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김정주-진경준 검사장, ‘검은 커넥션 의혹’

e산업 / 선초롱 / 2016-07-08 16:5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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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주간=선초롱 기자] 국내 게임업계를 대표하는 ‘넥슨’이 최근 제기된 불미스러운 의혹에 홍역을 앓고 있다. 진경준 검사장(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공직자 재산공개를 하는 과정에서 김정주 엔엑스시(NXC·넥슨 지주사) 회장과의 커넥션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특히 김 회장의 횡령·병역비리에 대한 의혹이 함께 제기되면서 넥슨의 내부 분위기는 뒤숭숭하기만 하다.
▲ ⓒ뉴시스

이번 논란은 지난해 2월 검사장으로 승진한 진경준 법무부 출입국ㆍ외국인정책본부장(검사장)이 지난 3월25일 공직자 재산공개에서 넥슨 주식 매매를 통해 120억원대 시세 차익을 올린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작됐다.
이와 관련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지난 4월12일 진 검사장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에 대해 진 검사장은 컨설팅업계에 종사하는 친구의 소개로 매입했다며 김 회장과의 관계를 부인했다. 이후 4월 공직자 윤리위원회에서 본인 돈과 처가에서 빌린 돈이라고 말을 바꿨다.
하지만 윤리위원회 감사 결과 넥슨으로부터 4억2500만원을 받아 주식 1만주를 매입한 사실이 드러났고 이 과정에서 김 회장과의 커넥션도 밝혀졌다. 의혹이 불거지자 진 검사장은 지난 4월2일 사의를 표명했다.
▲ 진경준 검사장(법무연수원 연구위원)

주식 120억원 시세차익, 의혹 덮어준 대가?
진 검사장의 주식 매매를 통해 차익을 올린 것이 논란이 되는 이유는 김 회장에 대한 ‘논란을 덮어준 대가’라는 의혹 때문이다.
지난 2002년 김 회장은 업무상 횡령, 병역법 위반, 업무상 배임, 횡령 등의 혐의로 서울지검에 형사 고소를 당했다. 김 회장이 정부의 사업비를 횡령하고 산업요원으로 병역특례를 받았지만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김 회장을 고소했던 A씨는 넥슨 창업 초기 장비를 지원하는 등 기여를 했던 인물로 알려졌다. A씨는 김 회장이 넥슨 창업 초기 정부사업을 따내 연구비를 받았지만 이 돈을 연구원들에게 제대로 전달하지 않거나 허위로 연구원을 등록하는 등의 수법을 통해 2억원 가량을 착복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김 회장이 산업기능요원으로 병역특례 혜택을 받아 한 전자회사에서 근무를 해야 했지만 실제로는 넥슨에서 일을 했다는 의혹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병무청은 벤처기업들을 상대로 ‘병역특례’와 관련된 조사에 나서는 등 특례를 악용한 문제가 이슈로 떠오르던 시기였다. 하지만 사건을 배당받은 서울지검 형사부는 2003년 1월30일 김 회장에 대한 네 가지 의혹 모두를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했다.
당시 수사를 당당했던 검사는 진 검사장과 서울대 법학과 86학번 동기였다. 이러한 이유로 김 회장과 대학시절부터 절친했던 진 검사장이 김 회장 무혐의 처분과 관련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 김정주 엔엑스시(NXC·넥슨 지주사) 회장 ⓒ뉴시스

‘무차입 경영’ 고수 김정주, 지분 매입한 이유는?
앞서 해당 논란과 관련해 넥슨 측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급하게 주식을 넘겨야 해 투자자를 물색하다 진 검사장 등에게 투자를 받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김 회장은 경영권 분쟁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넥슨 설립 초기부터 외부 자본을 끌어들이지 않는 사실상의 ‘무차입 경영’을 고수해왔다. 또한 김 회장을 중심으로 완벽한 수직계열화를 구축하고 있어 지배구조도 흔들린 적이 없다.
김 회장과 부인 유정현씨는 NXC 지분을 70% 가량 보유하고 있고, NXC는 일본 상장사인 넥슨 재팬의 지분을 38.61%를 보유, 넥슨 재팬은 넥슨코리아와 넥슨유럽, 넥슨아메리카의 지분 100%를 갖고 있다.
더구나 김 회장이 주식을 매매했던 2005년은 온라인 게임 ‘메이플 스토리’, ‘카트라이더’ 등이 흥행에 성공해 넥슨 주식은 돈이 있어도 살 수 없었던 때였다.
이런 이유로 회사에 별다른 기여를 하지 않은 현직 검사에게 엄청난 시세차익을 안겨줄 지분 상당량(0.23%, 2011년 넥슨 일본 증시 상장 당시 지분율)을 넘긴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또한 김 회장이 진 검사장에게 주식 인수 자금인 4억2500만원을 대주며 주식을 매입하도록 한 셈이기 때문에 배임은 물론 사실상 뇌물을 건넨 것이라는 말들도 새어나오고 있다.

진 검사장에게 ‘제네시스’까지 리스해준 넥슨
한편, 그동안 검찰은 해당 논란에 대해 징계시효와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입장을 유지해왔지만 의혹이 확산되자 지난 7일 이금로 인천지검장을 특임검사로 임명해 수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검찰은 진 검사장이 재산 신고 당시 등록하지 않은 제네시스와 벤츠 차량을 사용했다는 단서를 포착, 차량 소유 관계와 자금 출처 등을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진 검사장이 가족과 친인척 명의 등으로 차명 통장을 만들어 사용한 흔적도 발견하고 돈의 출처를 조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진 검사장이 차장검사 시절 등에 타고 다녔던 제네시스 차량이 넥슨 측으로부터 제공된 정황을 포착했다. 검찰에 따르면 넥슨이 진 검사장의 친인척 앞으로 제네시스를 리스해 비용을 대줬고 이를 진 검사장이 타고 다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넥슨 측은 “검찰의 수사가 진행 중이라 공식적 드릴 말씀이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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