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변호사 출신…악법(惡法) 철폐 선봉”

People / 소정현 / 2010-05-11 16:4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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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性국회의원 포커스(4)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

각료들 진땀빼는 2009년 최우수 국회의원
6월 항쟁 거치면서 민주와 인권 깊은 성찰
유통산업발전법과 ‘트위터‘ 촉진에 선도적

▲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
"2008년에 비례대표직을 제안받고 단 이틀 만에 결정을 했어요. 인생을 바꾼 이틀이었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출신으로, 국회에 위풍당당 입성하여 민주노동당 부대표를 맡고 이정희 의원(41·비례)!
국회의원 보좌진들이 뽑은 '2009년 가장 헌신적 의정활동을 수행한 의원'으로 선정된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 국회 재정기획위 소속의 이의원은 새내기라는 우려를 일거에 떨치기라도 하듯, 미디어법, 촛불집회, 용산참사 등 민감한 이슈마다 몸 사리지 않는 저돌적 활동을 펼쳤으며, 기무사의 민간인 사찰 문제를 중점 부각시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민노당 정책위 의장까지 맡고 있는 이정희 의원은 유통산업발전법, 소득세법, 형사소송법 개정안 등 입법 활동에도 밤을 지새우고 있다. 2009년 6월 촛불집회에서 경찰에 강제연행 돼 당찬 여성의원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한 이의원! 강자를 대할 때는 빈틈없었으나 약자를 향해서는 한없이 눈물을 훔쳤다는 이정희 의원은 파란만장했던 지난 2년을 회고하면서 오늘도 보통 사람의 희망을 이야기한다. [일요주간= 소정현 기자]

▼ 엘리트 코스 접고 소외계층에 헌신
1969년 12월 22일 출생한 이정희 의원은 1987년 서울대 법과대학에 입학했으며, 당시 대입 학력고사에서 인문계 여자 전체수석을 차지해 세인의 주목을 받았다. 서울대 법대 재학 시절에는 총여학생회장을 지냈다. 주변에서는 그녀가 역량 넘치는 판검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이정희 의원은 기득권의 삶에 안주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기로 단호하게 결심한다. 무엇이 그녀를 인권변호사로서 소외계층의 ‘삶과 인권’ 개선과 증진에 뛰어들게 했을까?


87학번인 이정희 의원은 대학 1학년 때 6월 항쟁을 겪었다. 사회에 대한 책임, 변화를 위한 자신의 공적역할에서 ‘노블리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던 시절이었다. 이의원은 6월 항쟁을 통해 참된 민주주의의 가치를 발견했으며, 1992년 미군의 잔혹한 성범죄로 기록될 ‘윤금이 사건’ 등을 통해 인권변호사로서의 길로 자연스레 접어들었다.


이의원은 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평화를만드는여성회, 한국젠더법학연구회 등에서 두각을 드러내면서 여성과, 인권, 평화와 민주주의 조기 실현을 위해 고군분투했다.


이명박 정부 출범은 이의원에게 악몽이었을까? 민주주의 후퇴의 도미노 현상을 애절하게 목도한 이정희 의원은 변호사의 길을 넘어서는 새로운 길을 모색하기 시작했고, 늘 일심일체의 혈육이었던 민주노동당에서 18대 국회의원으로서 그녀 특유의 비전을 묵묵히 실천하는 전투모드에 돌입한 상태이다.

▼ 2009년 가장 돋보인 의원에 선정
초선 국회의원으로서 이정희의원의 중간 성적표는 어떠한 수준일까? 결론부터 말한다면, 최상위에 랭크된다. 국회의원 보좌진들이 뽑은 '2009년 가장 돋보인 의정활동을 한 의원'으로 선정된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 이 의원을 선정한 보좌관들은 "진정성이 느껴지고, 말 보다 몸으로 실천하는 의원"이라고 한결같이 말한다. 자신의 정치적 신념을 확대재생산하는데 탁월한 재능은 물론 의정활동의 깊이와 폭뿐만 아니라 활동성을 완벽하게 구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2009년 10월 13일 국회에서의 한 장면이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아직도 부자감세라고 하는 사람들은 무식하거나 대낮에 선글라스를 끼고 다니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비아냥 거렸다가, 이정희의원의 일격에 휘청거렸다. 이의원은 고소득층 1인당 감세액이 3043만원으로 중산, 서민층 120만원에 비해 33배가 많다는 것을 자료를 통해 밝혀냈으며, 국민들은 통쾌하다며 박수갈채를 보내었다.


이정희 의원은 대형 유통업체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횡포를 막기 위한 '유통산업발전법'을 발의하여 대안모색에 절치부심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18일 이정희 의원은 대형할인점의 영업시간 제한과 주1회 정기휴점제를 반영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을 촉구했다.


이 법안은 "정부가 대형할인점의 설립과 과도한 경쟁행위에 대한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중소유통업자에 대한 지원책이 사실상 실효를 거둘 수 없다"며, 유통시장의 급격한 개방에 따른 중소유통업자에게 과도한 피해를 막는 방안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정희 의원은 신세대 출신 의원답게 정동영, 김진애 민주당 의원과 함께 지난 3월 2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트위터 규제는 선거법 93조를 자의적으로 해석한 것으로 법이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는 대표적 사례이기 때문에 헌법소원을 내겠다."며 공동기자회견을 열었다. 청구인단 147명을 대표하는 이들 대표원고 3명은 이날 오후 변호인단을 통해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출하였다.

▼ '사랑하며 노래하며 아파하다'
이정희 의원은 분초를 다투는 의정의 시간을 쪼개 에세이집 '사랑하며 노래하며 아파하다'를 출간했다. 18대 국회에 초선의원으로 입성하여 지난 2년간의 의정활동의 경험을 담담하게 서술한 것이다. 이해찬 전 국무총리는 이정희 의원의 에세이집 추천사에서 “이의원은 머리와 말로만 하는 게 아니라 가슴과 영혼으로 일한다는 느낌을 준다.…1988년 13대 국회의 노무현 의원을 보는 듯 한 느낌"이라며 추켜세웠다.


이의원은 자신의 모토를 단문으로 표현하자면, "맑고 밝게"라는 메시지에 함축된다. ‘맑고’는 나쁜 일 하지 않고 깨끗하게 살겠다는 뜻으로, ‘밝게’는 늘 웃고 살아야지 하는 생각에서란다. 이의원은 “1998년 6월, 첫 아이를 갓 낳아서 양수가 뽀얗게 묻은 2세를 가슴에 안았을 때,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며,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린다.


이의원에게 있어 최대의 백만 원군은 아들 준범, 승범의 두 아빠이자 남편인 심재환 변호사이다. 남편은 늘 용기를 주는 사람, 가장 따뜻한 사람이다. 남편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에서 통일위원장을 맡고 있는 심재환 변호사(법무법인 정평)다. 두 사람은 사법연수원 시절에 첫 만났다.


이 의원은 10여 년 전 심 변호사가 전해준 그 해 봄날의 분홍빛 연애편지를 보물1호로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 "힘든 것 남편에게 모두 다 쏟아 부으면 넉넉하게 받아주고 무한 격려하고, 충전해서 돌려보냅니다. 가장 고마운 사람이에요."


좌절과 고난의 현장에서 희망을 노래하는 이정희 의원! 희망은 자신이 선 자리에서 치밀하게 하나하나 쌓아가고 사회여론과 판단을 설득해 나가는 과정에 탄탄하게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이정희 의원 프로필

민주노동당 18대 국회의원


민주노동당 원내 부대표


민주노동당 정책위 의장


변호사(법무법인 덕수)


사법연수원 제29기


서울 법대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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