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공자들을 예우하며 애국정신을 함양하는 기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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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열하게 희생하신
순국선열들이 있었기에
젊은이들은 예 ․ 체능 쪽으로는 관심이 많으면서 나라의 앞날을 걱정하거나 역사적 사실에는 관심이 없어 안타까운 심정이다. 특히 젊은이들은 물론 나이를 먹은 사람들조차 6월은 “호국보훈(護國報勳)의 달”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설령 안다고 할지라도 무슨 기념일 정도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호국은 "외부로부터 나라를 지킨다"는 뜻이고 보훈은 "공훈에 보답한다"는 말이다. 그래서 6월이라는 단어에는 나라를 아끼고 사랑하자는 강력한 의미가 있다. 그런 이유로 6월 한 달은 나라의 존립과 유지를 위해 공헌하거나 희생한 유공자들을 예우하며 애국정신을 함양하는 기간이다.
6월을 성하의 계절인가? 추모의 계절인가? 묻는다면 말할 것도 없이 둘 다 맞는 말이다. 다만 생각의 차에 따라 경중은 크게 다르다. 우리의 6월은 장마와 무더위가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여 각종 질병과 자연 재해 예방에 세심한 주의를 요구하는 계절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 민족은 불과 수십여 년 전 6․25 전쟁의 잔혹함을 몸으로 겪었던 뼈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다. 통일을 갈망하는 우리 민족에게 전쟁과 평화의 명암을 되새기게 하는 계절이 6월이다.
조국의 안위와 자유 ․ 평화를 수호하려 장열하게 희생하신 순국선열들이 있었기에 오늘날 번영된 대한민국이 존재한다. 이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현재까지도 분단의 아픔을 떨쳐버리지 못한 채 이념의 진흙탕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아직도 우리의 민족적 비극의 역사는 끊이지 않고 있다. 전쟁의 불안과 민주화의 격동 속에서 갈등으로 사분오열 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 민족의 아픔인 6·25가 6월에 있다. 6·25는 1950년 6월 25일 새벽 북한 공산군이 남북군사분계선 전역에 걸쳐 불법 남침함으로써 일어난 전쟁이다. 1953년 7월 27일 휴전 협상으로 지금까지 휴전 중인 전쟁이다. 6.25는 동족끼리 전쟁을 하고 휴전선을 만들어 가족을 생이별로 몰아넣었다.
전국에서 20만명 학생과 시민들 군사독재 종식과
대통령직선제 외치며 일제 시위했던 민주화 항쟁
소중한 목숨과 재산을 잃은 후유증은 실로 엄청났다. 반세기 동안 아픔과 고통을 가슴에 품고 살아오고 있다. 냉전시대에도 우리가 잘 살고 있는 것은 6·25 당시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장병들과 애국자들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영웅들의 충성을 기념하는 날이 6월 6일 “현충일”이다.
해마다 현충일이 오면 짙어가는 녹음을 바라보며 살신성인 정신으로 나라를 지키다가 가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의 숭고한 애국애족 정신을 기리고 되새긴다. 나라와 겨레의 독립과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목숨을 초개처럼 버린 이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우리는 오늘날 윤택한 삶과 자유를 누리고 있다.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려 혼신을 불살랐던 선열들을 기리는 보훈의 의미를 되새기는 달이다. 그러나 우리는 고마움을 잊고 살아가는 것이 작금의 실태다.
많은 사람들은 현충일에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과 전몰장병들을 추모하기 위해 조기나 다는 날 정도로 기억하고 있다. 그 유래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는 게 사실이다.
현충일은 1970년 6월 15일 대통령령으로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을 공포하였다. 이날을 공휴일로 정하고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싸우다 숨진 애국선열과 국군장병들의 충성을 추모하고 있다. 해마다 6월 6일 현충일이 되면 전국 각지에서 그들의 넋을 위로하고 그 충절을 기리는 각종 행사를 한다.
기념행사는 국가보훈처가 주관하며 서울에서는 국립묘지에서 행해진다. 이날은 조기를 게양하고 대통령 이하 정부요인들은 몰론 국민들도 국립묘지를 참배한다. 오전 10시에 사이렌이 울리면 전 국민이 1분간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을 하며 고인들의 명복을 빈다.
현충일을 24절기중 손이 없다는 청명일과 한식일에 사초와 성묘를 하고 망종에 제사를 지내던 풍습에서 유래한 것이다. 그런 연유로 망종일인 6월 6일을 현충일로 정한 것이다. 역사적으로는 고려 현종 5년 6월 6일에 조정에서 장병의 유골을 집으로 보내 제사를 지내도록 했다는 기록도 있다.
한때는 6월을 "반공의 달"이라고 했다. 해마다 6월에는 북한의 만행을 잊지 말자는 의미를 부각시키면서 국민들의 경각심을 높이는 행사들을 집중적으로 하기도 했다. 요즘은 화해 무드가 익어가면서 “호국보훈의 달”로 용어가 바뀌었다.
행사도 주로 통일을 주제로 하고 있다. 통일은 다시는 동존상잔의 비극을 겪지 않도록 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여 평화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케치프레이즈를 내 걸고 있다. 그런 연유로 매년 6월 6일을 현충일로 정하여 호국영령의 명복을 빌고 순국선열 및 전몰장병의 숭고한 호국정신과 유훈을 추모하는 행사를 하고 있다.
나라를 위해 싸우다 돌아가신 분들을 위로하고 그 분들의 뜻을 받들기 위한 현충일을 우리는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 한낱 공휴일쯤으로 생각하고 있지는 않은지 한번쯤 생각해 볼 일다. 태극기는 게양하는지 사이렌 소리와 함께 묵념은 하는지? “호국보훈의 달”만이라도 선인들의 호국정신을 받들고 그 분들의 뜻을 지켜 더욱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키워야 할 것이다.
행정안전부에서는 매년 현충일에는 가정에서도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을 추모하고 이들의 숭고한 뜻을 기리고자 “나라사랑 태극기 달기 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현충일에는 조기를 단다. 조기는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 게양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정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등 연중 국기를 게양하는 곳 뿐 아니라 각 가정이나 기업ㆍ단체 등에 대해서도 게양하도록 권장 하고 있다. 그 동안 공공기관에 대해 현충일 국기 게양은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만 조기를 게양하고 이후에는 정상적으로 게양토록 하고 있다.
가정이나 기업ㆍ단체 등에 대해서는 오후 6시 이후 조기를 내리도록 한다. 조기는 국기를 깃봉에서 기폭만큼 내려서 게양하는 게 원칙이지만 보행자 등의 통행에 지장을 주거나 깃대 길이가 짧은 경우 조기임을 알아볼 수 있도록 최대한 내려서 달면 된다. 안타까운 것은 현충일이 되어도 조기를 달지 않는 가정이나 관공서가 많다는 것이다. 사이렌이 울려도 왜 사이렌이 울리는지 관심조차 없다는 것이다.
또한 6월은 상처가 많은 달이다. 그 하나가 명동성당을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20만 명의 학생과 시민이 군사독재 종식과 대통령 직선제를 외치며 분연히 시위했던 1987년 6월 10일 발생한 민주화 항쟁이다. 당시의 정권은 경찰력을 동원해서 시위를 막으려고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6월 29일 당시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가 국민의 민주화 요구를 받아들이는 민주 항쟁의 산물인 6.29선언을 전격적으로 내놓으면서 사태는 진정될 수 있었다.
가치 있는 언행이야말로
어른이라는 증표
요즘은 종아리 걷어 올리고 때려서라도 사람을 만들어 주는 어른이 없다. 야단 처 줄 어른도 없다. 믿고 의지할 어른도 없다. 나이나 경력으로는 분명 어른이지만 어른 노릇을 하는 사람이 드물다. 젊은이들이 어른을 대접해주지 않아서 그런 것이 아니라 어른이 어른답지 못해서 대접을 못 받는 것이다.
사회는 “어른 부재'” 현상이 만연돼 있다. 젊은이들이 잘못을 해도 어른들은 그냥 외면하는 실정이다. 괜히 나섰다가 체면만 구겨지거나 아니면 낭패를 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팽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연 어른이면 다 어른인가? 나이가 들면 어른 될 자격이 있는가? 자식을 낳고 키우고 국가에 세금을 꼬박꼬박 냈다고 어른이 아니다. 어른이라고 소리쳐도 들어주는 사람이 어른임을 인정 했을 때 비로소 어른으로써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이다.
가치 있는 언행이야말로 어른이라는 증표다. 물론 어른들이 나선다고 모든 일이 술술 풀린다는 보장은 없다. 그러나 진정 나라의 앞날을 걱정한다면 가만히 있어서야 되겠는가? 옳고 그름을 용기 있게 지적할 필요가 있다. 감성에 의존하는 젊은이들에게 조언과 지혜를 가르쳐줘야 한다.
어른은 나이만 먹은 늙은이가 아니라 젊은이들의 인생 멘토가 되어야 하는 사람이다. 상대적 빈곤감과 박탈감에 허덕이고 소외감을 느끼는 젊은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줘야한다. 바로 어른들의 역할이다. 패륜아들이 생기는 것도 다 어른들 책임이다.
백발이 성성하다고 해서 다 존경받는 어른이 아닌 것처럼 어른다울 때 어른이다. 하는 일 없이 세월가는 대로 나이만 먹은 사람은 늙은이에 지나지 않는다. 아이들 말에 귀 기울여 주고 젊은이들 말을 존중해 줄 때 진정한 어른으로 존경받을 수 있다. 때로는 쓴 소리 약이 되는 소리로 나태하고 허약한 젊은이들을 일으켜 세워야하는 것이 어른의 책무다.
잊혀져가는 6월
6월이 가기 전에 목숨 받쳐 민족의 혼을 지키고 조국의 강토를 사수한 호국 용사들을 영혼을 만나 볼 일이다. 이제 순국선열과 보훈가족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을 하고 국가가 그 공헌을 높이 평가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독립 유공자와 6·25 전사자들의 유해를 발굴하고 이장하는 일에도 정성을 다해야 한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 헌신한 분들에게 예우와 존경을 다하는 것은 우리 후손들이 해야 할 의무이자 사명이다.
보훈은 결코 거창하거나 어려운 일이 아니다. 국가유공자와 유가족들에게 위로의 말 한마디와 배려가 우리가 할 수 있는 보훈이다. 사랑의 실천 정신이야말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에게 부끄럽지 않은 우리들의 모습이다.
이제 가족과 함께 현충탑을 비롯한 현충시설물을 찾아서 참배를 하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 국가유공자의 희생정신을 되새겨야 한다. 잊혀져가는 6월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어른들이 팔을 걷어붙여야 한다.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호국과 보훈에 대하여 이야기해 줘야 할 때다.
아직도 전상의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상이군경이나 남편과 자식을 나라에 바치고 회한의 눈물로 평생을 보내야 하는 전쟁미망인과 유가족들이 불우한 삶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잘난 사람들이 많은 세상에 어른다운 어른들은 없는가? 아직은 잠들지 마라. 6월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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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수 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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