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전 부사장 ‘보육원봉사활동’ 찬반양론

사회 / 김바울 / 2017-04-14 14:4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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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회항 피해자 박창진 사무장 “현실이 무섭다”심경 드러내
▲ 사건 이후 최근 1년 동안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는 자숙의 시간을 가졌던 조 전 부사장이 또 다시 세간의 이목을 끈 데는 한 보육원에서 부모 없는 아이들을 돌보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는 글들이 SNS 등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되면서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스스로 참회하는 계기 된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일” 찬성
“재판 끝나지 않아…피해자 진심어린 사과‧반성 우선” 반대


[일요주간=김바울 기자] 지난 2014년 ‘땅콩회항’사건으로 온 국민의 공분을 사며 논란의 중심에 섰던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의 근황이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알려지면서 세간의 이목이 또 다시 집중되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은 ‘갑질’ 파문 이후 결국 경영일선에서 물러났고 지난 2015년 2월 1심에서 항공보안법상 항공기항로변경, 형법상 강요, 업무방해 등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그해 5월 항소심에선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후 검찰의 상고로 대법원의 최종 판결을 앞두고 있다.

◆ 온라인 커뮤니티 통해 확산…이목 집중

사건 이후 최근 1년 동안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는 자숙의 시간을 가졌던 조 전 부사장이 또 다시 세간의 이목을 끈 데는 한 보육원에서 부모 없는 아이들을 돌보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는 글들이 SNS 등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되면서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해 4월부터 일주일에 한 번 씩 서울 동작구의 한 보육원을 찾아 아이들을 돌보는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보육원 관계자도 조 씨가 먼저 봉사에 관심이 있다며 찾아와 상담했고, 처음엔 누군지도 몰랐다고 말하기도 했다.

네티즌들 사이에 최근 조 전 부사장의 목격담이 확산되면서 그녀의 근황이 속속 드러나기 시작했다. 인터넷 게시판에 올라온 조현아 관련 기사는 지난 1년 동안 아이들을 돌보며 자숙하고 있다는 글에서부터 진정성에 의구심이 든다 등 다양한 글들이 쏟아졌다.

지난해 11월 한 인터넷카페에는 조 전 부사장과 관련해 “제가 이번에 집에서 멀지 않은 보육원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됐다”면서 “근데 가서 이런 저런 일을 하고 있었는데 뭔가 조현아 같은 사람이 있었다. 대한항공 조현아인가? 싶어서 저도 모르게 사진을...이 사람 대한항공 조현아 맞죠?”라는 글을 올렸다.

◆ 이 사람 대한항공 조현아 맞죠?

이후 또 다른 포털사이트 카페에도 조현아에 대한 봉사활동 관련 글들이 연일 화제가 됐다. 한 네티즌은 “보육원 아이들에게 ‘키다리 선생님’으로 불린다”며 그녀의 사진을 공개하는가하면 다른 네티즌은 “보육원에서 아이들이 ‘조현아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걸 들었다”며 글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조현아 전 부사장이 사회봉사활동을 하고 있다는 소식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그녀의 이런 행보에 대한 찬반양론이 팽팽하다. 한 네티즌은 “자신이 그동안 가졌던 부와 명예를 던지고 보육원 봉사활동으로 그간의 잘못에 대해 스스로 참회하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일”이라고 격려했다.

반면 아직 ‘땅콩회항’ 사건이 대법원에 계류 중이고 재판이 끝나지 않은 만큼 피해자인 승무원들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와 반성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2014년 땅콩회항 사건의 피해자였던 박창진 대한항공 사무장이 지난 12일 인스타그램에 올린 자신의 심경을 밝힌 내용.

◆ 누굴 위한 봉사활동…곱지 않은 시선도

한 네티즌은 “대법원의 최종 판결을 앞두고 자신의 죄를 희석시키기 위한 또 다른 꼼수가 아니겠냐”면서 “단순히 봉사활동에 그칠 게 아니라 평생 남을 위해 헌신하고 봉사하는 일이 무엇인지부터 찾아야 한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2014년 땅콩회항 사건의 피해자였던 박창진 사무장도 SNS에 글을 올리며 자신의 심경을 피력했다. 박 사무장은 지난 12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인터넷뉴스에 나왔다고 해서 봤더니 정말 나왔네요. 회황 사건으로만 오르내렸는데 의미 있고 기분 좋은 얘기로 나와서 기쁩니다. 앞으로도 좋은 소식만 전하도록 긍정으로 살아가야 겠습니다”라며 의미 있는 글을 남겼다.

이어 “그런데 뉴스를 보다 (조현아 전 부사장) 피의자이신 그 분의 사회봉사 뉴스가 메인에 떳다해서 또 놀랐다”면서 “그분은 그런 뉴스로 장식됐고, 저는 자리를 뺏기고 1~2년차 직원들을 업무로 내몰고, 끊임없이 모욕감에 노출시켰다”고 비판했다.

◆ 박창진 사무장 “끊임없이 모욕감에 노출시켜”비판

박 사무장은 또 “큰 힘을 가진 쪽과 대립관계에 부딪혔을 때, 가장 힘든 점은 그 대립의 본질에서 누가 잘못되고 혹은 잘 한 것인가의 정의를 내리는 과정보다 그 과정에서 억울한 일을 당한 약자에게는 냉소처럼 느껴지는 차가운 방관(현실)이 큰 상처가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권력이나 재력이 있는 자에게는 진정성의 여부를 떠나 그들을 보호하고 보살핌의 방패막이를 제공하는 사람이나 조직이 건재하게 버티고 있지만, 그런 게 없는 약자에게는 진실이 규명되기까지 냉소적인 방관자들의 시선이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나도 사건 초기 이런 경험을 했고, 심지어 그런 방관을 넘어 적극적으로 권력자에게 부역하고 동조하는 이들이 만든 나쁜 ‘찌라시’는 동료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유포된 것을 재판과정을 통해 알게 되었을 때, 상처는 이루 형언할 수 없었다”며 사건 이후의 심경을 말했다.

한편 조현아 전 부사장은 2014년 뉴욕 JFK공항에서 대한항공기에 탑승한 뒤 승무원의 땅콩 제공 서비스를 문제 삼아 항공기를 되돌리는 게 하는 등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이 과정에서 폭언과 폭행 사실이 알려져 업무방해 등 4가지 혐의로 구속됐다.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지만 현재 대법원의 최종 판결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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