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BLE MYSTERY-[마태복음의 동방박사와 별(下)] 동방박사는 ‘페르시아 사제계급’ 유력

e산업 / 소정현 / 2012-03-21 11:2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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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주간=소정현 기자] “헤롯 왕 때에 예수께서 유대 베들레헴에서 나시매 ‘동방으로부터 박사들이’ 예루살렘에 이르러 말하되”(마태복음 2:1)

교회의 성탄절 연극에서 단골 메뉴가 있다. 동방에서 온 박사들이 아기 예수께 세 가지 예물을 봉헌하는 극적 장면이다. 동방박사들은 성탄절 핵심 이슈이지만 이들의 정체에 대해서는 무지하다는 표현이 가장 솔직한 것이다. 박사들은 과연 정확히 어떤 사람들인가? 그들의 고국인 동방은 어디인가? 이 질문은 교회사에서 항구적 질문이나 바이블이 제공하는 정보는 극히 제한적이다.

박사의 어원은 ‘바벨론과 페르시아’
우리 바이블 번역에서 박사라 지칭된 ‘현자(賢者, wise men)’들은 “점성술에 능통한 페르시아의 사제를 가리켰던 그리스어 명사”를 번역한 것으로서 단수형은 마구스(Magus), 복수형은 마기(Magi)이다. 구약에서 박사의 우두머리를 언급한 것은 구약의 ‘예레미아서’와 ‘에스더’서에서 확인된다. 바빌론 박사(마기)의 수장인 네르갈사레셀은 느부갓네살이 유대를 공격하고 점령할 때 함께 있었다.

“시드기야의 제 십일 년 사월 구일에 성이 함락 되니라 예루살렘이 함락되매 바벨론 왕의 모든 방백이 이르러 중문에 앉으니 곧 네르갈사레셀과 삼갈르보와 환관장 살스김과 ‘박사장 네르갈사레셀’과 바벨론 왕의 기타 모든 방백들이었더라”(개역한글 : 예레미아 39:2-3)

주전 5세기 페르시아 제국 아하수에로왕(주전 486-465년 통치) 재임 시에 왕후 와스디의 폐위문제를 놓고 아하수에로왕이 고심할 때 조언그룹이 바로 박사들이었다. “왕이 사례를 아는 박사들에게 묻되(the king said to the wise men), 왕이 규례와 법률을 아는 자에게 묻는 전례가 있는데”(개역한글 : 에스더 1:13)

동방 박사들인 마기(Magi)는 성경의 레위 족속에 비견되는 이방의 제사장 계급으로 종교 지도자로서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했다. 마기는 원래 페르시아에서 세습 제사장 직책의 포괄 개념이다. 이들은 제사를 주관하였을 뿐 아니라, 당시에 매우 존경받던 학자로서 종교와 철학·의학·자연 과학 등에 폭 넓은 지식을 소유했던 핵심 엘리트였다.

또한 마기는 주권자를 위해 꿈, 환상 및 하늘의 별을 관찰하고 그것을 통해서 미래에 일어날 일들을 예언하였다. 그 당시에는 첨단 장비가 없었기에 별을 관찰한다는 것이 고차원의 실증 지식의 소유자가 아니면 불가능하였을 것이기에 동방박사들은 전문가 수준의 천문학자라는 사실에 쉽사리 수긍할 수 있다.

그리스의 역사가 헤로도토스(Herodotos) 의하면-기원전 7세기에 역사에 첫 등장하는 마기는- 점성술을 연구하는 메대(Median)의 한 부족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마기라는 이름으로부터 우리가 사용하는 마술(magic)과 마술사(magician)라는 단어가 파생되었다.

‘동방’은 과연 ‘어느 지역’이 타당할까
우리는 마태복음 2장에서 ‘동방’이 어느 곳에 위치하고 있었는지 누구도 명료하게 말하지 못한다. 옛 바빌로니아의 메소포타미아 지방, 즉 지금의 이라크 어느 곳이었을 거라고 말하기도 한다. 또는 오늘날 이란은 아닐까? 그곳은 과거 페르시아라고 하는 땅이었다.

유대인들은 주전 8세기-6세기에 앗수르와 바벨론에게 패하여 포로가 되어 끌려갔다. 이중 바벨론의 고위 관직 중에 마기가 있었다는 것을 우리는 다니엘을 통해 알 수 있다. 여호와께서 다니엘에게 어떤 현자도 할 수 없었던 느부갓네살의 꿈의 해몽을 하게 함으로써 다니엘은 “바벨론 온 지방을 다스리고 또 바벨론 모든 지혜자의 어른<all the wise men of Babylon>”(다니엘 2:48)으로써 임명되었다.

다니엘은 바벨론 전역에서 존경의 대상이었고 최고위직이었기에 마기들은 다니엘로부터 여호와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을 것이다. 바벨론 다음 제국인 페르시아 통치기에서 유대인들 중 일부는 유배생활이 끝났을 때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고 그곳에 정착했으며, 동방 사람들과도 결혼했기 때문에, 유대의 메시아사상의 영향이 그들의 종교에 강하게 흡착되었을 것이다.

다니엘의 지대한 영향력은 바벨론 다음의 제국인 페르시아 왕들인 다리오와 고레스까지 이어졌다. 이들 제국의 박사들은 유일하신 참 하나님, 장차 오실 영광의 왕을 통해 나타날 그의 백성을 향한 하나님의 섭리에 대해 생생히 체득 과정을 거쳤을 것이다.

다니엘서 9장에서는 당시 페르시아 왕이 유대인들에게 예루살렘 성을 다시 지으라고 명령한 후 483년이 지나면 이 메시아가 왕으로 예루살렘에 올 것이라고 했다.

“예루살렘을 중건하라는 영이 날 때부터 ‘기름부음을 받은 자’(Messiah the Prince) 곧 왕이 일어나기까지 일곱이레와 육십 이 이레가 지날 것이요” 이 법령이 내려진 것은 기원전 446년경이었다.
동방박사들은 이스라엘에 메시야가 이 땅에 강림하실 때가 되면 하늘에서 별의 특별한 움직임이 포착될 것이라는 믿음을 키워나갔을 것이다. “한 별이 야곱에게서 나오며”(민수기 24:17)

오클라호마 대학의 종교학 교수이며 고대 성경언어의 전문가인 브렌트 랜도 교수는 “18세기 터키의 한 수도원에서 발견돼 바티칸 도서관으로 옮겨진 한 고대문서에서 동방박사의 행적이 상세히 기술됐다”고 언급했다.

란다우 박사가 소개한 ‘동방박사의 묵시’에서 박사들의 수는 적어도 12명이나 되었다. 동방박사의 묵시는 바티칸도서관에 소장된 주후 8세기 시리아 사본에 기록된 동방박사 내용을 번역한 것이다. 시리아 사본의 원본은 주후 2세기 중엽에 기록되었을 것으로 란다우박사는 믿는다. 그렇다면 시리아 사본의 원본은 마태복음이 기록된 지 1세기 후에 기록된 것이다.

이제 최종적으로 ‘동방박사의 예수영접’에서 바이블이 예증하는 영적 의미의 귀결이라면 진정 무엇을 핵심 추출해야 할까? 당시 메시아 탄생을 고대하며 직접 목도한 부류들은 유대 땅의 지배계층이 아닌 하류계층인 목동들이었다는 점과 박사들은 국외인이었다는 점을 적극 주시해야 한다.

예수의 출생 당시 천사들로부터 가장 먼저 소식을 전해 듣고 찾아온 사람들은 양을 치던 목자들이었다.

“천사들이 떠나 하늘로 올라가니 목자가 서로 말하되 이제 베들레헴까지 가서 주께서 우리에게 알리신바 이 이루어진 일을 보자 하고 빨리 가서 마리아와 요셉과 구유에 누인 아기를 찾아서”(누가복음 2:15-16)

유대인들은 구약의 예언대로 탄생하실 그리스도를 학수고대하면서도 예수님을 영접에 눈멀고서 오히려 저 멀리 이방의 동방 박사들이 예수의 탄생을 맞이하였던 것은 전 세계에 구원의 물결을 알리는 예표이자 그 시발점을 알리는 대예고편이었다.

“참빛 곧 세상에 와서 각 사람에게 비취는 빛이 있었나니, 자기 땅에 오매 자기 백성이 영접지 아니하였으나”(요한복음 1:9,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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