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주간=이수근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치인 1.25%로 내렸다. 이에 따라 사실상 '제로금리 시대'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지난 1~6월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9%임을 감안하면 예금자들이 손에 쥐는 실질 금리가 0%대에 그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은행들은 저금리 기조에 발맞춰 예금금리를 1%대 초반으로 끌어내린지 오래지만, 대출금리는 여전히 최고 3%대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고 있다.
20일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로 사용되는 신규취급액기준 '코픽스'는 지난 6월 기준 1.44%로 전월 대비 0.1%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기준금리와 시장금리가 하락한 영향에 따른 것으로,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이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 6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 사상 최저인 1.25%로 결정했다.
한은의 이 같은 결정에 은행들은 일제히 예금금리를 0.2~0.3%포인트 내렸다. 반면 주택담보대출 금리 하락폭은 예금금리 하락폭에 턱없이 못미치는 0.04~0.17%에 그치며 여전히 '제자리걸음' 중이다.
은행연합회에 공시에 따르면 신한·KB국민·KEB하나·우리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과 외국계 은행들은 모두 6월 분할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만기 10년 이상)의 평균금리를 2% 후반~3%대로 설정했다.
KEB하나은행은 2.92%로 전달보다 0.07%포인트를 내렸고, 신한은행은 0.05%포인트를 인하하며 2.96%를 책정했다.
IBK기업은행은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04% 내린 2.74%로, KB국민은행 역시 전달 대비 0.04%포인트 낮춘 2.91%를 유지하는데 그쳤다.
특히 우리은행은 전달 2.85%에서 2.87%로 되레 올렸다. 농협은행은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를 전달 대비 0.05%포인트 내리긴 했지만 여전히 3%대(3.06%)를 유지했다.
지방은행과 특수은행은 더욱 높은 금리를 고수하고 있다. 이들은 여전히 3%를 훌쩍 뛰어넘는 금리를 유지 중이다.
일각에서는 대출금리가 이처럼 더디게 내려가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가산금리'를 꼽는다.
가산금리란 기준금리에 덧붙이는 위험가중 금리를 말하는데, 은행들은 기준금리격인 코픽스에 가산금리를 더해 최종 대출금리 수준을 결정한다. 가산금리를 높여 잡으면 실제 금리 하락폭이 낮아지는 구조다.
실제로 IBK기업은행과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은 6월 가산금리를 전월 대비 각각 0.01%포인트 낮추는데 그쳤고,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오히려 각각 0.07%, 0.04% 올렸다.
특히 은행들은 가산금리의 구체적인 산식과 항목 등을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입을 닫고 있어 가산금리를 둘러싼 잡음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의 내부적인 분석에 따른 결과물로 시장상황을 충분히 고려해 (가산금리를)붙인 것"이라며 "하지만 저금리 기조에 따라 대출금리 역시 전반적으로 계속 하락하고 있는 추세여 시차를 두고 점진적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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