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역업체 “현대백화점, 우월적 지위 활용 이익 탈취”…甲-乙 논쟁 진실은?

People / 이희원 / 2013-06-19 10:2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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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측 “흑색선전으로 불법적 사회적 동요 일으켜” 억울
▲ ⓒNewsis

유통공룡 현대白 "흑색 선전" vs 용역업체 "힘의 논리" 뜨거운 甲-乙 논쟁의 끝은?


[일요주간=이희원 기자] 남양유업 사태로 촉발된 甲-乙 논쟁에 현대백화점그룹(회장 정지선)이 때 아닌 곤욕을 치르고 있다. 디자인 용역업체인 (주)아이디스파트너스(대표 박호민)갑의 위치인 현대백화점을 상대로 용역비를 지급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부터다.

현대백화점 측은 기자회견까지 개최해 억울하다는 입장을 드러내며 해당 업체 대표를 추가 고소하는 등의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대백화점과 용역 업체인 (주)아이디스파트너스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주)아이디스파트너스 박호민 대표이사가 17일 현대백화점이 갑의 우월한 지위를 앞세워 하청업체인 당사의 이익을 탈취했을 뿐 아니라 잦은 감사 등으로 경영권에 간섭을 받아왔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불공정거래행위 신고서를 제출하면서 시작됐다.

분사 기업 ‘을’, 이익은 고스란히 ‘갑’의 것

(주)아이디스파트너스는 지난 2004년 현대백화점 구조조정 대상이 된 디자인팀 직원 41명의 출자금으로 설립된 종업원 지주회사다. 이들은 현대백화점의 광고 및 DM 등 과 관련한 업무의 대부분을 전담해왔다. 영업 물량의 85%가 현대백화점 건으로 현재 (주)아이디스파트너스는 5월 31일자로 계약이 파기되면서 회사 경영에 위기가 닥쳤다.

회사가 설립된 2004년부터 현대백화점이 디자인 관련 일을 맡기면서 도급 금액을 인건비로만 책정해 이익 발생을 사전에 막는 등의 편법적인 방법으로 고정비 지급을 해온 것이 발단이 됐다. 현대백화점은 직원 숫자에 월급을 곱한 금액과 고정 비용만을 대가로 지불해왔으며 그 이유로 ‘분사 기업’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또한 2006년부터 현재까지 (주)아이디스파트너에게 광고제작 및 매체대행을 맡기면서 현대백화점은 또 다른 하청업체를 지정해 업체와 (주)아이디스파트너스와의 계약서를 작성해 비용을 대납하게 하는 등 (주)아이디스파트너스의 영업이익인 51억6,700여만 원을 편취해갔다는 것이 이들 주장이다.

현대백화점 측이 주장하는 ‘분사 기업’의 의미로는 (주)아이디스파트너스가 제공한 일감을 그대로 받아서 일하고 직원은 월급만 받아 가면 된다는 이론을 갖고 있는 것. 이에 이익은 모두 고스란히 모기업인 현대백화점의 몫으로 판단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부당한 경영 간섭과 강요 행위를 일삼았으며 자사 직원을 파견, 강제적인 감사도 진행해왔다고 토로했다.

이후 감사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드러내자 2013년 계약 파기를 조건으로 내걸어 피감을 요구했으며 감사 직 후 내용이 상이하다는 이유를 들어 현대백화점 직원 과실로 인한 손실액 명분으로 4억 원을 지급하라고 강요해왔다는 것이 (주)아이디스파트너스 측 주장이다.

(주)아이디스파트너스 배근한 실장은 “이 과정에서 현대백화점 이동호 기획본부장이 공정위 나 노동부에 불공정거래 등으로 신고할 경우 형사 고발하겠다”며 협박해왔다고 주장했다.

또한 현대백화점에서 자사 직원 빼내기를 감행하며 이직을 종용해 회사가 붕괴될 위기에 놓였다고 토로했다.

결국 현대백화점 측의 협박과 강요에도 불구하고 이를 따르지 않자 그룹 관계자가 나서 지난달 27일, “사업을 정리하라”면서 협박했고 결국 같은 달 31일, 모든 계약을 파기하고 일방적으로 종료했다는 게 이들이 공정위에 불공정거래로 신고한 이유다.

(주)아이디스파트너스 관계자는 “진실은 곧 밝혀질 것”이라면서 “현대백화점의 주장은 힘의 논리로 하청업체를 무너뜨리려는 발상”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 18일 현대백화점 기획조정본부 이동호 본부장이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설명회에서 “(주)아이디스파트너스 박호민 대표의 주장은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면서 반박하고 있다. ⓒNewsis

힘의 논리 ‘갑’, 억울하다?


한편 갑의 입장인 현대백화점은 “흑색선전으로 불법적인 사회적 동요를 일으키고 있다”며 기자설명회를 자청했다.

18일 현대백화점은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설명회를 열어 “(주)아이디스파트너스 박호민 대표의 주장은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면서 “비리로 해임된 박 대표가 사실관계를 왜곡해 흑색선전을 시도하고 있다”며 정면으로 맞섰다. 이날 회견장에는 기획조정본부 이동호 본부장과 법무팀 관계자가 참석 한 가운데 현대백화점 측 반박하는 내용으로 진행됐다.

현대백화점 이동호 본부장은 “((주)아이디스파트너스 )박 대표는 (주)아이디스파트너스 설립 직후인 지난 2005년부터 약 6여 년간 매출을 축소하는 방식으로 57억을 51억으로 보고해 8억 원에 달하는 이익을 챙기는 등 회계조작을 해온 정황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현대백화점은) 오히려 계약서 내용대로 이행했지만 (자신의)비리행위로 계약이 종료될 위기에 처하자 이를 마치 불공정거래로 편승해 흑색선전을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주)아이디스파트너스 측이)미지급됐다고 주장하는 51억 원은 하도급 업체인 (주)이노션월드와이드(이하 이노션)에게 아이디스파트너스가 직접 지급해야하는 금액인데도 불구하고 이를 현대백화점에 요구하고 있다”면서 그들의 주장이 어불성설(語不成說)이라고 반박했다.

현대백화점이 이노션에 지급한 대금 가운데 9%를 아이디스파트너스에 지급하는 것이라는 주장인데 반해 아이디스파트너스는 전 액 지급을 요청하고 있다는 것.

뿐만 아니라 DM제작 시 이미지 사용 건에 대해서 서류를 조작해 중복 청구하는 방식으로 청구해오는 등 사기행위를 저질렀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불공정행위를 한 것처럼 둔갑시켜 보상금까지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박 대표가 현대백화점 정지선 회장의 외삼촌에게 일감몰아주기를 했다는 (박 대표의)주장에 대해서는 “실제 정 회장의 외숙이 사장으로 있는 업체가 전단지 인쇄를 담당해왔지만 현재는 경쟁 입찰로 진행 돼 문제가 없는 사항”이라고 의혹을 일축했다.

이 본부장은 “박 대표와 수차례 대화를 시도했지만 거부당했다”면서 명예훼손죄도 추가로 고소해 강력한 법적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현대백화점은 박 대표를 사문서 위조 및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사기죄로 7일 동부지법에 형사 고소한 바 있다.

갑과 을의 논쟁이 거대 유통공룡인 현대백화점그룹에로 번진 가운데 양측 간 뜨거운 공방전의 끝에 어떤 결론이 내려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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