세의 180억원대 비자금 관리와 내연 관계 의혹으로 경찰의 내사를 받고 있다. 강 교수는 ‘병가 중’이란 이유로 지난 학기 강의를 하지 않았다. 학교측에서는 강 교수에 대한 별도의 조치 없이 시간 강사에게 그의 강의를 대신하게 했다. 한체대 관계자는 “학생들의 면학 분위기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하고 있다. 교직원들 사이에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학교 측은 외면하고 있다”고 밝혔다.
심사위원장 제자 채용 놓고 공정성 시비
00학부의 교수 채용을 놓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3년 전 스포츠 교육학 전공자로 채용된 K모 교수에 대해 공정성과 객관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K 교수가 당시 심사 위원장이었던 K교수의 제자였기 때문이다. 한체대 관계자는 “교수채용이 엄정하고 공정하게 이뤄지도록 해야 하는 책임을 지고 있는 위원장으로서 자기 제자인 K 교수를 채용할 때 직접 심사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K 교수의 석.박사 지도교수라 ‘뽑지 말라’는 여론이 팽배했지만 K 처장은 이를 무시했고 이승국 총장은 임용을 강행했다”고 설명했다.
K모 교수는 접대 골프 논란에도 휩싸였다. K 교수는 지난해 3월 경기도 00골프장에서 다른 세명의 교수들과 함께 골프를 쳤는데, 골프 비용을 K교수가 지불한 것이다. 평소 같으면 교수끼리 사교를 위해 있을 수 있는 일 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9월에 한체대 총장 선거가 예정돼 있었다는 것이다.
특히 K 교수는 2007년 대학원장직 임기를 포기한 상태였다. 민감한 시기에 접대를 받는다는 것이 부담이 된 교수들은 그린피를 현금으로 되돌려 줬다. 그 후 K 교수는 총장선거 입후보 결심을 밝혔다.
K 교수는 이후 4월 초순경 00골프장에서 이승국 총장과도 골프를 쳤다. 한체대 관계자는 “현 총장이 차기 총장 후보자와 골프를 쳤다는 것은 총장 선거 과정에서 중립을 지키기 어렵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승국 총장과 K 교수는 비슷한 시기에 19명의 신임 교수들과 저녁식사를 했다. 이 총장은 이 자리에서 ‘앞으로 큰 일할 때 여러분의 힘이 필요하니 도와주기를 부탁합니다’란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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