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3~5년간 도요타 순이익 급감"

e산업 / 김영호 기자 / 2010-04-12 09:17:16
  • 카카오톡 보내기
심층리포트 日 도요타 ‘제 2의 생존위기’, 돌파구 있나?

산은硏, 청문회?법정비용?마케팅 비용 등으로 순이익 급감
현대기아 국내시장 점유율↑…적극적인 마케팅 전략 요구

도요타는 매출액 21조엔, 생산대수 670만대(2009년 기준)에 달하는 세계 1위의 자동차 생산업체이다. 타 경쟁업체 대비 2008~09년 경기부진의 영향을 크게 받아 매출 및 영업이익이 급감했다가 지난해 3분기 이후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최근 리콜사태가 잇따르면서 도요타는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현재 리콜대상 차량대수는 지난해 도요타의 전세계 판매대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속페달 관련 리콜사태는 미국 뿐만 아니라 중국, 유럽, 아프리카 등 세계로 확산되고 있으며, 리콜원인 또한 전 부품으로 확대되고 있다.
2007년 도요타의 리콜은폐 문서가 발견되고 자발적 대응이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일본 자동차 브랜드 전체의 신뢰도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산은경제연구소 안주희 연구원은 '최근 도요타 리콜사태가 국내산업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리콜관련 직접비용 뿐 아니라 청문회 및 법정비용, 마케팅 비용 등으로 향후 3~5년간 도요타의 순이익이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안주희 연구원은 “도요타는 타 경쟁사 대비 2008년과 2009년 세계 경기부진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며 “도요타의 2008년 매출감소폭은 △20%로 경쟁사인 GM(△17%), 르노닛산(△18%), VW(△1%), 현대기아(△16%)보다 높았다. 이는 부진이 극심했던 서유럽, 북미 판매비중이 높은 것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도요타는 2008년 하반기 이후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특히 북미(△316십억엔), 내수(△238십억엔), 유럽(△143십억엔)시장에서 손실폭이 컸다. 지난해 1분기에는 7000억엔에 달하는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다. 그러나 같은 해 2분기 이후 3.6%의 영업이익률을 보이다가 3분기부터 흑자로 전환됐다.


하지만 이번 리콜사태로 인해 지난 2월 25일 주가가 전월평균 대비 17.4% 하락하고 지난 1월 미국시장 점유율이 전월대비 4.1%p 하락하는 등 기업실적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

대량 리콜사태로 '타격'

지난 2월 현재 도요타 리콜대상 차량대수는 도요타의 지난해 전세계 판매량을 초과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도요타의 총 리콜대수는 950만대(중복차량)에 달해 2009년 전세계 판매대수(670만대)를 크게 상회했다.


지난해 9월 바닥매트가 가속페달에 말려들어가는 문제로 총 7개 모델 380만 대에 대한 리콜을 실시한 이후 지난 1월 가속페달 메커니즘과 관련한 대규모 리콜이 발생했다.


가속페달 결함 관련 리콜 사태는 미국(230만여대) 뿐만 아니라 중국(7만5천대), 유럽(180만여대) 등 세계로 확산됐으며, 국내 출시 차량에 대해서도 1만2984대(3차종)에서 제작결함이 발견돼 한국도요타자동차에서 리콜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리콜원인이 가속페달에서 브레이크 및 관련 소프트웨어, 스티어링, 프로펠러 샤프트 등 전 부품으로 확산되면서 대상 지역 또한 북미시장에서 일본, 유럽, 아시아 및 아프리카 시장까지 확산되고 있다. 특히 2007년 발생한 급가속 관련 리콜(6만대 규모)에서 미 정부와의 교섭을 통해 약 1억 달러를 절약한 것으로 드러나 도요타의 신뢰도 하락추세가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 3월 24일 실시된 미국 하원 청문회에 도요타 아키오 사장이 참석, 공개사과 및 대처방안을 논의했다. 그러나 뉴욕 연방경찰, 증권거래위원회, FBI 등 여러 기관의 범죄 및 공정거래 관련 조사가 진행 중이어서 도요타 리콜 이슈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안 연구원은 내다봤다. 특히 자발적 대응 미흡으로 더욱 소비자 신뢰도가 하락하고 있다는 것.

Ford 악몽의 재현인가?

이번 도요타 리콜사태는 2000년 타이어 결함으로 Ford의 자동차가 잇따라 전복되는 사고와 비견되기도 한다. 당시 Ford는 이 사건을 계기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Ford 자동차에 장착된 Firestone 타이어가 원인이 되었으며, 총 650만대가 리콜 대상이 됐다. 이 리콜관련 타이어 파열 및 차량 전복사고로 270명이 사망하고 800명 이상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추정됐다. 리콜 관련 30억불 이상의 비용이 발생했다.


당시 리콜 사태로 인해 미국 자동차 시장의 주도권이 도요타로 옮겨지는 계기가 됐다.
이 사건으로 Ford의 연간 미국판매량은 1999년 415만대에서 2002년 350만대로 감소했으며, 미국시장 점유율은 25%에서 22%로 하락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GM, Chrysler 등 미국 빅3업체의 품질문제가 본격적으로 거론되면서 신뢰도가 하락했으며, 이는 도요타 등 일본업체로의 수요이전을 불러왔다.


반면 도요타는 리콜사태 직후 2001년 사상 최초로 미국시장점유율 10%를 돌파했으며 2007년 Ford를 제치고 미국 시장점유율 2위(16%)를 기록했다.

경쟁업체들 시장점유율 확대

안 연구원은 이 같은 도요타의 리콜사태로 타 경쟁업체의 시장점유율 상승이 예상되지만 상승폭은 업체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도요타 리콜대상 모델과의 중복도와 소비자 품질신뢰도가 높은 현대의 시장점유율 상승폭이 가장 클 것으로 분석”하고 “GM, FORD는 모델중복에 따른 긍정적 영향은 상대적으로 작으나 정부지원, 적극적인 마케팅을 토대로 큰 혜택을 입을 전망이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VW, BMW 등 유럽업계 또한 시장점유율이 확대될 것으로 보이나 그 폭은 작을 것 이다”고 덧붙였다.


혼다의 경우 리콜이슈로 점유율 1.1%p 하락, 일본업계를 제외한 모든 업계의 시장점유율이 상승했으며, 특히 GM(1.4%p), 포드(2.4%p) 등 미국업계가 두드러졌다.


이와 관련, 안 연구원은 "이번사태는 세계 자동차 업계의 중심이 도요타 등 일본 업계에서 타 업계로 이전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판매차량 중 도요타의 리콜대상 모델과 중복차량 비중이 높을수록 시장점유율 상승폭이 컸다. 이번 사태로 소비자의 품질민감도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업체별 소비자 품질신뢰도가 상승폭을 결정할 것으로 분석됐다. 브랜드이미지, 정부의 정책지원 또한 차별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

도요타와의 모델 중복도

각 업체의 연간 판매량 중 도요타 리콜모델과의 중복차량 비중을 통해 분석한 리콜사태 수혜 폭은 한국 업계(현대, 기아) > 미국업계(GM, Ford) > 유럽업계(VW, BMW) 순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안 연구원은 "현대, 기아의 모델 중복도는 각각 89%, 80%로 가장 높다"며 "특히 도요타의 주력차종이었던 Camry, Corolla와 중복도가 컸다"고 설명했다.


"GM은 비교적 낮은 편이나 Ford가 대형픽업, CUV의 영향으로 높다. 그러나 도요타의 상용차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낮아 긍정적 영향은 제한적이다."


안 연구원은 "VW 또한 소형승용차의 비중이 높아 긍정적 영향이 기대되나 BMW의 경우 고급형(Luxury) 승용차가 많아 영향이 미미하다"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혼다는 차급구성이 거의 같으나, 최근 북미, 유럽시장을 중심으로 대규모 리콜을 진행 중으로 시장점유율은 더욱 하락할 전망이다"고 덧붙였다.


소비자 품질신뢰도를 통해 분석한 리콜사태 수혜폭은 현대 > 미국업계(FORD, GM), > 유럽업계(BMW, VW) 및 기아 순으로 나타났다. 2009년 기준 소비자 품질신뢰도는 도요타, 혼다 등 일본 업계가 우수하나 이번 리콜사태로 크게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안 연구원은 "현대의 경우 최근 품질신뢰도가 상승, 가장 높은 수치 기록(일본 제외)하고 있다"며 "GM, FORD는 2008~09년 생존위기에도 불구,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VW는 AUDI의 품질수준은 높았으나 VW브랜드의 신뢰도가 매우 낮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BMW, 기아는 비슷한 수준이나 BMW는 하락, 기아는 상승추세다"고 덧붙였다.
브랜드이미지를 통해 분석한 리콜사태 수혜폭은 유럽업계(BMW, VW) > 현대 > 미국업계(FORD, GM) 순으로 나타났다.


InterBrand사가 조사한 2009년 자동차업계의 브랜드가치는 도요타, 혼다가 가장 높게 나타났으나 향후 순위하락이 전망됐지만 BMW, VW 등 역사가 깊은 유럽 브랜드가 매우 높게 분석됐다.


현대의 경우 46억 달러로 세계 브랜드 중 8위를 차지했으며, 특히 타 브랜드 대비 가치감소폭이 적어 향후 전망이 밝은 것으로 조사됐다. GM, 기아는 순위에 들지 못했으며 FORD는 5위를 차지했으나 가치 감소폭이 컸다.


이완 관련, 안 연구원은 "종합적으로 살펴볼 때 현대의 수혜폭이 가장 클 전망이다"며 "이번사태로 인해 리콜대상 모델과의 중복도와 소비자 품질신뢰도가 높은 현대의 시장점유율 상승폭이 가장 클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그는 "GM, FORD는 구조조정 효과와 미국정부의 보호무역주의, 마케팅 전략을 토대로 비교적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며 "VW, BMW 또한 시장점유율은 확대될 것이나 그 폭은 적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국내 수입차 시장구조 변화

지난해 하반기 국내시장에 진출한 이후 월간 500대가 넘는 판매대수를 기록하며 수입승용차 판매회복을 주도했던 도요타는 리콜사태 이후 시장점유율이 급감하고 있다. 특히 도요타는 중저가 승용차의 비중이 높아 현대기아 등 국내업계의 위협이 되었으나 리콜사태로 현대기아의 국내시장 점유율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여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이 요구된다고 안 연구원은 지적했다.


안 연구원은 또 "해외생산 제품에 대한 철저한 품질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도요타는 1990년대 후반 이후 환율리스크 헤지와 비용절감을 위해 해외생산 비중을 꾸준히 늘려왔으나 해외생산 제품에 대한 품질관리 미흡으로 리콜사례가 증가했다"며 도요타 리콜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해외생산이 급속히 늘어난 2005년 240만대에 달하는 대규모 리콜이 실시(브레이크 및 헤드라이트 결함)되는 등 도요타의 미국시장 리콜대수는 해외생산 비중과 비슷한 추세를 보인다"면서 "국내업계의 해외생산 비중 또한 2000년대에 들어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품질관리의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 연구원은 "국내업계의 해외생산 비중은 2003년 6%에서 2009년 35%로 증가 추세다"며 "글로벌 생산으로 인한 비용절감 및 현지시장 공략과 같은 긍정적 효과와 품질저하, 기술유출 등의 위험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전략을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품사와의 관계향상 필요

"도요타가 2000년 이후 실시한 CCC21 (Construction of Cost Competitiveness 21, 원가의 30%를 절감) 전략이 품질저하 및 불량률 증가의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원가절감을 위한 과도한 납품단가 인하압력이 품질불량을 유발하고, 비용절감을 위한 부품공용화 확대 및 플랫폼 공유는 불량부품의 문제를 대규모로 확산시켰다."


안 연구원은 "국내업계 또한 최근 플랫폼 통합 및 납품단가 인하압력 증대 움직임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어 합리적인 원가절감 및 부품업체와의 관계향상이 필요하다"며 이 같이 지적했다.


이어 그는 "현대기아의 플랫폼당 판매대수는 2002년 12만5000대에서 2009년 24만7000대로 2배 정도 증가했다"며 "특히 국내시장은 현대기아의 점유율이 80%를 상회해 부품사의 협상력이 완성차업체 대비 열위, 납품단가인하 압력에 민감한 구조를 이루고 있다"고 우려했다.

선제적이고 자발적인 문제대응

안 연구원은 "도요타는 2009년 렉서스의 사망사고 시 상당기간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등 소극적인 대처방식이 이번사태의 큰 원인이 됐다"며 "자발적이고 선제적인 문제 대응시 소비자 신뢰도 하락과 업체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 할 수 있다"고 차 결함에 대한 선제적이고 자발적인 대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안 연구원은 "국내업계의 세계시장 점유율 상승을 위한 세 번째 계기를 맞았다"며 "현대기아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2007년 4% 안팎에 불과했으나 이후 유가상승, GM 등 미국업계의 몰락 등의 기회를 바탕으로 2009년 8월에는 9.8%까지 상승한 바 있다"면서 "이번 도요타의 리콜사태는 국내업계의 미국 시장점유율을 더욱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 더욱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전망했다.



'시민과 공감하는 언론 일요주간에 제보하시면 뉴스가 됩니다'

▷ [전화] 02–862-1888

▷ [메일] ilyoweekly@daum.net

[ⓒ 일요주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댓글 0

댓글쓰기
  • 이 름
  • 비밀번호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