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위에 펼쳐진, ‘한식’

People / 김태훈 / 2010-09-06 15:4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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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이 빚은 진미 ‘불고기’ Vs 오감을 자극하는 맛, ‘보쌈&족발’

[한식세계화]
한식을 세계인의 음식으로!

▲ 임현철 교수(대구가톨릭대학교)

국내 외식업계의 악조건 속에서도 한식세계화를 위한 정부의 노력은 끊임없는 화재가 되고 있다. 2017년까지 한식을 세계 5대 음식의 반열에 올리고자 장기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본 사업은 한국의 대표 첨병음식 발표, 해외 한식당 개설 추진, 스타 셰프 양성 등을 시작으로 다양한 방안으로 추진 중이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과 투자에도 불구하고 한식 세계화를 위한 진정한 방안을 모색해봐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업계관계자들에 의하면 ‘보여주기 식’에만 치중한 나머지 진정한 내실을 다지지 못한 채 예산만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한식의 가장 큰 장점은 자신의 기호에 따라 음식을 골라 먹을 수 있는 것이 매력이다. 즉 한식의 세계화란 한식의 우수성을 바탕으로 한식을 발전시키고 한식문화의 국내외 확산을 통해 시너지효과창출 즉 1차산업(농·임·수·축산업), 2차산업(가공·제조업), 3차산업(유통·관광·문화 등)과 고용창출 및 수출증대 등 관련 산업을 발전시켜 국가 이미지를 향상시키는 일이다.

세계 식품시장은 자동차, 정보통신(IT) 산업보다 규모가 크고, 성장가능성이 아주 높은 산업이다. 특히 한식은 건강과 웰빙을 지향하는 음식으로 세계 식품소비의 트렌드에 부합하는 만큼 세계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하다.

한식의 이러한 영양학적 특성과 유구한 역사를 지닌 우리 음식문화를 접목하여 한식을 세계적인 문화상품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건 한식세계화의 주요전략 방안이다. 세계화인프라구축, 한식 R&D확대, 전문인력 양성, 기업지원 및 투자 활성화, 우리 식문화 홍보 등이다.

세계 식품소비 트렌드는 다양한 식문화, 고급화 지향, 건강과 재미 추구의 감성소비와 외식의 보편화, 소포장, DIY제품 등 편의화와 마지막으로 발효식품, 기능성 식품, 유기식품, 자연친화적 식자재 사용 등 건강·웰빙 지향적이다.

농림수산식품부가 세계화 4대 첨병음식으로 선정한 비빔밥, 떡복이, 전통주, 김치가 있다. 이번 주제는 육류인 한우와 한돈(국산 돼지고기 새이름)을 가지고 이야기 하고자 한다.


불고기 원조국 ‘한국’
지난해 한 외식정보 포털사이트가 3,700명의 인터넷 사용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가장 많은 응답자(30%)가 한국의 대표음식으로 불고기를 선택했다. 불고기는 역사성과 대중성에서 내노라 하는 한국의 전통음식 임을 부인 할 수 없다.
▲ ‘한우’를 이용한 육회요리

지난 5~6월 중국 상하이엑스포 한국관을 방문한 중국인 54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가장 많은 응답자(40.7%)가 ‘가장 먹고 싶은 한국 음식’으로 불고기를 택한 것을 보더라도 외국인에게도 인지도가 매우 높다.

이와 함께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도 한식의 세계화 전략과 맞물려 불고기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어 공격적인 마케팅이 필요하다. 정부는 지금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최근 개최된 ‘2010 대한민국 우수축산물 페스티벌’에서 ‘불고기 원조국 선포문’을 통해 “전 세계 모든 나라에 대한민국이 불고기 원조국임을 알려 그 근원을 분명히 하고, 모두에게 더욱 사랑 받는 최고의 음식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선포했다.

이 선언은 불고기에 대해 문화유산적 가치를 부여했을 뿐 아니라, 개방화 시대에 어려움을 겪는 축산인들에게 자긍심을 불어넣었다는 점에서 어느 선언문 못지않게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제 농협인과 축산인, 그리고 정부는 원조국 선언을 계기로 이 음식이 일본의 스시(초밥)나 이탈리아의 피자처럼 지구촌 가족에게 사랑 받는 음식으로 도약하도록 질적 노력이 필요하다.

오랜 세월 우리 음식인 불고기는 기다림과 정성으로 만드는 숯, 그리고 장인정신이 빚어낸 간장의 만남으로 태어나 반세기를 이어온 달콤한 맛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음식이다.

고기구이를 즐기던 한민족이지만 지금과 같은 형식의 불고기가 생긴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그 시작은 바로 평안도이다. 추운 지방이라 실내에서 구워먹던 풍습이 점차 남으로 내려와 생긴 것이 지금의 서울식 불고기이다.

자작한 국물과 함께 즐기는 달콤한 서울식 불고기에서 자수정 광산의 부흥과 함께 발달한 언양 불고기, 불의 도시 광양의 화끈한 열기로 구워낸 광양불고기다. 그리고 불고기의 대중화를 선언한 뚝배기 불고기까지.

먹는 방법은 물론 요리법도 다른 다양한 불고기의 세계. 그 중 최고 불고기의 맛을 결정하는 것은 양념이다. 몸에 좋은 사골 육수에 꿀을 넣어 달콤하게 만들어낸 간장 양념과 발효과학의 결정체 청국장으로 만든 양념이다.

이와 함께 최고의 불고기 맛을 결정하는 것은 고기다. 종잇장처럼 얇게 썰어내는 불고기와 손으로 잘라 육질을 살린 불고기는 최고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아직 외국의 많은 사람들이 한국의 불고기와 일본의 야끼니꾸를 구분하지 못한다.

불고기는 불에 구운 모두를 지칭하는 말로써 1950년대 이전에는 설야떡 또는 너비아니라고 불렀다. 그리고 일본에 건너가서는 야끼니꾸라는 요리로 발전되었다. 조리하는 방법에 따라 생갈비나 생등심에 소금을 뿌려 구워먹는 소금구이도 불고기라고 하고, 얇게 자른 고기를 양념에 오래 재우거나 살짝 버무려서 구워 먹는 양념구이도 불고기라고 부른다. 광양식과 언양식 불고기뿐만 아니라 갈비, 꽃등심 등의 전통적인 한국식 불고기 요리가 있다.

그중에 편육은, 쇠고기나 돼지고기를 덩어리째 삶아 베보에 싸서 도마로 누른 다음 얇게 썬 것으로 양념장이나 새우젓국을 찍어 먹는다. 쇠고기는 양지머리, 사태, 업진, 우설, 우랑, 우신, 유통, 쇠머리 등의 부위로 만들며, 돼지고기는 삼겹살, 어깨살, 머리 부위가 적당하다. 돼지고기 편육은 새우젓과 함께 배추김치에 싸서 먹으면 잘 어울린다.

육류의 질긴 부위인 쇠족과 사태, 힘줄, 껍질 등에 물을 붓고 오래 끓이면 젤라틴 성분이 녹아서 죽처럼 되는데 이것을 네모진 그릇에 부어서 굳힌 다음 얇게 썬 것을 족편이라 하는데 양념간장에 찍어 먹는다.

또한 찜은 육류, 어패류, 채소류를 국물과 함께 끓여서 익히는 방법과 증기로 쪄서 익히는 방법이 있다. 끓이는 찜은 쇠갈비, 쇠꼬리, 사태 등을 주재료로 하여 약한 불에서 서서히 오래 익혀서 연하게 만다.

일식의 유명한 3대 음식 중 하나인 야끼니꾸에 비해 한국의 불고기는 아직 갈 길이 멀다. 한국 국가대표 음식 불고기가 한식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는 스타 셰프와 함께 현 문제점을 찾아보고 세계로 더 나아갈 방안을 준비하는 것이 시급하다.

국산 돼지고기의 새 이름 ‘한돈’
웰빙을 화두로 한 식문화가 확산되면서 고품질 안전 축산물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삼겹살로 대표되는 돼지고기에 대한 국내 소비자의 관심도 점차 변화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연초부터 발생한 구제역의 영향과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한 돼지고기 가격경쟁, 햄·소시지 등 육가공품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 증가 등이 삼겹살뿐 아니라 다양한 부위의 소비 촉진과 요리법 개발 등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 한돈’을 의용한 보쌈요리

게다가 유통의 하드웨어적인 부문에서 도축장 구조조정과 시설현대화, 도축과 부분육 가공이 동시에 이뤄지는 대형 패커 육성이 앞으로 돈육 유통의 변화를 주도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돼지고기를 이용한 한식 세계화 메뉴에는 무엇이 있을까. 즐겁고 흥겨운 날 빠질 수 없는 음식이 있다면 바로 보쌈이다. 부드러운 돼지고기에 매콤한 김치, 그리고 새우젓의 환상적인 조화로 늦은 밤 인기 야식 메뉴로 손꼽히며 대한민국 대표 음식으로 자리 잡은 보쌈.

대한민국 대표 음식인 만큼 맛의 조건도 까다롭다. 부위별로 다양한 맛을 낸다는 보쌈의 맛을 좌우하는 3대 요소, 돼지고기, 젓갈, 김치이다.

결혼식이나 마을 잔칫날처럼 흥겨운 자리에 빠질 수 없는 음식인 보쌈은 김장철 돼지고기와 함께 김치를 곁들여먹었던 풍습에서 유래되어 점차 서민적인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돼지고기가 희귀했던 그때 그 시절, 지역마다 특산물로 보쌈을 만들어 먹으면서 다양한 모습을 갖추었다.

동해에서 만난 오징어보쌈부터 장흥의 매실보쌈까지 들어가는 재료는 달라도 함께 나누는 음식이었던 것만큼은 똑같다. 이제 평범함을 넘어 새롭게 만들어진 보쌈의 무한변신이 시작되었다.

돼지고기는 2009년 기준으로 92만8000톤 정도가 국내에 공급됐다. 한국육류유통수출입협회에 따르면 이 가운데 국내산이 71만8000톤, 수입산은 21만톤 가량 차지하고 있고 이른바 소비 선호부위인 삼겹살과 목심, 갈비 등의 공급이 69만7000톤에 달한다.

이 같은 큰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다양한 돼지고기 부위의 소비를 촉진하기 위한 노력이 최근 잇따라 전개되고 있다.

(사)대한양돈협회는 8월~9월까지 한돈판매인증점 전국 360여개 업체를 대상으로 한돈(국산 돼지고기 새이름) 저지방 부위를 활용한 ‘신메뉴 요리강좌’를 진행 중이다.

대한양돈협회(www.koreapork.or.kr) 이병모 회장은 “한돈의 저지방 부위를 활용한 신메뉴 요리법을 인증점에 보급하고 이를 통한 인증점의 영업 활성화와 한돈 저지방부위에 대한 우수성을 소비자에게 널리 알려 심각한 돼지고기 소비불균형을 바로잡고자 한다”고 교육 취지를 밝힌바 있다.

교육내용은 한돈 저지방 부위를 활용한 신메뉴·신요리법 강좌, 점심메뉴, 그 외 인증점 영업 활성화를 위한 메뉴를 교육한다.

한편 대한양돈협회가 저지방(비선호)부위인 후지의 소비 촉진을 위해 추석선물세트로 햄과 소시지를 보내는 사업을 양돈자조금으로 적극 추진하고 있다. 또한 한국육가공협회는 열처리 없이 훈연이나 숙성·건조시킨 생햄(비가열제품)과 저온에서 훈연, 발효·숙성·건조시킨 발효소시지(비가열제품)에 관한 식육가공품의 범위를 확대시키는데 나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홈쇼핑에서는 소비자의 이목을 끌기 위해 돼지고기 장작구이 제품을 내놓는가 하면 백화점에서는 친환경 무항생제 돈가스를 선보이고 있다. 외식업계를 중심으로 삼겹살의 판매 비중이 주춤하고 있는 가운데 장기적인 시각에서 삼겹살도 다양한 소비 홍보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돼지고기의 다양한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서는 브랜드육 가공과 관련해 1차 가공업체의 안목이 바뀌고 정육점이 단순히 고기(정육)만 판매하는데 그쳐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식세계화에 앞서 돼지고기가 삼겹살 구이용과 보쌈은 물론 소시지 등으로 소비의 저변이 확대되기 위해서는 정육점이 고기와 소시지 등을 함께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바뀔 필요가 있다. 특히 전문중소가공업체를 키우기 위한 제도적인 뒷받침도 필요하다.

그 일환으로 돈육 유통 시스템의 변화와 관련해 전국적으로 난립돼 있는 도축장을 지역별로 통합하고 거점 도축장을 육성해 30개 안팎으로 구조 조정하는 정책이 적극 추진되고 있다. 이미 일부에서는 급냉시설과 예냉시설 추가확보 등 시설현대화에 착수했거나 추가적인 시설현대화를 계획하는 등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한우 & 한돈의 한식세계화 전략
한식세계화는 우선 음식에 대한 문화적 접근과 공격적인 마케팅이 중요하다. 해외 주방장들은 하나같이 한국 사람들은 음식에 대한 지나친 고집으로 인해 식자재 구입에 어려움을 문제점으로 지적 한다.

육류고기 또한 국제 경쟁력을 가진 식재료 세일즈맨을 양성하고 해외 식료품 도매상들을 초청해 런칭 행사를 개최하는 등 실리위주의 시장접근이 필요하다고 본다. 무엇보다 음식을 만드는 조리사가 아닌 음식을 이해할 줄 아는 국제 감각의 한식조리사를 양성하고 음식과 식당 디자인에 있어서 전통의 미는 살리되 거부감을 갖지 않을 정도의 회유적인 대책이 요구된다.

지금 정부는 한식을 세계화 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기 위해선 먼저 우리부터 제대로 된 한식을 먹어야 하고 많은 연구를 해야 한다. 아직까지 우리는 한식에 대한 연구를 이제 시작해 정보가 턱없이 부족하고 제대로 된 한식을 취급하는 곳도 그리 많지 않다. 한식을 세계화하기 이전에 우리부터 우리 음식을 사랑하자.


/ 김태훈 기자

- 약 력 -
- 現 중소기업청 소상공인진흥원 2010년 프랜차이즈수준평가 심사위원(현)
- 現 중소기업청 소상공인진흥원 2010년 시니어창업 비즈니스 코치(현)
- 現 (사)한국프랜차이즈경영학회 부회장 겸 편집위원(현)
- 現 (사)한국외식경영학회 이사(현)
- 現 aT농수산물유통공사 2010년 식품컨설팅 경영분야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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