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주간=노정금 기자] 2011년 한 해는 대한민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변화의 물결이 거셌다. 수십 년 동안 철권통치를 휘둘러오던 독재자들이 줄줄이 권좌에서 쫓겨났고 유럽발 금융위기는 세계 경제를 꽁꽁 얼어붙게 만들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2월 17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한반도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요동쳤다.
이같은 거대한 변화의 물결들이 2012년 새해에는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지켜보고 있다. 이에 <일요주간>은 이장희 한국외국어대학 교수를 만나 2011년 한 해를 되짚어보고 김정일 사후 남북한에 불어 닥칠 변화를 진단해봤다.
내년 선거가 끝나고 2013년쯤 남북 대화 이뤄질 듯..
사회 전반적으로 민주, 복지 가치 모두 다 흔들렸다
-한 해를 돌이켜 보며 사회 전반적으로 아쉬웠던 점이 있었다면.
양극화 현상이 심화 되었습니다. 특히 비정규직 문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문제, 도.농간의 격차 이런 양극화 현상이 굉장히 심화되었습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인 경제위기로 이러한 위기가 선진국 에도 불어 닫쳐 일종의 자본주의, 신자유주의에 한계가 온 것입니다. 우리는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가. 어떤 세계를 만들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철학이 없는 방향으로 나아갔습니다. 특히 MB정부가 들어와 심화시켰습니다. 신자유주의의 영향은 다른 나라도 다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심한 것은 정권의 성격이 친,인척 관계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경쟁의 목표가 무엇입니까? 가야할 방향성, 역사성, 철학성을 잃었습니다. 이런 것으로 인해 다른 나라보다 우리나라가 더 심화 되었다고 봅니다.
MB 정권은 절차 없이 밀어붙이는 것이 심각한 문제입니다. 민주주의 시민사회를 어렵게 구축했는데 이런 것을 무시하는 현상 입니다. ‘공권력에 대한 불신’, ‘부자 도덕성의 문제’, ‘탈세’, ‘대기업 위주’의 잘못된 정책을 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소통의 부재입니다.
남,북 관계에 대해서 지난 날 잘한 것은 수용해야 됩니다. 하지만 무조건 북한과 적을 만들려고 하고 있습니다. 6.15공동선언과 10.4선언, 비핵개방3000은 이념적으로 나쁜 것입니다. 또, 한반도 중심에 우리가 이끌지 못하고 다른 나라를 의존하고 지나친 한. 미 동맹 강화는 잘못된 방향입니다. 또 남북경제협력과 핵문제를 경직되게 연결시켜 핵문제가 해결 안 되면 교류협력 하지 않는다는 것은 대화의 문을 닫는 거죠. 핵문제는 남한과 북한의 해결문제가 아니라 세계가 해결해야 될 문제입니다. 사회 전반적으로 평화의가치, 민주, 복지의 가치가 모두 다 흔들렸습니다. 이것을 다 복원해야 됩니다.
-2011년 정치권에 등장한 안철수 박원순 신드롬을 어떻게 보십니까.
제가 봤을 때는 교과서대로 상식적인 이야기를 한 것입니다. 안철수는 진보가 아닙니다. 이 정권은 제대로 교과서대로 안하고 있고 전부 파행적이었습니다. 안철수는 ‘교과서대로 해도 성공할 수 있다’라는 것을 보여준 것입니다. 우리정치권, 제도권이 현행법대로 헌법에 주어진 대로 제대로 하지 않은 것에 분노한 것입니다. 교과서대로 하자는 대로 외친 것입니다. 또, 박경철 의사도 그러합니다. 안철수는 IT의 대부고 박경철은 시골의사이지만 주식투자의 전문가입니다. 양극화현상으로 2030시대가 제일 피해를 보고 있는 시점에서 안철수는 2030세대에게 ‘이와 같이 자기 일을 열심히 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입니다. 젊은이들이 바라는 것이죠. 기존의 아날로그 식이 아니라 디지털시대에 맞는 상황을 보여준 것입니다.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최근 박근혜 위원장이 비대위를 설립해 당 쇄신에 나섰습니다. 박근혜의 행보를 평가한다면.
박근혜 비대위가 원칙적으로 한나라당의 쇄신을 위해 지금 파격적인 행보를 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으로 봅니다. 박근혜 하면 박정희를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가 아직까지 박정희 우상화가 남아있어 이것이 박근혜의 큰 짐 입니다. 박정희의 근대화 한 부분은 인정하나 피해자들도 많습니다. 피해자들에 대해 확인을 하고 박근혜는 이 부분을 사과를 해야 됩니다. 그리고 제대로 된 보수를 해야 된다고 봅니다. 보수가 나쁘다는 것이 아닙니다. 어느 사회든 있어야 되며 그 사회가 가지고 있는 전통적인 가치, 문화는 필요합니다. 우리사회의 보수는 전통적 가치, 문화를 발전시키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자기 기득권을 지키라 바쁘죠. 박근혜씨의 행보에 대해 앞으로 초심을 잃지 않고 가는 것은 좋다고 봅니다. 야권에 대해 경고도 주고 국민 편에 서서 이끌어가야 됩니다.

-올해 김정일 죽음은 갑작스러웠습니다. 저는 지금 김정일의 사망 시점이 지금이 아닌 민족의 화해와 조국의 통일을 위해 함께 뜻을 모았던 평양회담 6.15 남북공동선언이나 10.4 선언이 이행되어 남북관계가 어느 정도 좋게 되어 있을 때, 평양까지의 남북도로철도 연결이라든가, 평화수역을 만들기 위한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를 통한 공동사업을 하다가 협력하는 관계에서 김정일이 사망 했다면 좀 더 머리를 맞대고 남한과 북한이 어떻게 해야 되는지 많은 고민을 했을 것이다. 지금은 ‘김정일 사망.. 북한붕괴.. 통일..’ 또 ‘국가차원에서 조문을 가느냐’를 두고 말하는 것도 너무 아쉬운 부분입니다. 한반도에서 남북관계중심이 남한이 주체가 되지 못하고 있는 점이 아쉽습니다.
현재 우리 대외정책도 중국과 멀어지고 미국에만 동맹을 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아주 잘못됐습니다. 미국이 북한을 압박을 하는 것도 남한의 영향이 큽니다. 한미동맹을 강화하니까요. 이명박 정권은 실패입니다. 국정원에 1조 원의 돈을 주었는데도 김정일이 언제 죽었는지도 몰랐습니다. 정부기관이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한 겁니다.
-김정일 사후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 정세를 진단한다면.
‘지금 정치의 통일정치는 이래서 안된다’라는 것을 느낍니다. 한나라당 쇄신파도 고함을 칩니다. 쉽게 말해 비핵계획3000은 원칙을 벗어나 정권을 장악하면 남북한 문제에 대해 힘을 못 쓰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대북정책은 좀 포용하는 정책을 펼쳐야 합니다.
민관분리(民官分離)와 정경분리(政經分離)가 반드시 이뤄져야 됩니다. 남북관계가 우선이 되어야 되는데 한미관계에 더욱 신경 쓰고 있어 우리는 매일 뒷북을 칩니다. 최소한 남북관계가 한미관계를 앞서지 못한다면 병행으로 가야합니다.
지금 김정은 체제에 대해서는 중국이나 미국이 이 체제를 안정시킬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일은 김일성에게 20여년의 후계자 수업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김정은은 98년 뇌졸중으로 김정일이 쓰러졌을 당시 김정은을 후계자로 지목한 것입니다. 김정은이 자기 체계를 찾아가는 데는 시간이 조금 걸릴 것입니다. 남한은 내년 4, 12월 선거가 있습니다. 러시아, 일본 등은 김정은 시대가 빨리 안정화가 되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남북한 간 냉전이 지속되고 있다. 가장 큰 문제가 무엇이라고 보는가.
남북문제의 가장 큰 문제점은 대화채널이 다 끊어졌다는 것입니다. 특히 이명박 정부가 들어오고 더욱 그러합니다. 5.24 조치가 남북한 방향을 더욱 방해하고 있고요. 북한을 냉전적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이 문제입니다. 지금 정권을 보면 ‘북한은 주적’입니다. 대북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합니다. 남북한이 한반도에 대한 자주성이 있어야 됩니다.
중국이 대단한 위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미국은 북한과 동맹을 맺고 싶어 합니다. 미국이 급하지만 이명박 정권 때문에 북한하고 동맹을 갖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중국을 포위하기 위해 중국의 지렛대역할을 하는 북한과 동맹을 맺으려 합니다.
-남북관계를 어떻게 이끌어 가는 것이 좋을까요.
김정일 시대 남북관계에 대한 이야기는 접어두고 화해, 협력으로 복원해야 됩니다. 남북관계를 정상화 시켜야 합니다. 이것이 제일 급선무이고요. 대화 채널의 복원과 기존 6.15선언 등을 존중하고 5.24조치 철회해야 합니다.
-김정은이 앞으로 어떠한 정치를 할 것으로 보십니까.
김정은은 단기적으로는 체제안정을 도모하고 김정일의 기본정책으로 당분간 갈 것이고 자기체제가 안정이 되면 자기목소리로 갈 수 있는 체계로 갈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대남정책에 대해 생각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지금 북한은 식량난이 가장 문제로 생각됩니다.
내년 선거가 끝나고 2013년쯤 남북이 대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북관계에서 박근혜 의원은 괜찮을 것 같습니다. 통큰 정책을 할 것 입니다. 북한이 박정희를 싫어하면서도 박정희의 새마을 정책, 경제개발정책에서 높이 삽니다. 박근혜의원은 북한으로 하여금 아버지에 대한 향수심을 불러일으킵니다.
-통일이 된다면 언제쯤으로 예상하십니까.
통일이 2018년 쯤 될 것 같습니다. 제도적, 영토적 통일이 아닌 자유로운 소통과 적대 의식이 없어지는 통일을 말하는 것입니다. 2018년은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리는 해입니다. 우리의 역사를 돌이켜 보면 1988년 서울올림픽, 2002년 월드컵의 붉은 악마를 돌이켜 볼 수 있습니다. 1988년때 88올림픽은 대단히 휼륭했죠. 또 우리나라가 못살지 않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이것이 1988년 독일 통일에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왜냐면 동독사회와 북한은 남한사회를 악선전했습니다. 88올림픽 후 헝가리, 루마니아등 다들 놀랬습니다. 1986년에는 소련의 공산주의가 붕괴됐습니다. 소련이 한마디로 자본주의에 졌다는 것이죠. 동,서독이 갈라진 이유는 이념 때문인데 이념이 없어졌으니 갈라있을 필요가 없어졌겠죠. 1988년 한국이 올림픽을 통해 보여진 모습은 세계 사람들을 모두 놀랬습니다. 이것은 즉 북한 공산주의와 남한의 자유 민주주의에서 양자택일을 했던 것입니다.
이번에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의 개최가 우리나라를 통일의 기회를 가져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쯤 되면 김정일 체제도 상당히 안정될 것으로 예상되고, 지금까지 남한은 실수도 해봤고요. 민주주의, 법치주의를 더욱 발전시키고 통일, 평화 준비를 해야 됩니다. 북한이 지향해야 될 사회로 롤 모델로 삼을 수 있는 사회로 만들어야 합니다.
<이장희 약력>
2006.3~현재 (사)한반도평화를 위한 국회의원?시민단체 협의회 상임공동대표
2007.3~현재 시민사회신문 공동대표
2005.9~현재 국제엠네스티 법률가위원회 위원. 위원장,명예위원장
1999.9~현재 (사)민화협 정책위원장, 공동의장, 상임의장
2005.9~현재 (사)언론인권센터 이사장, 명예이사장
1992.2.~2003.2 (사)경실련통일협회 이사, 정책위원장, 운영위원장
1991.9~현재 (사)아시아사회과학연구원 원장
2000.12~현재 (사)통일교육협의회 통일교육연구소장.공동의장.상임공동의장. 고문
2001.9~현재 (사)평화통일시민연대 상임공동대표
2003.9~현재 (사)남북경협국민운동본부 상임대표
'시민과 공감하는 언론 일요주간에 제보하시면 뉴스가 됩니다'
▷ [전화] 02–862-1888
▷ [메일] ilyoweekly@daum.net
[ⓒ 일요주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