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통상외교에 80억 쓰고도 IRA 동향 몰랐다?...“정부 대응 너무 안일했다”

정치 / 최종문 기자 / 2022-09-29 09: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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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관석 의원 “산업부 5년 간 ‘한미 간 신경제 통상구축’ 사업 예산 81억 2천만 원 편성...올해만 로비위해 美 로펌에 52만달러 지출”

▲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반도체·IRA(인플레감축법) 등 '미 공급망 재편과 한국의 대응 간담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사진=newsis)

 

[일요주간 = 최종문 기자]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가 지난 5년 간 대미 통상외교를 위해 80억 원이 넘는 예산을 지출하고도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입법 동향은 전혀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의원은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국산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혜택이 제외돼 현대자동차 등 우리 업체의 손해가 막심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주무 부처인 산업부의 대응이 부족했다”며 이 같이 지적했다.


산업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외 외교 활동 관련 연도별 예산 현황’에 따르면 산업부는 2018년부터 올해까지 5년 동안 ‘한미 간 신경제 통상구축’ 사업 예산을 81억 2000만 원 편성했다.

특히 산업부는 IRA가 통과된 올해에만 미국 의회 자문, 한미통상 분쟁해결 및 법률자문, 미주지역 네트워크 구축, 미주지역 아웃리치 등을 위해 15억 4000만 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여기에는 미 의회 입법이나 제도 관련 자문을 위한 미국 로비 전문 로펌과 계약한 예산도 상당수 포함됐다는 게 윤 의원의 설명이다.

자료에 따르면 산업부는 올해 ‘아널드 앤 포터’ 등 미국 로펌 4곳에 52만 5680달러(한화 7억 5803만 원)를 지출했다.

하지만 산업부는 매년 수억 원의 예산을 지출하고도 정작 IRA에 대한 보고는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산업부 통상교섭본부는 국회 보고에서 “지난 7월 27일 법안의 초안이 공개되고 약 2주 만에 전격 처리됐다”며 “민주당 상원의원들조차 세부 내용을 알지 못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의원은 “미 의회에선 이미 지난해 9월 IRA 법안의 토대가 된 ‘더 나은 재건(BBB)’ 법안이 발의됐고 지난 7월 27일 IRA 법안의 초안이 공개됐음에도 우리 정부의 대응이 너무 안일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인플레이션감축법이 공개된지 약 2주만에 처리돼 사전 대응을 할 수 없었다 강변하지만 윤석열 정부의 안일함과 무능함으로 대한민국 전기차 산업이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게 될 위기에 처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그러면서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 정부의 안일한 문제 대응을 지적하고 정부가 파악하고 있는 종합적인 상황은 무엇이며 대응 방안은 무엇인지, 미국이 자국의 공급망 강화를 목표로 들고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여러 정책들에 대해 종합적인 대책은 세우고 있는지 점검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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