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OOM IN] 현 세태를 보며 국격(國格)을 생각한다

People / 최철원 논설위원 / 2021-03-29 09: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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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철원 논설위원
[일요주간 = 최철원 논설위원] 대한민국의 국력과 국격이 추락하고 있다. 추락하는 건 날개가 없다지만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우리는 많은 시행착오와 희생의 댓가로 민주주의의 쟁취했다. 국민의 성숙된 애국심의 가치를 기반으로 최단 시간에 경제 발전과 민주주의가 정착된 국가로 개도국의 표본 국가로 자리매김하였다. 그러나 지금은 어떠한가? 운동권 세력이 정권을 잡으며 사회 곳곳에서 난맥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신기득권 세력의 부패, 위선, 인권 등이 전통 우방국에서조차 거론되는 것을 보며 새삼 국력(國力)이 무엇이고 국격(國格)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된다..

80년대를 피로 물들게 했던 광주는 한국 정치사를 고통스럽고 경련하게 만든 비극의 원점이자 갈등의 진원이었다. 민주화 세력은 육중한 얼음장 밑에 깔려있던 민주주의의 쟁취를 위해 치열하게 살며 철옹성의 권위주의를 무혈의 혁명으로 무너뜨렸다. 숱한 정치적 비극에도 우리는 정치 민주화와 경제 민주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세계 최빈국의 경제 수준을 단숨에 세계 10위 선진국으로 발돋움시켰다. 경제의 고도성장과 중산층의 증가는 아세아 4마리 용의 반열에 들며 경제적으로 민주주의가 성공한 국가로 세계의 찬사를 받는 국가가 되어 국력과 국격은 가일층 높아졌다.

그렇게 피와 땀으로 일군 자유 민주화와 경제 번영이 서서히 잠식되고 있다. 새롭게 등장한 의회 독재세력은 의욕만을 앞세워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을 무리하게 추진하였다. 경제는 추락하고 서민을 위한다는 정책이 오히려 서민을 거리로 내몰았다. 부동산 정책의 실패는 젊은이들의 내 집 마련 꿈을 단번에 꺾어 놓았다. 코로나를 핑계로 나라 곳갓을 마구 열어 국민에게 땀의 가치를 잃어버리게 하고 있다. 전통 우방이야 뭐라든 내 갈 길로 my way를 외치며 고립을 자초하고 있다. 이래도 정말 괜찮은가를 묻고 싶다.

대외적으로도 '오로지 북한' 만을 고집하며 외교적 고립을 자초하며 국격을 떨어뜨리고 있다. 우리는 바이든 행정부의 자유, 민주, 인권을 앞세운 가치 동맹에 변방으로 밀려 외면되고 있다. 중국과의 어쩡한 관계와 일본과의 대립으로 미국과 일본은 대놓고 우리를 무시하는 처지가 되었다. 미 국무부는 인권 보고서에서 정부의 탈북 단체 억압과 대북 전단 처벌법을 비판했다. 박원순ㆍ오거돈의 성추행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패, 윤미향 의원 비리도 미 인권 보고서에 우려할 만큼 심각한 수준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유엔도 문재인 정부의 인권 문제를 18차례나 지적했다.

소득 3만 불 시대, 세계 경제 10위의 국력, 국격에 걸맞게 모범을 보여주어야 할 분들이 청렴과 윤리 의식에 문제가 있다. 성 추문, 위장전입, 주민등록법 위반, 부동산 투기 등을 일삼으면서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듯하기 때문이다. 더욱 국격을 떨어뜨렸던 것은 올바름의 기준인 대법원장의 거짓말과 그 후 처신이다. 국민들에겐 법질서와 도덕을 강요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며 자신들은 정반대 행동으로 나라의 품격을 떨어뜨리고 있다.

사방이 꽉 막힌 위기상황에서 문제는 지도층 사람들의 생각과 처신이다. 부동산 정책 실패로 집값은 폭등하는데 이 사태를 수습해야 할 공직자들이 땅 투기를 벌리는 나라다. 여당은 정권의 비리를 감추려 검찰을 무력화하며 법치를 무너뜨리고 있다. 정권이 헌법기관을 장악해 삼권분립은 박제된 단어가 되었고 민주주의마저 위기다. 이 와중에 정치권은 오직 선거 승리라는 목표에 사로잡혀 연일 네거티브와 흑색선전에 휘발유를 뿌리며 불태우고 있다. 외국의 시선에서 우리나라를 어떤 눈으로 보겠는가? 이 모든 게 욕심과 욕망에 사로잡힌 아귀들의 삶처럼 비춰진다.

서울ㆍ부산선거를 치르며 여ㆍ야 공히 분열과 금도를 넘는 비방, 증오의 유령이 온 나라를 배회하고 있다. 입후자들은 불구대천 원수도 그런 원수가 따로 없다. 지지자와 반대편 사람이 뒤엉켜 전투 같은 일상을 치러내는 길바닥에서 이제는 내 편 네 편의 만인 대 만인의 싸움이 일상화되기 시작했다. 폭로성으로 얼룩진 네거티브가 당장 표 얻기에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선거철을 맞아 각 후보들 입에서 쏟아져 나오는 상대방 후보를 비난하는 흑색선전을 보며 과연 저런 지도자가 다스리는 나라의 국격 수준이 어떨까? 걱정을 떨칠 수가 없다.

민주화 세력의 집권은 신기득권으로 군림하며 책임은 망각한 체 기쁨을 누리는 것으로 전락했다. 내 편을 위한 전리품을 챙기며 네 편은 씨를 말리려 든다. 국회에서 절대다수로 마구잡이 법을 만들고 있다. 그 부작용이 국격을 떨어뜨리는 것에 일조하고 있다.

용비어천가에서, 후세 임금을 경계한 '잊지 말으소서(勿望草)'에 대궐 안에서 좋은 옷, 좋은 음식을 대하며, 일찍이 나라를 세우느라 애쓴 조상들의 못 입고 못 먹은 뜻을 절대 잊지 말라는 대목이 있다.

민주화 세력은 벌써 잊었는가. 어두운 시절 고난을 온몸으로 부딪히며 동지들과 손잡고 뜨거운 함성을 지르던 그 시절을. 그들이 신기득권 세력이 되어 자신들 위해 주객이 전도된 행동으로 대한민국의 국격을 저하시킨다면 역사는 결코 당신들의 성공보다 과오를 빠짐없이 기록할 것이라는 걸. 민주세력이 앞서 세운 국격을 스스로 깎아내고 있는 이 사실이 그저 부끄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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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철원 논설위원

최철원 논설위원 /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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