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신화의 미네르바가 몰라도 지금 한국 사회에서는 어느덧 경제와 함께 떠오르는 단어가 되어 가고 있다.
그 미네르바가 유학파로 미국 금융권에도 경험이 있는 실력자라고만 추측하던 인물이 초대졸의 이름 없는 젊은 블로거란 사실이 밝혀지자 여러모로 충격적인 사실로 이해되고 있다.
학연, 지연 그리고 학벌 등 소위 말해 간판이 좋아야 그 사람을 신뢰하고 믿는 분위기의 한국 사회에서 미네르바는 이단아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물론 고졸의 대통령도 있었지만 그는 그래도 전문 변호사 자격을 가진 전문가이고 보면 단순히 한 개인이 비 전문가로서 출발하여 여러가지 자료를 독학으로 공부하여 자신만의 식견을 개척한 자칭 이론 경제학자로서 미네르바의 존재는 한국의 간판 주위, 학벌 위주의 사고를 깨는 신선한 충격이다.
독학으로 공부한 이론적 지식위에 인터넷을 기반으로 수집한 각종 자료를 나름 정리하고 이해하면서 예측한 경제 전망이 국가적 혼돈을 야기할 정도라 판단되어 구속 조사까지 받는 현실이 미네르바 개인에겐 불행이지만 한국 사회에는 축복이라는 게 기자의 견해다.
고졸 대통령, 학벌 지역주의 타파 대통령이라는 기대를 한 몸에 안고 출범한 노무현 정권은 노대통령 개인의 이력으로 인해 소위 말해 간판이 달리는 소외된 다수의 기대를 받기 좋았다. 또 그를 뽑은 대다수의 소외된 계층의 대다수는 자신들의 입장을 대변해주리라 생각했지만 지난 5년을 뒤돌아 보면 그 기대는 보기 좋게 배신 당했다고 볼 수 밖에 없다. 처리한 일 일백개 중에서 아흔 아홉개를 잘하고 그 중 하나를 잘 못하면 대중은 그 잘 못한 하나의 일을 본다. 노 정권의 순기능과 업적도 훌륭한 것이 많았지만 필자가 바라보건데 적어도 학벌 타파나 지역주의 청산, 패거리 정치의 청산은 노대통령은 못했다.
국민의 의식과 수준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고 국가 기밀을 포함한 모든 세상의 비밀 스런 일들이 이미 많은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오픈되고 있는 무서운 현실에서 어느것이 진실인지를 모르고 때론 무관심 속에서 넘어가는게 대다수 국민 들의 삶이다. 이런 와중에 단순히 한 개인이 나름의 의견을 피력한 글이 국가 경제 위기를 논할 정도가 되어 검찰 수사까지 하는 현실이 기자에겐 사뭇 신선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메네르바에 대한 그간 추측이 많았다. 유학파이다, 미국 증권가 경험이 있는 실력자이다, 등등. 그러나 보기 좋게 빗나가자 지금은 자신이 맞다고 하는데도 그 배후를 이야기하고 있다. 사실 여부가 밝혀지기 전이지만 진짜로 미네르바가 추측처럼 유학파이고 미국 증권가 경험이 있는 실력자이라면 지금처럼 배후 운운하면서 이슈가 되었을까?
기자은 한국의 자라나는 십대들에게 미네르바를 보라고 하고 싶다. 또한 싸움박질하다가 방송에 나와 어깨동무하고 서로를 추켜 세워가며 노래하고, 세비 받은 돈으로 자비 운운하며 가족들이랑 이 어려운 경제 난국에 해외 여행 갔다오는 파렴치한 국회 의원들에게도 미네르바를 보라고 하고 싶다.
미네르바는 소위 말하는 간판도 없이 저명한 경제학자가 감히 예측 못한 놀라운 작금의 금융 공황을 예견했다. 우리 청소년은 훌륭한 학벌 없이도 실력을 배양했던 미네르바를 배우고, 염치 없는 국회의원은 말없이 있는 미네르바와 같은 숨은 재야의 실력자들이 즐비한 국민을 보라고 말이다.
기자는 미네르바만이 할 수 있었던 예견이라고 보진 않는다. 그것을 이해하고 공감했던 비슷한 수준의 우리 국민들이 있었기에 그의 주장이 받아 들여 졌다고 이해하고 싶다.
임진왜란 전에 일본에 파견된 통신사의 의견이 갈라졌다고 한다. 당쟁이 한창인 가운데 일본은 전쟁 의사가 있다, 없다를 두고 당쟁만 하다가 결국은 일본의 칼날 아래 임금이 도망 갔었던 역사적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 작년 말 미국과의 FTA 체결을 두고 미국 방문을 했었던 국회 의원들의 귀국을 보고 의견을 보면서 임진왜란 전 일본에 갔다온 통신사의 의견이 분분했던 역사적 사실이 오버랩된건 기자만의 망상일까?
한국은 차를 타고 맘 먹고 달리면 어디든 다섯 시간이면 도착 할 수 있다. 그러나 몇일씩 가도 끝이 안보이는 땅을 가진 나라와 경쟁을 하면서 나라가 지탱하고 있는 걸 보면 내가 살고 있는 한국, 그리고 한국민의 저력에 새삼 감탄한다.
그러나 소위 간판을 가진 못된 일부 특권 층 중 우선 국회의원과 정치인 들부터 한국의 현실을 직시하고 이해 할 수 있게 국민들의 세금으로 지급하는 국회의원 세비부터 아끼자. 그래서 일하고 싶어도 못하는 한국의 젊은 미네르바와 같은 실력있는 청년과 재야의 전문가를 찾고 기회를 주자.
간순히 간판없는 사람이 한 소리를 대단하지 않게 보지만 말고 그렇게 예측할 수 있는 그 재능과 능력을 키워주는 사회로의 성장이 필요하다고 기자는 생각한다.
매일 쏟아져 나오는 정부 지원금을 단순히 경영 악화로 넘어가는 회사의 회생 자금으로 쏟아 붇지만 말고 미네르바와 같은 재야의 실력자들이 활개 치고 일 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제도를 만들어 보는게 어떨까?
기자는 현 한국의 국회의원들에게 돌아가는 혜택과 더불어 세비가 너무 아깝다고 생각한다. 21세기 하이테크 시대에 망치들고 쇠고리로 엮으면서 투쟁하는 행태가 너무 야만스럽다. 그런데 이를 보는 원로 정치인은 야성을 찾았다고 반가워한다. 이들의 모습에서 뒤로가는 한국이 보이고 과거 임란 전의 혼란 스런 조정을 보는 것 같아 두렵기까지 하다.
두 눈 똑바로 뜨고 바라보는 4천만의 8천만개의 싸늘한 시선을 느껴야 할 한국의 간판들은 지금 어디서 뭘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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