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대표, 계파에 발목 잡히지 말고 국민 상대로 정치해야”

People / 황천우 작가 / 2013-10-21 10:3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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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천우의 정치읽기-김한길 민주당 대표를 향한 苦言
-김한길 민주통합당 대표 @Newsis
[일요주간=황천우 작가] 민주당 전당대회 전 일이었다. 민주당 원로인 김상현 전 의원이 모 방송에 출연하여 개인적인 차원에서 차기 민주당 대표로 김한길 후보가 당선되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김한길 후보가 소설가 출신이라는 사유를 들었다. 아울러 소설가에게는 불가능이 없고 따라서 당시 곤경에 처해있던 민주당을 위기에서 능히 구해낼 것이라는 이야기 역시 덧붙였다.

그를 바라보며 조용히 찬사를 보냈고 필자 역시 김한길 후보께서 대표가 되어주기를 고대했다. 개인적으로 동문의 관계를 떠나 김한길 후보가 대표가 되어 낙후된 이 나라의 정치를 업그레이드 시켜줄 수 있다 기대했다. 또한 소설가 출신으로서 국민들에게 카타르시스, 즉 희망을 전해줄 것이라 역시 기대했다.

그런데 막상 민주당 대표로 당선된 김한길 대표가 이외의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불가능한 일이 없어야 하건만 당내 강성 세력에게 발목이 잡혀 앞으로 나아가기는 커녕 자신의 목소리도 제대로 내지 못하는 현상이 이어졌고 급기야 투쟁을 기치로 내걸며 국회를 외면하고 거리로 나섰다.

이어 교착상태에 빠진 정국을 타개하기 위해 어렵게 성사시킨 3자 회담을 희망의 장이 아닌 절망의 장으로 만들었다. 필자가 살필 때 아쉽게도 그 회담은 회담이 아니었다.
회담은 말 그대로 서로가 만나서 현안에 대해 의견을 조율하고 합의를 도출해 내어 국민들에게 희망을 전해주어야 한다. 그러나 그 회담은 김한길 대표의 일방적 통보에 지나지 않았다.

아울러 그가 요구한 국정원 댓글 사건에 대한 박 대통령의 사과와 채동욱 전 검찰총장에 대한 음모론 제기 및 관련 인사들 즉 법무부 장관과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문책 요구 건은 삼척동자가 살펴도 불가능한 건이었다.

필자라면 국정원 댓글과 관련한 사과 건은 의제로 선정하지도 않는다. 그리고 채동욱 전 총장 건에 관해서는 이 분이 야당을 하시는 분인지 여당을 하시는 분인지 혼돈까지 일어났다. 야당 인사라면 진상규명 촉구에 초점을 맞추어야 할 일이건만 오히려 채 총장 편에 서서 사건을 정치쟁점화 했다.

그런데 더 큰 문제가 있었다. 상기의 두 건은 그저 호사가들의 입맛만 돋우는 사안으로 작금에 우리 현실에서 전혀 비중을 차지할 수 없음을 알지 못했다는 점이다. 국민들 입장에서 살피면 오로지 먹고 사는 부분인데 기껏 불가능한 사항을 요구하다가는 민주주의 회복이 무망하다는 말로 회담 결렬을 선언하면서 더욱 강력한 투쟁을 천명했다. 참으로 안타까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하여 정치판 출신 소설가로 소설가 출신인 김한길 민주당 대표에게 고언하고자 한다. 물론 민주당의 의미와 향후 방향에 대해서다.
1954년 국회에서 자유당 주도로 이승만 대통령의 중임 제한 철폐를 주요골자로 한 개헌안이 사사오입이라는 희대의 사기 행각으로 통과된다. 이를 계기로 분노한 양심적인 정치인들이 뭉치기 시작했다.
야권에서 신익희를 필두로 조병옥, 윤보선, 김성수, 김도연, 장면, 박순천, 장택상, 서범석, 유진산, 이철승 등이 또 자유당에서 탈당한 김영삼, 민관식 등이 가세하여 호동, 일명 호헌동지회를 구성하고 곧바로 민주당을 창당한다.

혹자들은 이 과정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경우도 민주당 창당 주역으로 간주하고 있다. 그렇지 않다. 김대중은 1954년에 실시된 민의원 선거에서 목포에 무소속으로 출마하여 8명 중 5위를 기록한다. 그리고 훗날 장면에 의해 민주당과 연결된다. 그러니 엄밀한 의미에서 민주당 창당 주역이 아님을 밝힌다.

여하튼 당시 자유당이 이승만의 권력 유지를 위한 수단에 불과했던 데 반해 민주당은 한국 현대 정치사의 주역들로서 이 나라의 진정한 정치가 그들에 의해 이루어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울러 민주당은 창당에 즈음하여 호헌과 준법정신의 구현을 앞세우며 이승만 정권에 대항해나갔다. 그 과정에서 신익희와 조병옥이 이승만에 대적하여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나 이승만에게는 천운이었는지 두 사람 공히 선거 기간 중에 사망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창당정신으로 일관하여 마침내 민주당 정권을 탄생시킨다. 이 부분에서부터 민주당이 변질되기 시작한다. 신파 구파로 갈려 치열한 내분에 휩싸이면서 정치실종 시대를 초래하고 결국 5.16을 맞이하게 된다.
이로 인해 민주당은 일시적으로 사라지지만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나 지금까지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민주당이 추구했던 정신은 아스라이 멀어져 가고 급기야 불안하기 이를 데 없는 상태까지 전락했다.

하여 필자는 민주당 특히 김한길 대표께 강력하게 권고한다. 민주당의 힘의 원천은 당내 계파가 아니라 국민이라고. 아울러 더 이상 당내 계파의 알력에 발목 잡히지 말고 국민을 상대로 정치하시라고.
그리하여 정치의 불모지였던 이 나라에 정치를 토착화시킨 선배 정치인들의 호헌과 준법정신을 되살려 이 나라의 정치를 정말 맛깔나도록 만들어주기를 간곡히 바라마지 않는다.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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