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해운 폭탄' 맞은 증권·운용사 좌불안석

e금융 / 연합 / 2011-01-28 15:3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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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해운이 전날 기습적으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고 바로 거래정지에 들어가면서 미처 대한해운을 처분하지 못한 증권사와 운용사들이 좌불안석이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11월 말 현재 자산운용사들이 운용하는 펀드 중 대한해운을 보유한 펀드는 23개나 된다.
대한해운을 가장 높은 비중으로 편입하고 있는 펀드는 유리자산운용의 유리웰스중소형인덱스펀드다. 에프엔가이드가 산출하는 웰스중소형지수를 벤치마크로 하는 이 펀드는 대한해운을 1.13% 보유하고 있다.
유리자산운용 한진규 인덱스운용본부장은 "대한해운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고 발표하자마자 거래정지에 들어갔기 때문에 미처 보유지분을 팔지 못했다"면서 "거래가 재개되면 주가가 다소 빠질것으로 보이는데, 다른 종목을 통한 만회방법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대한해운을 0.49% 보유하고 있는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의 미래에셋맵스노블레스미드캡인덱스 펀드도 아직 이 종목을 보유하고 있다.
대한해운을 보유한 펀드들은 대부분 인덱스펀드들이다. 이들 펀드가 대한해운을 내다팔지 못한 이유는 추종 인덱스들이 이 종목을 여전히 인덱스에 편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한국거래소의 KRX100지수와 KRX운송섹터지수에 대한해운이 아직 편입돼 있는 상태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매년 6월 정기 변경을 하는데, 대한해운은 작년 6월에만 해도 일평균 시가총액, 거래대금. 유동비율, 자기자본 이익률 등의 기준으로 봤을 때 100대 종목에 들어가는데 아무 문제가 없었던 회사"라며 "이제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관리종목이 됐으니 내일부터 인덱스에서 제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수시로 인덱스를 변경한다면 해당 종목뿐 아니라 다른 종목 비중도 모두 달라지기 때문에 인덱스를 추종하는 펀드를 운용하는 회사들에 거래비용이 많이 들게 된다"면서 "대한해운과 같은 경우가 발생하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증권사들도 괴롭기는 마찬가지다.
투자자에게 주식을 사라고 외상으로 빌려준 대한해운 관련 신용공여 금액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거래가 정지된 25일 대한해운의 신용융자 잔고는 40만1천875주로, 금액으로 886억원 정도다.
대한해운을 담보로 주식을 산 경우도 있어 실제 대한해운 관련 증권사들의 신용공여 금액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대한해운 신용융자 잔고는 올해 들어 꾸준히 늘어났다.
만약 1개월여 뒤 거래가 재개되고 대한해운 주가가 급락하면, 깡통계좌가 속출할 수 있다. 투자자 피해는 물론, 담보 가치 이하로 주가가 내려가면 증권사들도 고스란히 부담을 져야 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한해운 신용공여 금액은 삼성증권이 가장 많고, 우리투자증권, 동양종금증권, 한국투자증권 순으로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증권의 경우 업계에서는 대한해운 신용공여 금액이 80억~90억원에 달한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이밖에 우리투자증권은 26억원, 동양종금 17억원, 한국투자증권 13억원 등이 물려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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