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1% 상류층’ 그들만의 ‘억’소리 나는 결혼식

People / 이지영 / 2011-03-03 17:4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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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1%, 초호화 결혼 ‘실태’

베일에 가려져 있던 상류층의 결혼풍속이 언론에 조금씩 노출되면서 그들만의 호화결혼식에 대해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인정하는 상류층은 재력은 물론 명예, 문화적 소양을 갖춘 사람으로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은 일반인들의 관심과 부러움의 대상이 된다. 많은 사람들은 그들의 문화에 대해 알고 싶어 하지만 그들은 어떻게 해서든 숨기려 애쓴다. 그 중에서도 일반인들이 특히 궁금해 하는 것은 그들의 결혼문화다. 대기업 재벌이나 신흥 재력가, 정계나 명문가 등의 상류층 자제들은 대부분 중매로 결혼한다. 가끔 외국 유학중에 눈이 맞아 연애결혼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 조건이 맞는 집안끼리 결혼하는 경우가 많다. 상류층 결혼, 그들이 원하는 배우자는 어떤 조건을 갖추어야 할까?



드라마 ‘시크릿 가든’ 속 백마 탄 왕자님 김주원이 현실에서 길라임과 결혼할 확률은 거의 없다. 즉, 얼굴은 예쁘지만 집안이 평범한 여성이 상류층과 결혼하는 신데렐라 같은 경우는 매우 드물다는 것이 업계의 통론이다.


상류층 남자의 경우 일반적으로 ‘미모가 출중한 여자’ 를 선호할 것 같지만 사실, 단순 연애상대에 그치기 쉽다는 것이다. 예외적으로, 미스코리아 출신 배우 고현정이 삼성가 재벌2세와 결혼한 사례가 있지만 이들도 결국 결혼 8년 만에 파경을 맞았다.


드라마 속 신데렐라는 없다


상류층 전문직 성혼회사로 유명한 ‘디노블’ 통계자료에 따르면, 상류층이 생각하는 배우자의 조건은 일반 대중들이 생각하는 통상적인 조건과는 많이 다르다. 우선, ‘가정환경’ 이란 항목에서 일반대중과 상류층과의 큰 차이를 볼 수 있다.


일반대중은 배우자를 선택함에 있어 ‘가정환경’ 을 크게 고려하지 않는 것에 비해, 상류층은 40%를 상회할 정도로 그 비중이 크다. 즉, 배우자가 자라온 환경, 가문의 수준이 상류층 결혼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로 취급한다.


이는 상류층 결혼이 개인의 사랑보다는 철저히 집안 대 집안의 만남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사회적으로 명망 있고, 경제적으로 존경받는 집안과의 만남을 통해 자신들의 경제적ㆍ사회적 부가가치가 배가가 된다는 그들의 생각이 철저히 반영된 통계라 볼 수 있다.


그리고 일반대중이 외모와 경제력 즉, 외적이거나 물질적인 조건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상류층은 성품과 가정환경이 통계치의 절반이상을 차지함으로써 내적성향의 조건을 중요시 한다는 걸 알 수 있다. 결론적으로 좋은 집안에서 가정교육 잘 받고 자란 배우자를 원하는 것이다.


이런 집안 대 집안의 만남은 전통과 절제미를 강조한 보수적인 결혼식을 지향하고 있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말 그대로 ‘초호화 결혼식’이다.


‘1%’…그들의 특별한 결혼식


최근 상류층의 결혼은 억 소리 나는 결혼식 비용은 물론 해외원정 결혼에 대형 교회에서 이른바 인맥 과시 결혼까지 웨딩문화가 더욱 호화스러워지는 추세다.


패션디자이너 이지윤 씨(30ㆍ가명)는 외국계 금융회사 간부로 일하는 호주 동포 김민재 씨(33ㆍ가명)와 결혼식을 세 번 올렸다.


한 번은 남편 친척들이 있는 호주에서, 또 한 번은 자신이 자란 한국에서, 그리고 몰디브 해변에서였다. 몰디브 결혼식을 위해 최고급 리조트 반얀트리를 빌렸다.


직계 가족과 친한 친구 10여 명을 위해 몰디브행 왕복 비행기표를 끊고 4박6일 일정으로 객실을 예약했다. 결혼식과 피로연이 끝난 뒤 신랑ㆍ신부와 하객들은 몰디브에서 여유로운 휴가를 즐기며 부부의 새 출발을 축하해 줬다.


1인 기준으로 몰디브행 왕복 비행기표 값이 최소 130만 원, 리조트 비용은 150만 원 선으로 잡았을 때 몰디브 결혼식에만 수천만 원이 들어간 셈이다. 지난 5월 A호텔 예식부. 전직 정부 고위층 인사의 딸 결혼식에 초대받은 하객들 입이 떡 벌어졌다.


피로연에 나온 음식이 웬만한 호텔 레스토랑에서도 주문하기 힘든 세계 최고급 와규 안심스테이크에 전복찜 은대구 등이었다. 예식을 마치고 나온 하객들은 혼주에게 "딸의 결혼을 축하한다"라고 얘기해야 할지, "음식을 맛있게 먹었다"라고 얘기해야 할지 혼동이 될 정도였다.


호텔 직원의 귀띔에 따르면 이날 서빙된 음식은 1인당 20만 원짜리. A호텔 최고가의 피로연 음식이었다. 신데렐라가 동화 속 환상이지만 재미를 주듯 '럭셔리 웨딩'은 그들만의 세상이지만 누구나 한번쯤은 꿈꾸는 낭만이다. 대한민국 1%에게나 가능한 초호화판 결혼은 뭐가 다를까?


화려한 결혼식의 대명사는 ‘호텔’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는 것에 민감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자녀들에게 화려한 출발을 해주고 싶어 하는 부모의 마음은 누구나 똑같기에 결혼식만큼은 화려하게 치른다.


일반 중산층과 차이가 있다면 지정좌석제로 사전에 초청된 경우에만 예식에 참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축의금이나 화환을 사절하는 것은 이 세계에선 일종의 관례다.


하객수가 수천 명이다 보니 결혼식장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한 문제다. 대개 부모들은 신라호텔 그랜드볼륨을 선호하는 반면 자녀들은 하얏트호텔, 워커힐호텔 등 한강 조망이 가능한 특급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싶어 한다.


경제계 인사들은 교통편을 고려해 삼성동 인터콘티넨탈호텔을 선호하고 있다. 최근 강남권 부자들 중에서는 별장 등을 대여해 결혼식장으로 활용하는 이른바 하우스 웨딩도 많이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신부들의 최대관심사 웨딩드레스



배우 김남주와 심은하가 결혼식에서 입어 일반인의 입에도 오르게 된 중국계 미국 디자이너 ‘베라왕’의 웨딩드레스. 예전에는 이 베라왕 드레스를 입는 것을 최고로 쳤지만 요새는 국내에 도입되지 않은 디자이너가 만든 오트쿠튀르 웨딩드레스를 밀라노 파리 뉴욕 등지로 직접 날아가 현지에서 직접 구입해 들여오기도 한다. 또한 유행에 따르지 않는 자신만의 스타일을 고집하여 직접 디자인하여 맞춤 제작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능력과시의 하이라이트 ‘예물’


철저하게 전통과 예의를 갖추지만 오가는 결혼 예물들은 최고급이다.이들에게 값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비록 값이 덜 나가더라도 역사와 전통이 깃들인 물건이라면 예물로서 충분한 가치가 있다.


일반 상류층의 경우를 간단히 보면 반지면 반지, 목걸이면 목걸이식으로 세트보다는 단품을 선호한다. 아무리 안 해도 반지는 1000만 원을 상회하는 다이아몬드 1캐럿 최상급 커팅을 준비한다.


상류층의 예식 준비에서 주목되는 현상은 다른 무엇보다 희소성에 가치를 둔다는 점이다. 한 백화점 시계ㆍ보석 담당자는 "예전에는 혼수 예물하면 오메가, 롤렉스, 까르띠에 등을 찾았어요. 상류층에서 이제 이들 제품을 사는 경우는 줄어들고 있어요. 대중적 인지도는 낮지만 희소성이 높은 브레게나 바쉐론 콘스탄틴 시계나 다이아몬드전문인 로열아셔 제품이 최근 들어 인기죠"라고 전했다.


결혼식을 마친 신랑신부들은 보통 유럽으로 1개월 코스의 허니문 여행을 떠난다. 이들이 주로 찾는 여행지는 온난한 지중해성 기후가 펼쳐지는 그리스, 프랑스 남부해안이다. 한편 일정이 빡빡한 사업가들은 가까운 동남아나 호주 등의 최고급 리조트를 선호한다.


이렇듯 대한민국 상위 1%의 결혼은 ‘전통과 럭셔리의 조화’로 요약된다. 입을 떡 벌어지게 만드는 그들의 화려한 결혼 뒤에 숨어진 비용이 한없이 궁금하다.


꽃값만 8000만~1억 원


상류층이 결혼에 쏟아 붓는 액수는 상상을 초월한다. 취향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알려진 바에 의하면 최상류층은 결혼 당일에만 수억 원의 비용을 쓴다고 한다.


호텔이 양가 부모의 ‘재력 등급’을 나타낸다면 웨딩드레스, 식사, 꽃 장식 등은 신랑ㆍ신부의 수준을 말해 준다.호텔 중에서도 부유층이 선호하는 곳은 신라, 워커힐, 하얏트 등이다.


결혼식 비용은 하객 1인당 식사를 기준으로 한다. 1인당 식사비용은 보통 7만5000~20만 원 선이다. 평균 하객 규모가 500명 정도임을 감안하면 예식비만 최소 3750만원에서 1억 원이 들어가는 셈이다.


한 호텔 관계자는 “하객수가 많을 경우 2~3억 원 정도 쓰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신부의 웨딩드레스 또한 최소 2000만원에 이르며 시계·반지 등 예물도 수백만 원대 제품은 명함도 못 내민다. 또한 화려한 결혼식의 상징은 꽃 장식으로 꽃값만 8000만~1억 원씩 들기도 한다.


김도윤 제프리김 플로라디자인 대표는 "네덜란드, 폴란드 등에서 비행기로 수송한 작약, 수국 등으로 꽃 장식을 하면 1억 원 가까이 든다"며 "연예인이나 재벌가의 경우 꽃뿐만 아니라 꽃 장식 디자인에도 엄청 신경을 쓴다"고 설명했다.


그밖에 얼음조각, 케이크, 비디오 촬영 등에도 수천만 원이 들 정도여서 예식담당자들은 “상류층의 결혼 비용 자체가 정해져 있지 않다는 것이 정설”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전셋값도 마련 못해 발을 동동거리는 서민커플들에게 결혼당일에만 수억 원을 쓰는 초호화 결혼식은 먼 나라 이야기다.


지난 2005년에는 한나라당 안상수 의원이 “건전가정의례의 정착 및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에 나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호화 결혼이 사회적 위화감을 조성한다고 지적한 안의원의 의견에 따라 일부에서는 “언론에 노출 된 상류층의 결혼 풍습이 유행처럼 물결을 타고 있어 결혼 자체에 너무 많은 투자를 하게 만든다”며 호화결혼의 부작용을 꼬집는 의견을 보였다.


하지만 “호화결혼을 하든 말든 자기 돈으로 하는데 무슨 상관이냐, 개인의 자유영역에 해당되는 부분까지 법적으로 막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의견도 많았다. 상류층의 ‘초호화 결혼’, 그들만의 잔치를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양분되어 있지만 관심은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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