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낌없이 주는 나무 ‘세계선린회’

People / 김병은 / 2011-03-28 11:4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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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선(公同善) 실천하는 지구촌의 선한 이웃

60억의 인구가 살고 있는 지구촌에는 하루 한끼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이 존재한다. 세계 각국에서 그들을 돕기 위해 지원한다지만 살아가는 방법을 모르는 그들에게는 그때뿐이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한국전쟁이 끝난 60-70년대 많은 나라의 지원덕분에 스스로 자립해서 현재의 위치까지 도달했다. 아직도 우리나라가 많이 풍족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나보다 못한 사람들을 위해 받은 만큼 돌려줄 정도의 나라가 됐다. 당연히 빈곤에 허덕이는 약소국에 비하면 큰 혜택을 받으며 살고 있는 편이다. 반만년의 역사속에서 힘든 시대를 보낸 우리나라다 보니 누구보다 그들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으며 어떻게 하면 그들이 현재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살아가야 하는지도 잘 알고 있다. 단지 한 순간의 배부름을 위한 지원이 아닌 지금 힘들더라도 짧게는 몇 년 길게는 평생을 행복하게 살게끔 해주는 나눔을 실천하는 단체가 있다. 1992년 설립돼 인종과 종교를 초월하여 모두가 더불어 사는 삶을 지향한다는 목적의 세계선린회가 바로 나눔을 직접 실천하는 단체다.


일요주간은 세계선린회 현 회장인 신익호 목사를 만나 세계선린회가 추구하고자 하는 나눔의 정신에 대해 직접 들어봤다.



▲ 세계선린회는 지난 2008년 아프리카 최빈국 마다가스카르를 지원하기 위해 방문했다.


국경, 이념, 종교, 인종 초월해 차별없는 세상 지향
1992년 설립 후 현재 10여개국 지원


현재 서영훈 이사장과 신익호 회장이 이끄는 세계 선린회는 세계 YMCA연맹 사무총장을 지낸 이수민 목사와 고건 전 총리 등 뜻을 같이 하는 각계인사들이 모여 창립했다.


2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빈곤뿐 아니라 여러 가지 악조건에 시달리면서도 자신들의 힘으로 가난에서 벗어나려 애쓰는 세계 이웃나라 주민들의 자립의지와 살기 좋은 선린마을 만들기 운동을 격려, 지원하는 일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람이 일생을 살아가면서 누군가를 돕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세계선린회는 공동선(公同善)을 실천해가며 지구촌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떳떳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계를 추구하고 있다.


결국 사랑과 정의가 넘치는 세계를 이룩하는 일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지구촌 가족운동이 바로 세계선린운동이다. 세계선린회는 국경, 이념, 종교, 인종을 초월하여 빈곤을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희망과 같은 존재로 ▲빈곤과 악조건에서 벗어나려고 애쓰는 국내외 주민들의 자립노력과 살기 좋은 선린마을 만들기 운동 ▲주민들의 생계활동, 복지향상과 지역발전을 위한 협동사업 ▲상호이해와 친선을 도모하는 교류 및 조사연구사업 ▲한국내 거주 외국인의 교육, 인권보호, 복지를 위한 사업을 목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알고 보면 세계선린회가 최종적으로 추구하는 바는 밥을 떠먹여 주는 것이 아니라 숟가락 등 도구를 사용해 스스로 떠먹을 수 있도록 방법을 가르쳐 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 세계선린회 신익호 회장
단순한 지원보다 자립할 수 있는 능력 배양
신익호 회장 “작은 역할이라도 할 수 있어 감사하다”


신익호 회장은 일요주간과의 인터뷰를 통해 “굶주림이 없고, 차별이 없고, 억울함이 없는 세상, 가진 것을 서로 나눠가며 사는 세상, 하나님이 창조하신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모두가 인간답게 사는 세상이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세상”이라며 “세계선린회가 큰일을 하지 못하더라도 그러한 세상의 ‘작은모델’이라도 실현하고 지구촌 구석구석에서 사회정의와 세계평화를 위해 힘써 일하는 사람들의 대열에 끼어 작은 역할이나마 감당하려는 것”이라고 취지를 밝혔다.


세계선린회는 20여년간 많은 사업을 전개했다. 92년 설립 이후 중국을 시작으로 현재 베트남, 방글라데시, 필리핀, 캄보디아, 마다가스카, 스리랑카 등 총 10여개국의 빈곤층을 대상으로 각 나라의 상황에 맞게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중국의 경우 1993년 연변 조선족 자치구 장항촌에서 시작된 사업은 꾸준히 확장돼 현재 14개촌에서 촌민들과 연변자선총회가 중심이 돼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주요사업으로는 양돈, 목축사업과 마을회관 건립사업, 북오미자재배사업 등이다.


그들은 20여년 가까이 세월이 흐르다보니 어느 정도 경제적 기반을 갖추고 이제는 자신들보다 못한 사람들을 위해 선린회가 추구하는 나눔의 정신을 직접 실천하고 있다.


▲ 선린운동의 하나로 시작된 베트남 빈탄촌의 봉제공장. 세계선린회가 베트남에서 한국계베트남 2세들을 위해 지원하고 있는 기숙사의 학생들이 공부를 하고 있다.
세계선린회의 베트남 선린사업은 1993년 호치민 시내의 2개 지점과 동탑주의 4개 농어촌, 메콩델타에 있는 빈탄 4개 농어촌에 소와 돼지를 기를 수 있도록 자금을 지원하면서 시작됐다. 또한 임대건물에서 시작한 봉제기술학원은 베트남 세계선린회의 본부회관이 완공됨에 따라 2003년부터는 자체 건물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그동안 1000여 명이 넘는 기술자를 배출해 자립심을 키웠다.


베트남 사업 중 가장 핵심은 월남전 당시 한국남자와 베트남 여자 사이에서 출생한 2세인 한국계 베트남인들을 위해 장학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베트남에 5000-6000명 가까이 존재하는 한국계 베트남인들은 베트남에서 사람 취급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최빈민층이라 할 수 있다.


세계선린회는 그들의 안타까운 사연에 가장 먼저 그들을 지원하기 위해 발벗고 나섰으며 많은 학생들이 베트남 각계각층에서 자리를 잡고 살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세계선린회의 장학금으로 공부를 했던 한 학생은 성인이 된 지금 수산사업에 뛰어들어 베트남의 대표적인 사업가로 손꼽힌다.


이후 한국계 베트남인을 위해 마련된 장학사업이 더욱 확대돼 가난으로 인해 배움의 기회를 갖지 못하는 베트남 대학생들에게까지 전파됐다. 2007년에는 베트남 남부지역의 빈탄촌 촌민들을 위해 집회 및 봉제, 수공예품제작, 컴퓨터 교육, 의료진료 등을 할 수 있는 빈탄회관을 완공해 이곳은 현재 마을 주민들의 여러 활동 장소로 활용돼 마을공동체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세계선린회는 필리핀 중부지역인 ‘파나이’ 섬의 4개 농어촌에서 주민들과 함께 선린사업을 전개했고 이 중 2개 촌에서는 가난한 촌가에 양돈 자금을 융자해주는 신용기금사업도 함께 하고 있다. 아울러 버스조차 다니지 않아 전혀 생활력이 없던 북부 산간지역의 가야파 마을을 찾아 표고버섯 재배단지를 만들어 줬으며, 2010년에는 주민들의 요청으로 마을에 컴퓨터 교실을 설립해 추진하고 있다. 당시 이 사실을 알게 된 도지사가 직접 찾아와 고마움을 표현했으며 컴퓨터 교사와 학교 설립 등 많은 지원을 약속했다.


세계선린회는 이밖에도 방글라데시, 캄보디아, 스리랑카, 마다카스카 등 해외 10여개국에서 폭넓게 사업을 펼치고 있다. 특히 세계선린회는 다양한 사업 중에서도 그들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소나 돼지등을 직접 키우는 목축사업에 많은 지원을 한다.


신 회장은 “현재 지원하는 빈민지역의 대부분은 돼지나 염소 한 마리면 가족이 생계를 유지할 수 있다”며 “가축들은 새끼를 낳는다는 특성 때문에 새끼가 나오면 이것을 옆 마을에 다시 전해주도록 하면서 장기적으로는 우리의 도움 없이도 그들이 스스로 선린운동의 뜻을 이해하고 공생하는 관계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계선린회는 해외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외국인근로자와 다문화가정을 위해 많은 활약을 한다. 성동외국인근로자센터를 포함해 3개의 근로자센터를 위탁받아 국내 외국인 근로자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2001년부터 서울시 성동구의 위탁을 받아 운영된 성동외국인근로자센터는 한국에 체류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한국문화를 이해하는 기회를 제공하며, 타국생활의 애로사항을 해소하기 위해 한국어, 컴퓨터 등의 교육문화, 상담 서비스, 무료진료,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 자녀들의 학습지도 등을 위한 지구촌 학교를 운영한다. 현재 타 근로자센터의 발판이 된 성동외국인근로자센터는 효율적인 운영을 인정받아 ‘세계인의 날’에 국무총리상을 받기도 했다.


또한 세계선린회는 서울특별시의 위탁을 받아 지난 2008년부터 서울글로벌센터 내 다문화팀을 직접 운영하고 있다. 다문화팀은 서울거주 외국인을 위해 외국인 상담원들이 직접 상주하며 원스탑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맞춤형 주말 한국어교실 운영, 다문화가정 자녀의 이중 언어와 예체능 교육을 위한 다문화 학당을 실시하고 있다. 세계선린회는 지난해에도 서울특별시의 위탁을 받아 서울시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를 개관했다.


세계선린회가 이처럼 국내외로 많은 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결코 자금이 넉넉하고 규모가 방대해서 봉사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단지 남을 돕겠다는 신념과 긍지를 가지고 공동선(公同善)의 실천을 통해 지구촌 모든 사람들이 행복하게 사는 세상을 만들어가기 위해서다.

2006년 별세한 이수민 회장의 바통을 이어 현재 세계선린회를 이끌어가는 신 회장은 많은 것을 바라지는 않는다. 세계선린회라는 이름에 맞게 선하고 착한 이웃이 되자는 취지를 가진 많은 사람들이 함께 동참했으면 하는 바램뿐이다. 그 사람들의 작은 보탬이 모여 현재 지원하고 있는 나라를 한 20여개국으로 확대해 가고 싶은 마음이 신 회장의 자그마한 소망이다.


신 회장은 “많은 분들이 좋은 뜻 동조해서 그분들도 잘사는 사회가 되지 않을까 한다”며 “그런 후원자들이 더욱 많아져 하루 한 끼 먹는 나라가 조금씩 생활이 향상되면 그것이 가장 큰 기쁨”이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이어 “국내외 회원들과 후원자 여러분의 정성어린 성원에 힘입어 좋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면서 “힘이 되어 주신 한분 한분에게 깊은 감사를 드리며 수많은 현지 주민들과 함께 추진하고 있는 이 운동이 중단 없이 유지 될 뿐 아니라 확장될 수 있도록 끊임없는 성원을 바란다”고 당부했다.


신 회장은 또 “매년 넉넉하지 않은 회비와 후원금 국제협력단에서 지원하는 금액으로 사업을 한다”며 “가장 아쉬운 점은 재정상황이 넉넉하지 않기 때문에 더 많은 나라에 도움을 줄 수 없어 안타깝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러나 신 회장은 자금이 적어 아쉬운 점이 있지만 적은 금액이라도 누군가를 위해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자체를 더 기뻐했다.


그 일환으로 세계선린회는 매년 11월 1,000여명의 후원자들에게 연간사업을 보고하고 사업기금을 모금하기 위해 ‘세계선린회 후원의 밤’ 행사를 개최, 그동안 후원해준 사람들을 위해 고마움을 표현한다.


한편 서 이사장과 함께 세계선린회를 이끌고 있는 신 회장은 65세 퇴임 전까지 평생을 목사로 지냈으며 현재는 세계선린회 회장과 함께 장애우 시설인 거제도 애광원의 이사장을 중임하고 있다.


-후원방법-
세계선린회는 날로 확장되는 국내외 선린사업을 재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CMS출금이체서비스’를 통한 회원모집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약정한 회비를 회원의 은행계좌에서 자동 인출하여 세계선린회 계좌에 입금시키는 방법으로 월 회비는 부담없이 월 5천원부터 할 수 있다. 후원을 원하시는 분은 세계선린회 홈페이지 (www.worldneighbours.net)에 접속하여 상단 후원참여를 클릭하여 신청하면 된다.
세계선린회는 기획재정부장관이 지정한 지정기부금단체로 후원해 주시는 회비와 후원금은 소득세법과 법인세법 규정에 의거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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