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제과 '빼빼로' 도마에, 악취 리콜.편법가격 인상.디자인권 침해...일그러진 기업윤리

e산업 / 이수근 기자 / 2015-12-07 15:4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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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제과 홈페이지 화면 캡쳐
[일요주간=이수근 기자] 최근 롯데그룹은 신동빈-신동주 형제 간의 경영권 분쟁이 격화되면서 사회적으로 반재벌 정서를 더욱 야기 시키며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한국기업이냐, 일본 기업이냐’라는 논란과 더불어 골목상권 죽이기 논란 등에 휩싸이면서 롯데의 기업 이미지가 급락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롯데그룹의 계열사 중 한 곳인 롯데제과의 부도덕성이 도마에 오르면서 롯데의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롯데제과는 지난 7월 가나초코바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세균이 검출돼 2,800상자(4월 16일 제조) 전량을 회수한 데 이어 지난달 ‘화이트 쿠키 빼빼로’ 29만 상자(약 67억 원치 물량), ‘가나 초코바 아몬드’ 500상자 분량을 긴급 자진회수했다.

문제의 제품은 연인들 사이에 초콜릿 과자인 빼빼로를 주고받는 기념일인 빼빼로데이(매년 11월 11일)에 집중적으로 판매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에 따르면 롯데제과의 화이트 쿠키 빼빼로와 가나 초코바 아몬드에서 고무 냄새 같은 악취가 난다는 소비자 신고가 잇따라 롯데제과에 회수 권고를 내려 해당 제품을 회수했다.

이와 관련 식약처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빼빼로 악취의 원인으로 종이 포장지(0.087㎎/㎡ 톨루엔 검출)의 잉크 냄새가 빼빼로를 감싸고 있던 비닐 포장을 통과해 과자에 흡착됐기 때문이다. 문제는 포장지에서 나온 톨루엔이 공업용 화학 약품을 제조할 때 쓰는 물질이라는 점이다.

톨루엔 성분이 과자에 흡착된 것과 더불어 사후처리도 큰 문제였다. 빼빼로데이 이전에 소비자 신고가 잇따랐지만 롯데제과가 제품 회수에 나선 건 지난달 12일부터였다. 빼빼로데이 바로 다음날이다. 이같은 행태는 소비자의 건강은 아랑곳 않고 오직 매출 올리기에만 급급했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보인다.

롯데제과의 경우 빼빼로데이 매출이 1년 전체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제과는 빼빼로만으로 지난해 1,050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1,100억 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롯데제과는 공식사과 조차 하지 않고 있다. 다만 자사 홈페이지에 제품에 문제가 있다는 ‘안내문’을 소비자들이 찾기도 힘든 곳에 게재한 게 전부였다.

지난 4일 <KBS> 보도에 따르면 롯데제과는 거짓말까지 했다. 빼빼로와 마찬가지로 악취가 난 ‘가나 초코바 아몬드’에 대해 롯데 측은 빼빼로와 함께 보관하는 과정에서 냄새가 밴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달랐다는 것.

"지난 7월 ‘가나 초코바 땅콩’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세균이 검출됐을 때 롯데제과는 초코바 생산 설비 살균 작업을 벌였는데 이 과정에서 세척제가 부족하자 그 상태에서 살균 작업을 마무리했다. 이로 인해 생산 라인에 차아염소산나트륨이라는 소독 살균수가 남아있었고 악취의 원인이 됐다"고 KBS는 전했다.

이번 일과 관련해 식약처와 롯데제과는 화이트 쿠키 빼빼로 포장지에 남아 있어도 되는 톨루엔의 기준치가 2㎎/㎡까지이기 때문에 인체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빼빼로 편법 가격 인상 논란


롯데제과는 빼빼로 편법 가격 인상 논란에도 휩싸였다. 가격은 지난해와 같은데 중량이 줄은 것이 문제가 됐다. 롯데가 중량을 줄인 제품 10여 가지 중엔 빼빼로(오리지널, 아몬드, 땅콩)가 포함됐다.

지난 3일 현재 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는 과자의 중량과 가격을 서로 비교해 본 결과 빼빼로의 경우 ‘빼빼로 오리지널’은 2014년 1월 중량을 52g으로 늘려 가격이 2013년 1,000원에서 2014년 1,200원으로 올렸다. 그런데 올해 4월부터 가격은 1,200원 그대로였지만 중량은 지난해보다 11.5% 줄어든 46g으로 변경됐다.

‘빼빼로 아몬드’와 ‘빼빼로 땅콩’도 지난해엔 중량이 39g이었지만 올해는 32g으로 17.9% 준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은 1,200원으로 지난해와 동일했다. 결국 지난달 11일 빼빼로데이에 소비자들은 지난해보다 손해를 보고 구입한 셈이다.

이밖에도 드림카카오(56%, 72%) , 칸쵸, 씨리얼 초코, ABC 초콜릿, 크런키볼, 석기시대 등 초콜릿 가공품도 중량은 줄고 가격이 인상됐다.

시민단체들은 제과업체는 소비자 권익을 위해 사전에 가격 변동 사항을 고지해야 함에도 이를 지키지 않았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빼빼로 디자인 베꼈다"

롯데제과 빼빼로는 일본 과자의 디자인을 베꼈다가 최근 소송에서 패소하기까지 했다.
지난 8월 23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2부(부장판사 이태수)는 일본 제과업체인 에자지클리코(글리코)가 지난해 11월 롯데제과를 상대로 낸 디자인권 침해금지 등 청구소송에 대해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법원은 롯데제과가 글리코의 2012년 출시한 ‘바통도르’의 디자인을 베꼈다는 판시했다.

재판부는 “롯데제과의 '빼빼로 프리미어'는 제품 형태 및 상자 면의 배색과 전체적인 구성이 글리코 제품을 모방해 제작됐다고 보이며 영업상 이익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글리코의 손을 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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