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5대 슈퍼푸드’ 일본인 장수비결
단백질, 식이섬유, 이소플라본등 풍부
지상에서 모든식품 중 최상의 유익균
진료실에서 환자분들을 보다보면, 생활습관을 교정해주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고 느껴진다. 모든 병은 평소 생활에서 시작되기 때문에 아무리 훌륭한 의술이 행해진다 해도 환자 본인의 습관이 불량하면 병은 쉽게 낫지 않기 때문이다.
생활습관 중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식사이다. 어제 내가 먹은 것이 오늘의 살이 되고 피가 되며 심지어 생각이 된다. 그래서 바른 식생활을 항상 강조할 수밖에 없는데,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두에게 추천할 수 있는 음식으로는 바로 낫토를 들 수 있다.
낫토는 미국 헬스지가 선정한 세계 5대 슈퍼푸드 중 하나이며, 일본을 장수국가로 이끌어준 대표적인 음식이다. 사실 한국에도 낫토보다 더 우수한 청국장이 예로부터 전해져 내려왔다.
하지만 만드는 과정이 복잡하고 냄새가 상대적으로 심해 자주 차려먹기가 쉽지는 않다. 반면에 낫토는 청국장이 가지고 있는 거추장스러운 면이 적고, 영양학적으로도 크게 뒤지지 않아 최근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낫토가 만들어지고 현대에까지 전승된 과정에 대해서는 낫토의 인기를 증명하듯이 수많은 설이 있다. 그 중에서 가장 신빙성 있는 설은 11세기 일본의 동북 지방에서 우연히 생겼다는 이야기이다.

동북 지방의 사람들은 말에게 먹일 콩을 삶은 채로 말 안장에 짚과 함께 싣고 다녔다고 한다. 그런데 말의 따뜻한 체온에 짚에서 나온 곰팡이균이 더해져 콩이 발효하기에 알맞은 환경이 조성되었고 며칠의 숙성과정이 지나 낫토가 탄생했다는 것이다.
비록 탄생과정은 다소 우스꽝스럽지만, 낫토는 과거 그리고 오늘날 인류에게 매우 커다란 건강 상 이점을 안겨주었다. 낫토의 영양학적 가치는 크게 다섯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우선 낫토에는 단백질이 풍부하다. 낫토 100g에는 18.6g의 단백질이 들어 있는데, 이는 소고기 100g 당 18.7g의 단백질이 존재하는 것을 고려해보면 엄청난 양이다.
또 단백질의 종류도 식물성이기 때문에, 낫토에는 육류에 가득한 포화지방이 없다. 따라서 체내에 양질의 아미노산을 공급해 생체 기능이 원활하게 작동하도록 한다.
특히 낫토는 발효된 단백질인 ‘콩펩티드’를 공급해 준다. 콩펩티드는 여러 가지 기능을 갖고 있지만 그 중 혈압을 낮추는 효능이 밝혀져, 혈압 환자에게 낫토는 더욱 이로운 식품이다.
두 번째로 낫토에는 식이섬유가 매우 풍부하다. 낫토 100g 당 10.16g의 식이섬유가 들어있는데, 이는 고구마의 7배, 바나나의 4배에 해당하는 양이다.
특히 수용성 식이섬유가 풍부한데, 그 덕에 변에 수분함량이 높아져 부드럽게 배변작용이 이루어진다. 또 나쁜 콜레스테롤(LDL)이 체내에 과잉 존재하게 되면 수용성 식이섬유에 흡착되어 변을 따라 밖으로 배출된다.
따라서 낫토를 충분히 섭취하면 변비가 치료·예방될 뿐만 아니라 체내 해독 작용도 원활하게 이루어진다.
세 번째로 낫토에는 천연 여성호르몬이라 부르는 이소플라본이 풍부하다. 이소플라본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구조가 유사하기 때문에, 여성 건강유지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호르몬 분비의 이상으로 발생한 생리불순, 생리통, 생리전증후군 등으로 고생할 경우 일차적으로 섭취를 고려해 볼 것이 콩, 바로 낫또이다. 특히 갱년기증후군으로 겪는 여성에게 더욱 필요하다.
낫토 대신 합성된 여성호르몬 보충제를 복용할 경우, 효과는 더 빠를지라도 훗날 유방암과 자궁내막암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 따라서 여성 건강에 관해서는 천연 에스트로겐인 이소플라본이 풍부한 낫토를 복용하는 것이 현명한 치료 방향이다.
네 번째로 낫토에는 유산균을 포함한 유익균이 풍부하다. 낫토의 유익균은 1g당 10억 마리인데, 이는 김치 1g당 2억마리, 요쿠르트 1g당 1억마리 보다 훨씬 많은 숫자이다. 즉 낫토는 지구상 모든 식품 중에서 가장 많은 유익균을 가지고 있다 말해도 과장이 아니다.
낫토의 유익균은 몸에 들어와 장내 미생물 균형을 올바로 맞춰준다. 결국 유해균의 무분별한 성장을 억제하고, 섭취된 음식물이 효과적으로 소화·흡수되도록 돕는다.
최근 장내환경과 관련하여 관심이 집중되는 분야로 면역학을 꼽을 수 있다. 장은 체내 면역물질의 80%를 만들기 때문인데, 낫토의 유익균 덕에 장이 건강해지면 면역세포가 충분하게 생산되고 결국 몸의 면역력이 증가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낫토에는 심뇌혈관 건강에 이로운 낫토키나제(nattokinase)가 풍부하게 들어있다. 낫토키나제는 혈관을 막는 노폐물인 혈전의 발생을 예방하는 효소이다. 따라서 고지혈증, 뇌졸중, 심근경색 등의 심뇌혈관질환을 예방하고, 당뇨, 고혈압, 비만 등의 만성질환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
2016년 일본 기후대 연구팀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낫토를 꾸준히 복용하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심뇌혈관으로 사망할 확률이 32%나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항암, 골다공증 예방 효과가 있는 것도 확인이 되었다.

● 낫토 복용 팁
낫토는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기상 후 공복에 50g 정도의 낫토를 매일 복용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을 추천한다. 만일 낫토의 비린 맛에 적응하기 힘든 경우라면, 유자나 매실청을 곁들이거나 청양고추 등을 썰어 넣어 먹는 것이 좋다.
낫토는 가까운 마트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는데, 끈적한 실이 잘 늘어나는 낫토를 고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제대로 발효가 되어야 끈적한 실이 많이 생기는데, 그 속에는 낫토키나제가 풍부하게 들어있다. 또, 합성첨가물이 들어있지 않고 가급적이면 국산콩(쥐눈이콩)으로 제조된 낫토를 선택하자.
구입한 낫토는 제대로 보관하지 않으면 ‘샤리’라는 과발효 현상으로 인한 부산물이 생긴다. 따라서 낫토를 구입하면 바로 냉장 보관을 해야하고, 대량 구입을 하였을 경우에는 냉동보관을 해야 한다.
한편 신장 기능이 떨어진 사람의 경우, 낫토 섭취량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낫토에는 칼륨이 풍부한데, 신기능이 저하되면 칼륨이 제대로 배설되지 않아 ‘고칼륨혈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 낫토를 장복하기 전에 가까운 한의원에서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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