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주간=선초롱 기자]옛 대우그룹 계열사였던 대우인터내셔널(현 포스코대우)이 ‘구멍난 관리’로 도마 위에 올랐다. 직원과 중개업자가 공모해 벌인 사기로 수백억 원대의 손실이 발생한 것. 이들은 거래 계약서와 유가증권 등을 허위로 꾸며 390억원에 달하는 거액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북부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노정환)는 대우인터내셔널 중장비 무역 실무부서 직원들과 짜고 금품을 빼돌린 무역중개회사 대표 견모(51)씨를 사기 및 유가증권 위조 혐의로 구속했다고 25일 밝혔다. 검찰은 또 견씨와 짜로 허위로 만든 계약서와 유가증권 등으로 거래한 대우인터내셔널 직원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검찰에 따르면 중개업체 대표 견씨는 중국에 있는 중장비를 사들이는 일과 구입한 중장비를 카자흐스탄으로 수출하는 일을 대우인터내셔널 명의로 대행했다. 대우인터내셔널로부터 중장비 구매 비용을 받아 중국에서 구매하고 카자흐스탄에서 판매한 뒤 대금을 대우인터내셔널에 지급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견씨는 중장비를 구매한 것처럼 거래·구매 계약서와 유가증권을 위조해 가짜 서류를 만들어 대우인터내셔널에 제출한 뒤 구매 비용을 받았다. 특히 이 같은 견씨의 사기행각은 대우인터내셔널 직원들의 가담으로 오랫동안 이어질 수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대우인터내셔널에서 중장비 수출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 2명은 지난 2013년 10월 카자흐스탄의 경기가 어려워 대금 20억원을 받지 못하게 됐다. 이에 견씨는 “허위로 수출한 것처럼 꾸미자”고 제안했고 이들은 이를 승낙했다.
이후 대우인터내셔널 직원들은 미수금이 발생할 때마다 자신들의 책임을 모면하기 위해 허위 수출계약임을 알면서도 계속 ‘돌려 막기’를 하면서 총 18차례에 걸쳐 대금을 지급했고, 이 과정에서 미수금 규모가 390여억 원으로 불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우인터내셔널에서는 당초 실무직원 수준에서만 견씨 등의 범행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견씨 등의 범행사실을 대우인터내셔널 임원급에서 알게 되면서 수사가 진행되기 시작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검찰은 견씨 외 직원 등 2명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러나 법원은 개인적으로 취득한 이익이 없어 보인다는 이유로 이들에 대한 영장을 기각했다.
검찰은 “20억원이 짧은 기간에 390억원까지 늘었는데 개인적으로 취득한 이익이 없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카자흐스탄으로부터 돈을 못 받아 범행을 저질렀다는 설명도 의심스럽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 일각에서는 직원들이 중개업자와 공모해 2년여 동안 수백억원의 돈을 빼돌리는 동안 회사가 이를 파악하지 못했다는 점에 대해 관리감독 소홀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포스코대우 관계자는 “회사는 내부통제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며 “이 사건 이후 재발방지를 위해 내부통제시스템을 강화했다”고 해명했다.
해당 직원 2명에 대해서는 “검찰의 조사결과에 따라 필요한 추가 법적 조치를 검토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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