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 ‘채식 문화VS육식 가능’ 놓고 불교계 육식 논쟁

정치 / 구경회 기자 / 2017-08-14 17:2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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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 고기먹어도 되나.. 불교계 ‘뜨거운’ 육식 논쟁
▲ 스님이 고기를 먹어도 되는지를 두고 불교계에서 논쟁이 뜨겁다. 사진은 내용과는 상관없는 대한불교조계종 호남지역 선암사 대책위원회의 모습이다. (사진=일요주간DB)

[일요주간=구경회 기자] 스님이 고기를 먹어도 되는지를 두고 불교계에서 논쟁이 뜨겁다.


관례상 육식을 하지 않는 것이 불문율이지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경직된 규범이 출가자 감소로 이어진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14일 조계종에 따르면 대한불교조계종 백년대계본부는 지난달 20~23일 동안 ‘백년대계 기획 워크숍’을 열고 불교계의 위기 상황을 점검했다.


워크숍에 참석한 A씨는 “티베트 스님들은 수행을 잘하는데 고기를 먹는다”면서 “한국 스님들은 지킬수 없는 계율에 얽매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참석자 B씨도 “불살생(不殺生)과 고기를 먹는 것은 연결되지 않는 것으로 봐야한다”면서 “율장(律藏)에 따르면 일부 육식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불가에서는 오정육(五淨肉)은 먹어도 된다고 규정한다. 이에 해당하는 것은 죽이는 장면을 보지 거나 그 소리를 듣지 않은 고기, 자신을 위해 잡은 것이 아닌 고기, 수명이 다해 스스로 죽은 생물의 고기, 매나 독수리 따위가 먹다 남은 고기 등이다.


그러나 육식을 반대하는 참석자도 있었다.


C씨는 “대만 불교가 1965년 이후 육식 금지의 계율을 지키면서 대중의 존경을 회복했다”면서 “채식 문화가 세계적으로 융성하고 있는데 불교가 역행해서는 안 된다”고 맞섰다. 이어 C씨는 “닭, 소, 돼지가 공장식으로 사육되고 1kg의 고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더 많은 양의 곡식이 쓰인다”면서 “이는 육식으로 세계적 불평등이 생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육식을 둘러싼 불교계의 찬반론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만해 한용운(1879~1944)은 대표적인 찬성론자다. 그는 1910년 부패가 만연한 한국 불교를 비판하며 쓴 논설 ‘조선불교유신론’에서 승려도 결혼하고 육식을 하자는 ‘대처식육론’을 꺼내 들었다. 출가승 중심의 전통이 불교와 사회를 갈라치기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였다.


그러나 오늘날 종단은 채식을 권장하는 분위기다. 2015년 9월 확정된 ‘대비원력의 발심과 신천을 위한 승가 청규(淸規)’에서는 ‘식생활은 승가 전통 방식을 따르며, 질병과 요양 등이 아니면 육식을 삼가도록 한다’고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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