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주간=이수근 기자] 오는 9월 이후 서울시내 면세점 특허권 전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특히 유통 대기업들간의 자존심 대결이 불꽃을 틸 것으로 보여 올 하반기 유통가의 최대 이슈로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관세청은 지난 4월 서울시내 면세점 특허권 4장을 신규로 내준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이 중 대기업군에는 3장의 신규 면세점 특허권이 돌아간다.
관련 업계에서는 당초 올해 하반기 면세점 특허권 전쟁을 두고 지난해 면세점 특허권을 반납해야 했던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과 SK네트웍스의 워커힐이 무난하게 가져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최근 상황은 당시와는 상당히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롯데그룹이 검찰의 고강도 수사로 면세점 특허권 획득이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롯데그룹은 신동빈·동주 형제의 난으로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롯데가 일본 기업인가'라는 정체성 논란이 벌어졌고 시민단체들은 불매운동까지 전개했다.
신동빈 회장의 사과와 지배구조 개선 작업 등이 이뤄졌지만 지난해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은 서울시내 면세점 매출 3위를 기록하고도 특허권을 반납해야 했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괴씸죄'를 적용했다고 보는 시각들이 많다.
올해도 이 같은 상황이 되풀이 될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우선 정운호 네이쳐리퍼블릭 대표의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의혹을 받고 있는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현재 검찰에 의해 구속된 상태다.
또 검찰은 롯데그룹 총수 일가의 비자금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다.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지 지난해 사례를 참고할 때 롯데 월드타워점이 특허권을 획득하는 데는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SK네트웍스의 경우 지난해 특허권을 반납해야 했던 이유가 경쟁력 저하라는 분석이 컸다. 워커힐 면세점이 영업을 재개하기 위해서는 경쟁력 확보가 시급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면세점 특허권 전쟁에서 승리한 신세계, 한화갤러리아, 두산 등이 신규면세점 특허권 참전을 선언한 것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이들 업체들은 서울시내 면세점을 늘려 면세사업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직매입 구조로 이뤄진 면세점 유통 구조상 판매처가 늘어나면 늘어날 수록 이득이라는 것이 이들 업체의 계산이다.
지난해 특허권 전쟁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던 현대백화점, 이랜드 등의 참전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롯데월드타워점을 겨냥 코엑스에 터를 잡는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다. 압구정에 위치한 홍보실도 코엑스쪽으로 옮겨 현대백화점 코엑스점을 키우겠다는 계산으로 알려졌다.
이랜드도 복병으로 분류된다. 이랜드 측은 신라 등 기존 면세점 사업자 등과 합작법인 형태로 면세점 사업에 뛰어들 것으로 관측됐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단독으로 면세사업을 벌이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에 서울시내 신규 면세점 특허권을 따내지 못할 경우 향후 10년간 면세점 사업에 뛰어들 수 없을 수도 있기 때문에 이들 업체는 전사적인 각오로 면세점 특허권 전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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