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전세계 생산량 95% 이상 독점하고 있는 실정
약65조달러 25년간 북한 정주지역 희토류 개발권얻어
북 합영투자위원회 자료, 4개 광산에 세계 2위 매장량
![]() | ||
▲ 2009년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줄이겠다고 밝힌 뒤, 세계적으로 자원확보 전쟁이 벌어지면서, 북한 희토류에 관심이 쏠리기 시작했다 |
● 자원전쟁의 중심에 선 희토류
자원전쟁의 중심에 선 희토류(稀土類, Rare Earth Elements:REE)란 무엇일까? 희귀한 흙이라는 뜻의 희토류(稀土類)는 원소주기율표 상에서 란타넘족원자번호 57~71번인 란탄 계열 15개 원소와 제3족인 스칸듐(Sc)과 이트륨(Y) 등을 포함한 17개 원소를 하나로 묶어 부르는 이름이다. 그 내역은 다음과 같다.
▽란탄(lanthanum)▽세륨(cerium)▽프라세오디움(praseodymium)▽네오다늄(neodymium) ▽프로메튬(promethium)▽사마륨(samarium)▽유로퓸(europium) ▽가돌리늄(gadolinim) ▽테르븀(terbium)▽디스프로슘(dysprosium)▽홀뮴(holmium)▽에르븀(erbium)▽툴륨(thulium)▽이테르븀(ytterbium)▽루테튬(lutetium) ▽스칸듐(scandium)▽이트륨(yttrium)
희토류가 들어있는 광물은 200종 이상이지만, 실제 경제성이 있어 공업용으로 이용되는 광석은 모나자이트(monazite), 바스트나사이트(bastnasite), 제노타임(xenotime), 이온흡착형광 등 몇 개 없다. 원소를 기준으로 경희토(輕稀土, LREE), 중희토(中稀土, HREE), 비란탄계가 있다.
희토류 소비량은 석유나 다른 광물자원과 비교하면 매우 적고 방사성 물질이 혼합된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채취하기가 쉽지 않다. 또한 고유물리적 성질이 비슷해 분리하기 매우 까다롭다. 또한 희토류는 일반적으로 은백색 또는 회색을 띠고 공기 중에서 서서히 산화하며, 산과 뜨거운 물에는 녹지만 알칼리에는 잘 녹지 않는다.
이러한 독특한 특성으로 인해 비철금속 광물인 희토류는 건조한 날씨에도 변화하지 않아 열을 잘 전달하는 고유한 특성으로 화학·전기·자기 성질이 탁월하게 안정되어 반도체나 2차 전지 등 전자제품에 필수로 들어가는 재료이다.
갈수록 쓰임새가 넓어지고 있는 희토류는 휴대전화, 고화질TV, 수소전지, 하이브리드 차 등 첨단제품 생산과 광학·정보통신·항공우주산업 등에서 갈수록 요긴한 자원으로 취급되고 있다. 또한 풍력발전, 태양광발전 등 차세대 산업에도 필수적인 금속이다. 그래서 ‘첨단산업의 비타민’, ‘녹색산업의 필수품’이란 수식어가 붙는다.
희토류는 분리 정제가 매우 어려워 개발이 쉽지 않은 단점이 있다. 지금은 미국과 유럽의 일부 나라들이 선전 처리기술을 독점하고 있어 한국은 원료 소재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1940~50년대에는 브라질과 인도에서 주로 생산됐고, 이후 미국과 호주 등지로 넘어갔다. 1990년대부터는 중국이 사실상 생산을 독점하고 있다. 2012년 기준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96.8%가 중국에서 나왔다. 주지하다시피 중국이 세계 희토류 매장의 30%, 생산량의 95%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현재 전 세계 희토류를 독점하고 있는 실정이다.
![]() | ||
▲ 희귀한 흙이라는 뜻의 희토류(稀土類)는 원소주기율표 상에서 란타넘족원자번호 57~71번인 란탄 계열 15개 원소와 제3족인 스칸듐(Sc)과 이트륨(Y) 등을 포함한 17개 원소를 하나로 묶어 부르는 이름이다. |
● 중국 희토류 수출 줄자, 북한에 관심
2009년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줄이겠다고 밝힌 뒤, 세계적으로 자원확보 전쟁이 벌어지면서, 북한 희토류에 관심이 쏠리기 시작했다.
외교전문지 ‘더디플로매트’는 2014년 1월 22일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거점을 두고 있는 영국계 사모펀드 ‘SRE 미네랄스’의 발표를 인용, 세계 희토류 매장량의 2배에 이르는 2억1600만톤이 북한에 묻혀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한다.
![]() | ||
▲ 최대 생산국은 중국으로 2010년 생산량은 130,000t으로, 이는 전 세계 생산량의 97%를 차지한다. 사실상 희토류 시장은 중국이 좌지우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SRE는 2013년 12월 4일 북한의 조선천연자원무역회사와 평안북도 정주(定州) 지역의 희토류를 개발하기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 계약에 따라 양측의 합작벤처회사인 ‘퍼시픽 센추리’가 향후 25년간 정주 지역의 희토류 개발권을 갖게 된다. 가치는 약 65조 달러(약 6경8799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북한에 매장된 희토류는 특히 품위(광물 내 유용한 성분의 함량)가 높아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SRE 발표가 사실이라면 북한은 세계 전체 채굴가능 매장량의 3분의 2를 가진 셈이 된다.
이번 계약을 위해 북한 정주시에서 광물탐사작업을 한 오스트레일리아의 광산, 지질 자문업체 HDR 살바(Salva)에 따르면, 정주시의 희토류는 광물로 60억6497만 톤이며 전희토산화물(TREO)로 2억1617만 톤(이 가운데 2.66%는 중희토류)이 매장되어 있다고 한다. 전 세계 TREO 매장량 1억5422만 톤보다도 많은 양이다.
그 양은 지금까지 세계에서 확인된 매장량의 2배 이상으로, 희토류의 90% 이상을 수출·생산하고 있는 중국 매장량 약6배에 해당하는 매장량이다.
영국 기업과 북한이 이 같은 계약을 체결한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희토류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중국의 위치를 요동치게 할뿐만 아니라, 일본·한국과 대 북한관계를 개선하게 될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앞으로 외화를 획득하기 위한 차원에서 군비증강을 계속하는 중국에 희토류를 매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믿기 어려운 수치가 과연 사실일까? 사실 북한의 희토류에 대해서는 이미 전부터 많은 전문가들이 관심을 가져왔다.
![]() | ||
▲ 희토류 소비량은 석유나 다른 광물자원과 비교하면 매우 적고 방사성 물질이 혼합된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채취하기가 쉽지 않다. 또한 고유물리적 성질이 비슷해 분리하기 매우 까다롭다. |
● 희토류 매장량, 알고 보니 세계 2위
2011년에는 일본 ‘조선신보’는 세계적 희토류 매장지이며 정주시가 있는 평안북도는 물론 황해남도, 강원도, 함경남도, 량강도 등 거의 전 지역에서 약 2천만 톤이나 발견됐다고 보도한 적이 있다.
2012년 11월에 나온 주간 ‘시사인’ 271호 기사 '북한 희토류 매장량, 알고 보니 세계 2위'에는 북한의 합영투자위원회가 그해 3월 발표한 자료 내용이 실려 있다. 이에 따르면 희토류 광물 매장량이 10억 톤 이상, 전희토산화물(TREO)로 4800만 톤이라고 한다.
여기서 광물 매장량이라고 하면, 희토류 원소를 포함한 광물질의 총량을 뜻한다. 이처럼 희토류 원소를 포함한 광물질의 양이 약 10억t에 이른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안에 포함된 희토류 성분 원소의 양이 약 4800만t이다. 탐사 결과를 그대로 믿을 수 없다 하더라도 북한의 희토류 매장량이 세계 1, 2위를 다툴 만큼 많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북한 광물자원에 대한 가장 새로운 탐사정보를 취합하고 있는 곳은 바로 ‘합영투자위원회’이다. 합영투자위원회는 국방부 직할부대 및 기관이다. 합영투자위원회는 북한이 해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만든 기관인데, 광물자원과 무슨 관계가 있을까. 사연을 알아본다.
2010년 7월 합영투자위원회가 만들어진 이후 해외투자 유치를 위해 노력했으나 실적이 저조했다. 뭔가 해외 투자자를 유인할 거리가 필요했다. 그래서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북한 내 광물자원 개발권을 합영투자위원회에 몰아줬다.
![]() | ||
▲ SRE는 2013년 12월 4일 북한의 조선천연자원무역회사와 평안북도 정주(定州) 지역의 희토류를 개발하기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 계약에 따라 양측의 합작벤처회사인 ‘퍼시픽 센추리’가 향후 25년간 정주 지역의 희토류 개발권을 갖게 된다. |
대신 합영투자위원회는 외국 투자자들에게 투자의 대가나 담보로 광산 개발권을 주는 형태로 협상을 벌일 수 있게 됐다. 이 과정에서 기존 탐사 정보를 종합하고 새로운 탐사자료를 추가하는 식으로 최신 광물자원 정보를 합영투자위원회가 소유하게 된 것이다.
이것은 어느 정도 규모일까. 미국 국가지질국의 2009년 자료에 따르면, 희토류 매장량은 세계 1위인 중국이 8900만t, 독립국가연합이 2100만t에 이어 미국이 1400만t으로 돼 있다. 그리고 중국이 희토류를 전략 자원화 하는 바람에 일본이 대체 구입처로 정한 인도는 고작 130만t으로 돼 있다.
그리고 희토류 생산량을 보면 얘기는 또 다르다. 최대 생산국은 중국으로 2010년 생산량은 130,000t으로, 이는 전 세계 생산량의 97%를 차지한다. 사실상 희토류 시장은 중국이 좌지우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합영투자위원회 자료가 사실이라면 북한 희토류 매장량 4800만t은 세계 2위에 해당하는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이 4800만t에 이르는 막대한 양의 희토류가 고작 4개 광산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 | ||
▲ 갈수록 쓰임새가 넓어지고 있는 희토류는 휴대전화, 고화질TV, 수소전지, 하이브리드 차 등 첨단제품 생산과 광학·정보통신·항공우주산업 등에서 갈수록 요긴한 자원으로 취급되고 있다. |
● 합영투자위원회, 탐사자료 공개
합영투자위원회는 해외투자 유치를 위해 북한의 대표적인 희토류 광산 4군데에 대한 탐사 자료를 공개했다. 그중 제일 큰 황해남도 청단군 덕달리 광산이 약 2000만t 이상, 두 번째인 평안북도 정주시 용포리의 희토류 광산이 1700만t 규모다. 그리고 강원도 평강군과 김화군에 있는 나머지 두 개 광산의 합이 약 1100만t 규모다. 이처럼 4대 광산 하나하나의 매장량이 웬만한 국가 전체의 매장량을 능가하거나 맞먹을 정도이다.
여기에 한 가지 빼놓을 수 없는 대목이 바로 희토류 성분 함량이 매우 우수하다는 점이다. 중국이 희토류를 전략 자원으로 정하면서 희토류의 국제 가격이 급등했던 2010년 11월께 국내의 한 대북 사업체가 북한산 희토류 광석 샘플을 구해 광물자원공사와 세라믹연구소 그리고 내몽고, 일본 등 4군데 연구소에 보낸다.
분석 결과, t당 희토류 함유량이 중국산은 6g인 데 비해 북한산은 23g으로 4배 가까이 많았다. 북한산 희토류 광석의 우수성에 대해서는 북한과 희토류 공동개발을 탐색한 바 있는 광물자원공사 관계자들 역시 인정한다. 이처럼 경제성이 상당한 것으로 판명돼 북한과 협의를 하려 했으나 2011년 12월 1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논의가 중단됐다.
평안북도 정주시 희토류 광산은 정주시 용포리를 중심으로 고현리와 구성시 청송리 일대의 넓은 구역에 있다. 북한은 일찍부터 희토류를 연구, 개발했으며 이 분야에서 일정한 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보인다.
![]() | ||
▲ 합영투자위원회 자료가 사실이라면 북한 희토류 매장량 4800만t은 세계 2위에 해당하는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이 4800만t에 이르는 막대한 양의 희토류가 고작 4개 광산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
북한이 희토류 공업에 뛰어든 때는 1980년대며 특히 국방위원회 산하의 용악산종합회사는 1988년 ‘조선국제화공합영회사’를 설립, 희토류 원광과 금속 및 산화물 등을 홍콩·중국·일본·유럽으로 수출해왔고, 함경남도 함흥시에는 전 세계에 몇 곳만 존재하는 희토류 제련소까지 갖추고 있다. 1991년에는 중국 홍콩기업이 함흥에 희토류 가공공장을 설립해 일본 등지로 수출했다.
북한의 희토류 수출은 다른 지하자원에 비해 매우 적다. 희토류 수출이 가장 많았던 2014년 1900만달러(62.6t)는 그해 대중 수출액의 1.24%에 불과하다. 남한도 소량이지만 북한 희토류(82000달러, 93t)를 반입한 적도 있다.
북한은 중국 등에 자본과 기술 투자를 요청하고 있으며, 생산기술을 확보한 국내기업에도 투자를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남북경협 중단 이전까지의 이야기이다. 전 세계가 잘 알고 있듯 현재 남북관계는 시계 제로의 안개 속에 있다.(하편에서 계속됩니다.)
'시민과 공감하는 언론 일요주간에 제보하시면 뉴스가 됩니다'
▷ [전화] 02–862-1888
▷ [메일] ilyoweekly@daum.net
[ⓒ 일요주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