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과컴퓨터 노조, 설립 이후 첫 파업 예고…"불통 경영에 행동주의로 맞선다"

사회 / 임태경 기자 / 2025-06-04 09:5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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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교섭 결렬…찬반투표 90.6% 압도적 찬성으로 쟁의권 확보
▲ 한컴 본사 전경. (사진=newsis)

[일요주간=임태경 기자] 한글과컴퓨터(대표 변성준, 김연수) 노동조합이 임금 협상 결렬과 불통 경영에 반발해 회사 설립 이후 첫 파업에 나선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한글과컴퓨터지회(행동주의, 이하 노조)는 지난달 26일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조합원 90.6%의 찬성으로 파업 돌입을 결정했다고 지난 1일 밝혔다. 이는 수개월간 이어진 임금 교섭 결렬과 경영진의 불통 행보에 대한 조직적인 반발이라는 게 노조의 설명이다.

앞서 노조는 1월 15일부터 시작된 8차례의 임금 교섭에서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노조는 최근 3년간의 평균 인상률을 근거로 최초 7.6%, 이후 7.3%의 인상률을 제시했지만, 한글과컴퓨터 측은 2%에서 출발해 4.3%까지 상향했다. 이에 노조는 “창사 이래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한 상황에서도 회사가 저조한 인상안을 고수하자, 조합원들의 반발은 거세졌다”며 분개했다.

결국 지난 5월 15일 교섭이 최종 결렬된 후 노조는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고, 2차 조정회의에서도 사용자 측 결정권자의 불참으로 조정은 무산됐다. 이로써 노조는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하게 됐다.

노조는 이번 사태의 핵심 원인으로 회사의 ‘불통 경영’을 지목하면서 “지난 3월 25일, 회사는 전 직원 대상 설명회에서 ‘성과 중심의 HR 제도 개편을 위해 추가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정작 5월 26일에는 ‘임금을 줄여 성과급 중심으로 개편하겠다’는 입장을 언론에 공개해 논란을 자초했다”고 전했다.

경영진의 이중적 행보도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4월 7일, 대표이사는 “기본급을 받지 않고 성과급만 받겠다”고 발표했지만, 1분기 재무제표에 따르면 오히려 연봉이 인상돼 월 3750만 원을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5억 원의 성과급까지 수령한 사실이 드러나며 조합원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한글과컴퓨터지회는 “일관성 없는 설명과 거짓된 언론플레이, 그리고 일방적인 제도 개편은 조합원들의 신뢰를 완전히 무너뜨렸다”며 “이번 파업은 정당한 권리 행사이자 조직적인 대응”이라고 밝혔다.

정균하 지회장은 “회사는 직원들의 분노를 직시하고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야 한다”며 “조합원들의 단결된 투쟁으로 반드시 정당한 요구를 쟁취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글과컴퓨터지회는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소속으로, 네이버·카카오·넥슨·스마일게이트·엔씨소프트 등 국내 주요 IT기업 노동조합과 함께 IT위원회에서 공동 활동 중이다. 한글과컴퓨터지회는 수도권지부, IT위원회와의 공동투쟁 여부를 포함한 파업 돌입 시점을 조율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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